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는 여자.


    요즘들어
    주로 아침에 글을 잘 쓰는데
    오늘 아침은 마음에 평정을 좀 잃었습니다.
    아~ 이래서, 이럴 때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는구나~

    다행히도 스크랩해 둔 명상음악이 있어 비공개로 두었다가 해금시켜서

    들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 갑니다.

     


    .........................(검색부분)
    에덴의 이브에게는 사과가 필요했고, 신대륙을 정복한 사람들은 담배가 필요했고,
    비탈진 밭을 일구던 아낙네들에게는 한 자락 노래가 필요했을 겁니다.
    어지러운 속도감을 견뎌야 하는 현대인들에게도 술이나 담배가 필요하지요.
    그럴 겁니다. 인간은, 무엇엔가, 기대어 살 것이 필요할 겁니다.

    -김형경의 담배 피우는 여자 중에서-


     

    저는 35세까지만 하여도 피치 못할 술좌석에서 누가 내게 잔을 권할라치면 받지도 않았습니다.
    속으로 투덜거리며 경멸하기까지, 나는 내가 그 게 잘 하고 있는 거라 굳게 믿고 있었던
    바보 시절을 가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대와 오늘의 gap도 없잖아 많습니다만..

    어느 날 (작가는 잊었지만) 수필집을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 단 한 줄, 그 한 줄이 절 그런 자리에서 딴판인 여자로 바꿔주었습니다.

     

    ※그녀에게 술을 권하자 싫어라 내색도 없이 다소곳이 받았다.
    처음엔 그녀가 술을 곧잘 하는 줄 알았다. 모임에 분위기도 거스르지 않고...
    그리고는 ../이하 중략,※

     

    아! 바로 이 것이었구나! 무릎을 칠 일이 아닐 수 없었지요.
    나는 철저한 바보였습니다.
    고집이 쎄어 누구의 얘기도 잘 듣지 않던..
    물론 그 후로 달라졌습니다.
    요즘엔, 축하의 자리에선 잔을 얼른 내밀어 건배를 외쳐주고 입에다 살짝 갖다댄다던지
    그도 아닌 자리에선 어제 술을 끊었다든가...더 리얼하게
    요즘 약 먹고 있다. 로  받긴하되 거절하는 방법도 다양해졌습니다.

    왜? 술 못먹는 남자도 수두룩한데...여자에겐 술 못먹는 여자가 어디 있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외려 이상한 건 아닐까요?

    아무튼 술은 체질상 맞질 않고 담배는 관념상 맞지 않았지요

    중년이 되기 이전에는
    술마시고 담배 피우고는 아예 그런 친구도 두지 않을 정도로 아주 거리가 먼- 것들이었습니다.


    .........................................(검색글)
    담배?
    새가되어 담배를 피우는 여자? 왜?
    1997년만해도 김형경작 손숙의 모노드라마 [담배 피우느 여자]
    그 연극은 아직도 사회에서 냉대받고 부정시 당하는 우울한 연극이다
    배우 혼자서 1시간 반동안 시종일관 담배연기를 뿜어내며 독백으로 이어지는 그런 연극

    "혹시 이혼 같은 거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이렇게 여자 주인공의 무심한 독백으로 연극은 시작됩니다.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앉아 담배를 피우는 여자 주인공의 독백 속에는 또 다른 여자가 등장합니다.
    독백 속의 또 다른 그 여자는 결혼 전에 자기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심한 고독에 시달리다 못해
    결국 담배를 피우기 시작합니다.
    담배를 피우는 동안 그녀는 그 담배 하나로 모든 위안을 삼게 됩니다.
    ......................................

     


     

    이 연극이 발표된 게 1997년이니까....그 동안에도 세상은,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달라졌다고 하나  아직도...아직도,  '담배를 피우는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 않음은 자명한 사실일터~~

     

    제게 있어 고정된 관념은 여자와 담배를 떠 올리면
    마치 붉은 루즈를 바른 입술과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요는 정숙치 못한)
    그 담배를 연상케 됨은 어쩔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왜 나는 땀에, 땟국물에 젖은 베잠뱅이로 밭매다 말고 숨어 앉아 담배를 피던 아낙,
    왜? 그 편이 되어 동조해주지는 못해도 가슴 넓혀 이해하려 들지 않았을까?
    그리하여 세월은 흘러 흘러 곱던 아낙은 할머니로 늙고 깊게 패인 주름 사이로 희끗한 머리카락 사이로, 담배가 회한을 몰아 내 분다는 것을 왜 진작에 몰랐을까?

    나는 그 담배의 연기로 모든 회한을 연기와 함께 날려 버릴 수 있다는 걸 왜?몰랐을까?

    술이나 담배를 끊지 못함은 [의지 박약자]라 폄하나 말았으면...

    중간이라도 갈텐데...

     

    말씨가 말투가 꼭 사랑스런 내, 막내 올케같아서 더 정이가는 한 여자를 알고있습니다.
    그녀가 바로 담배를 한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처음엔...그냥 민망해서 못 들은 척 해버렸습니다.

    이젠..그녀를 이해하게 되고, 그녀가 맘 놓고 담배를 피울 자리를 주선하는 나,
    엊그제는 함께 외출했다가 종각 부근 제일은행 지하정원 폭포 아래로 쉼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여자들만의 모임 장소에서 그녀가 담배를 처음 시작한 것은..이야기 운을 떼는데도 저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 여겨 귓등으로 흘려 지나가는 바람결로 듣다가....


    일순 한 대목에서 찌르르르~~~

     

    아들이 둘 있는데...지금은 하나 뿐, 하나를 잃었답니다.
    어쩌다가?
    언제 어느적에 잃었는지 나는 지금도 자세히 모릅니다. 
    다시 묻기가 그녀의 깊은 상처를 건드리는 것 같아서
    아! 나도 아이가 아플적에 얼마나 궁굴며,,,울었던지...아마도 daum칼럼 초창기 제
    '미루나무에 걸린 바람' 독자였다면 잘 아실 일입니다.
    글로써,,,글로써 저는 풀었습니다. 남에게 보이려 쓰는 게 아닌,
    제 아픔을 줄줄이 엮어 매달면 굴비처럼 꾸덕 꾸덕 그 상처가 아무는 것 같았습니다.
    죽다니..그런 자식을 먼저 보내다니...
    지레 상상만으로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그런 가슴 아픈 일을 겪었구나"

    여자에게, 아니 어머니에게 자식을 먼저 앞세우는 것 만큼 큰 일이 있을까?


    한동안 공황의 늪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않는 그런 그녀에게 남편이 권하더랍니다.
    담배를 배우라고,

    그녀의 앙징한 초록색 라이터...그녀의 남편이 해외여행길에서 사다 준 것이랍니다.
    여러 번 만나다보니..말만 들었지 담배 피우는 걸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하나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어쩌더 부부가 술자리에 끼일 경우, 어느정도 분위기
    거나해지면 남편이 그녀에게

    "여보 나 담배 한 가치 줘~"
    그녀가 핸드빽에서 담배를 꺼내주면 불 붙여 두어모금 빨던 담배를 아내에게 건넨단다.
    "할래?"
    얼마나 자연스런 건넴인가?  즉, 불붙여 건네는 남편이 아닌가?

    지금쯤 아내는 얼마나 담배가 고플까?  하는 생각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배려를 하는

    그 광경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감히 그녀를 흉잡을 수 없을 정도가 아니라...감탄을,

    든든하고도 멋진 방어벽을 먼저 남편이 쳤으니까.

    그녀는 절대 아무데서나 담배를 쑥 쑥 꺼내 놓지 않으니..취기도 적당하겠다.

    얼마나 측은지심이 생겨나면,  남편이 다 권할까?

    내가 이 이야기를 쓰고 싶다했더니 흔쾌히 사진을 보내왔다.
    물론 두 부부만 사는 집이니, 남편이 웃으며 사진을 찍어 주고,

    두 분~ 언제까지나 그런 사랑으로 서로를 지켜가며 행복하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제, 잘못된 고정관념을 고칩니다.

    여자들이 피우는 담배가 제게 어필해 오는 이미지는 크게 이 두 가지 뿐이었습니다.

    그냥 부모님 주신 돈으로 호의호식 대학생활을 즐기려 데카당스해진 그런 여자아이들의 담배나 아니면 직업여성들의 빨간 입술 빨간 매니큐어 사이로 연기가 흩어지는 그런 담배만 여자들의 담배로만 알았습니다.

     

    우리 어머니 어머니들의 베잠뱅이 한에 쩔은...속앓이에...홧병에,
    담배가 약이라는 것 몰랐습니다.
    미처 몰랐습니다.

     

    그렇다고 여성들, 특히나 임신 육아(수유) 문제로 해로운 담배를 조장하는 건 아니지만... 세상 참, 많이도 변했군요.

    담배 피우는 여자를 경원하던 제가

    "쟤가 얼마나 피우고 싶을까?" 그런 너그러운 마음까지 우러나올 정도니까요.

     

    건강에 해롭다는 담배를 끊고 말고는, 물론 당사자들이 더 잘 알아서들 하겠지요만
    여느 남자들과는 다르게 아직 숨어서 숨어서 몰래 피니까요.

     

    정말 약 먹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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