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후6시

대학로 학림다방에 첫 발을 디뎠다.

since1956~~

내 나이보다 어리다. 그치만 한 갑자다.

대단한 이력의 환갑을 맞은 음악다방이다. 

음악다방이란 뮤직박스에서 팝송,  샹송, 쎄미 클래식, 가요, 칸쏘네. 영화음악 등 고객의 다양한 신청곡과 사연을 소개하는 Dj ,
뭐 이런 풍경들이 지난 70~80을 풍미했던 음악다방의 모습인데 ...그보다 더한 원조격이다.


부산 서구에서 자랄때는 광복동 돌체다방이나...나중에 서면쪽으로 이사를 가고는 서면로타리(병무청방향) 길가의 음악 다방이 있긴 했는데

이름 생각은 잘 나질 않는다.


집에는 작은 일제 전축이 하나 있었는데 (이름도 가물가물) 아버지의 일본 노래를 위한 (도넛츠판) 것이였다.

조금의 술도 못하시는 아버지가 유일하게 일본노래를 즐겨 들으시며 향수에 젖어계시면.....

우리도 아버지의 그 시간을 방해하지 않고 아버지가 즐거워하시는 시간을 존중해 드렸다.

중학생인 언니에게는 서울대생 국문과 가정교사가 방학 때 붙여졌는데 내게도 많은 이야기를 해줬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우연히 언니 공부를 시작하기 전 끝난 후 차나 다과를 드는 시간에 자연스레 음악에 대한 교육이 내게 주어졌다.

당시 초등생이었던 내가 얼마나 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경청했는지....(지금 내가 생각해도-)

어머니가 따로 돈을 줬는지 몰라도 요한스트라우스, 스테판 포스터등...가벼운 크라식 음반을 처음으로 몇 장 접하게 됐다.

소상히 재미나게 이야기 해준 선생님 덕인지~~ 집에서 음악 듣기가 좋아졌다. 우리 아버지처럼~~

유행가는 전혀 입에 걸어보지도 않고 자라났다.

심술많고 뚱한 성격의 나는 나붓나붓...친구들과 조잘거리며 쏘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나보다.

음악다방도 손으로 꼽을 정도였지 자주 가보진 못했다. 별로 적성엔 맞지않았다.  ( 크~~~ 흐)


요즘도 여행을 할라치면 시골 버스 정류장옆에 다방이란 글짜가 왠지 우리 세대와 걸맞는 낡은 어감이라 더 정겹게 느껴지긴 했다.

학림다방은 그 당시엔 매우 이름마저 고고했으리라!!

학림(鶴林) 학이 머무는(쉬어가는) 숲이라는 ,,,다방치고는 격조높은 이름이다.

어머머...어디서 보니 그런 학림이더니 사진에서 보니 學林이다.

學林,,,대학로라....그런가??


부산의 돌체(dolce)도 젊은 지식인들 사이에 상당한 이름을 떨쳤다. 물론 영화에도 여러번 등장하고...

(음악의 연주 지시) 돌체, 감미로운[감미롭게], 부드러운[부드럽게].


학림다방에 들어서니 중앙은 그대로지만 뒷쪽으로는 복층구조로 되어있다.

탄노이스피커1가 유명하다더니 손님이 많아 웅성거림 뿐이다.

베토벤 데드마스크 석고도 예전에는 한창 유행을 탔던 물건이다.

학교 음악실....또는 피아노교실 등에서~~


나는 어쩌다보니 이 나이에 커피마니아가 되었다.

아니 카페인중독이 맞다.


커피는 내 입맛에 춘천 <이디오피아 집>이 좋았고, 오늘 학림다방의 <에스프레소>도 좋았다.

잔이 왠지 커보인다 싶더니 에스프레소 더블이란다.

가격은 일률적으로 받는지 5,000원이었다.


들어가는 입구서부터 나무계단, 소파와 탁자는 오래되어 낡았고 복층의 난간도 낙서로 흠집이 여기저기 나 있었다.

바깥으로 나오니 ....모처럼 나온 대학로!

젊은 아가씨들의 허여멀금 내놓은 다리처럼 프라타너스도 함께 위로만 쭉 뻗어 하의를 온통 허옇게 들어내고 쭉쭉 위로만 자라고 있었다.


4호선 혜화역 3번출구가 바로 곁이다.(10m) 참 찾기 쉽다.

샘터, 파랑새극장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보인다.


학림다방

02-742-2877

서울 종로구 명륜4가 94-2 /2층



입구 나무로 된 낭하를 걸어 들어가면 빙글 나선형의 계단이 보인다.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한 듯하다.






혜화역 3번출구에서



  1. 옛날 오디오 15 - 탄노이 스피커 스피커 (Speker) 앰프에서 오는 전기적인 음원신호를 진동으로 바꾸어 음파로 변환 시키는 장치이다. 스피커를 통해서만이 모든 음향을 귀로 들을 수 있다. 또 좌우 스피커의 음원신호가 서로 다른 스테레오 음을 들을수 있다. 70~80년대에 주로 사용된 기계로는 산슈이, JBL, EVE, 탄노이 등이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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