겨울의 정점인 소한이다.

예로부터 대한이 소한에게 놀러왔다가 얼어죽었단 말이 있을 정도로 소한추위가 젤로 매섭다.

예외없이 오늘도 춥다.

 

참 자정을 넘겼으니 어제다 ㅎ

그제 밤 진눈깨비 살짝내리고 기온이 급강하하니 빙판길에

외출도 삼가고 따뜻한 이불아래서 간식 먹는 겨울밤!

 

나는 장독대에 나가 항아리에 넣어둔 감을 꺼내온다.

우리 집에는 작은 감나무 한 그루가 있다.

맛있는 감도 아니고 그저 씨알 자잘한 땡감이다.

작고 떫기만 하지만 항아리에 넣어두었다.

기나긴 겨울밤에 꺼내면 꿀처럼 달디단 홍시가 되어있다.

얼었다가 녹았다가 그 맛이라니!

 

옛날 이야기,

아기가 없던 부부가 기도를 드리고 귀한 아들을 얻었단다.

금지옥엽 키우던 아기에게 겨울엔 홍시를 만들어 매일 꺼내 먹였다.

아이가 어느새 자라나 아버지는 돌아가셔도

어머니는 겨울마다 아들에게 홍시 먹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엄마는 왜 홍시 먹지 않아요?"

"응 엄마는 홍시만 먹으면 배가 아파서 그래 ~"

 

아이는 어느덧 청년이 되고 그의 어머니는 호호 백발 할머니가 되었다.

 

역시 겨울이면 홍시 만들기를 멈추지 않는 할머니!

이도 다 빠져 홍시가 드시고 싶지만 청년인 아들은

어머니에게 드셔보라는 말 한마디 없었다고 한다.

 

어머니 속울음 우시며 "아들아 이 엄마도 홍시 먹을줄 안데이~ ~ "

할때는 이미 늦었더라는 웃지못할 옛이야기가 있다.

그 할머니는 속으로만 생각했지 과연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었을까?

 

무조건 베품만이 부모로서 할 일이 아닌....

반드시 부모의 몫도 있다는 걸 어려서 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교훈!

 

,.......

 

오늘은 아이들 셋 다 출가시키고 우리 두 내오는 머리 맛대고 앉아 홍시를 꺼내 먹으며 옛이야기를 반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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