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부근에서 차가 올 스톱일 때..사이드 밀러에 비친 하늘빛이 고와서 찍었는데...

사진이 영..아니네요.





**인생에 정답이란 없다**


인생에 있어서 정답이란 없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추석..
모든이들은 귀향길에 오릅니다.

고향이 없는 사람들... 남북이 분단되어 가지 못하는 사람들,
이 모습 저 모습으로 남들이 즐거운만큼,반면에 외로운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추석 전 업무가 끝난 19일날 저녁 6시~7시경.. 저녁 광화문 앞에서...
홍수처럼..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차들로 도로가 마비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연휴가 시작된 귀가길 차들은 40분도 더 되게 길바닥에 꼼짝없이 묶여 있었습니다.

교통경찰이.. 아무리 신호가 수십번 바뀌어도 보내주질 않는 것입니다.

이유는 삼청로로 가는길이나... 종로 경찰서 쪽이나 좌회전이 소통이 안돼 막혔다는군요.
4차선도로에서 꽉꽉 막힌 차들이 클락션으로 시위를 해댔습니다.

빵빠빵..빽...빵..방방~~빠~~~

시끄러워서 차창을 올렸지만... 모두는 바쁘기도 하고 몹시 화가 나있었습니다.
내가 그날은 별로 바쁘지 않았는지..막힌 차 안에서도 느긋했습니다.
그래서 차안에서 모두 클락션으로 데몬스트레이션을 하는그들을 보는 것으로 즐겼습니다.
내 눈에 비친 그들이 무지 행복해 보였거든요.

내게 가족이 없는 것도 아닌데...
짜증내고 신경질을 내는 사람들을 보노라니..
어딘가 꼭 가야 할 데가 있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마음이 바빠서 짜증들이 난 것이지요.


종암동 앞길을 지나치며, 그 곳에 있을 많은 젊은 여자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향집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아가씨들,
어쩌다 인생이 꼬여서 제 몸하나 자유가 없는 그녀들은 얼마나 가슴이 미어질까요?

실로 오랜만에 친구 simon님이 멜을 보내 왔습니다.
추석이라.. 고향에도 올 수 없는 그 심정을...
자식이 그러할진대.. 그 부모님 마음이야 오죽할까요?

내 아이가 다리가 아파.. 수술을 하고 입원중일 때...
병원으로 가는 길 동부간선도로를 달리다가 젊은 폭주족을 보았지요.
스므살이 갓 됨직한 아이들...
뒤에 탄.. 여자 아이나 오트바이를 모는 아이나..머리는 염색을 했고
딸아이는 배와 등어리가 다 드러나는 아주 불량스런 차림새였습니다.
순간.. 왜 그 아이들마저 제 눈에 왜 그렇게도 부러워 보였는지...

아마도 그 아이들..부모님은 늘... 그랬을 것입니다.

"귀신은 뭘하나 몰라.. 저런것 안잡아 가고..." 그런 욕을 즐겨 들을 애들 같았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내눈에는 그들의 건강이 그들의 건각이.. 얼마나 눈물나게 부러웠는지요.

TV 드라마 게임 같은데서 보았을 것입니다.
어느 돈많은 집..부인이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자기에겐 전혀 애정이 없었답니다.
그녀는 내세에 태어나면.. 돈은 없어도 좋으니..
알콩달콩 사이 좋게 살아 보았으면..하는 게 소원이였지요.

모 신문 까십란에는 아들의 운동회날.. 새 운동화를 하나 사주기 위해
도둑질을 하다 잡혔답니다.
아마도 그 엄마의 소원은 또 다를 것입니다.
까짓.. 서방이야 바람을 피던 말든..무슨 상관이람..돈만 많이 갖다주면..
난, 아무 소리도 않고 아이들이랑 잘 살겠네~
모르긴 몰라도 그렇게 답을 내렸을 것입니다.

그런가 봐요.
사람이란.. 어떤 상황에 따라서.. 그 소망은 다른 각도로 나타난다는 것을요.

시골에 계시는 저희 친정 작은 아버지 이야기를 할까해요.

사촌언니는 정말이지 아주 착했어요.
그동네.. 총각이랑 연애를 했습니다.
사실을 아신 작은 아버지는 노발대발하시고 언니를 감금시키고...대단했었습니다.
그 총각이 조금,,껄렁댄다는 것을..큰 흠을 잡았습니다.
"못된넘이여...그넘은 본데도(가정교육) 없이..."
종내는 작은 아버지의 완고하신 반대로 ..둘은 결국 갑돌이와 갑순이 처럼..각자의 길을 갔습니다.
언니는 시집간지..얼마되지 않아 형부는 사고로 죽어 버렸습니다.
사촌언니는 아이만 둘 데리고 평생을 여지껏 혼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작은 아버지가 더 괴로운 것은.. 그렇게 반대하던..
그 약간은 불량스러운 청년이 사업가가 되어서
그 시골 동네에서 그 옛날..승용차 귀할 때, 포니를 끌고 오는 멋쟁이가 된 게,
너무 심사가 언짢으셨습니다.

그 언니 밑으로 제 사촌 여동생들이... 네명 더 있었는데...
아버지가 그 때..언니에게 하신 것을 보고 무서워서 연애도 못하고,
그렇다고 작은 아버지께서는
"이제 너들은 연애해라"는 말씀도 속시원히 못하시고
그랬던 적이 있었습니다.

작은 아버지께서는.. 같은 동네에 사는 그 청년을 명절때면...늘..온가족 앞세워
나타나면..얼마나 속이 괴로우셨을까요?

이 세상, 인간사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simon님.. 지금은 고국에 오실 수 없어도
이 곳에 살아도 산 것같지 않게 사는 불쌍한.. 패잔병 중년가장도 수두룩하다는 것
상기하시면..좀 도움이 되시겠는지요?

먼.. 고국땅에서..기껏 이런 글로나마 위로의 말씀 전할 따름입니다.

늘..건강하시기를...

이요조




시몬님을 위해 차린 상




제목 아! 추석...
보낸날짜 2002년 09월 18일 수요일, 새벽 04시 11분 27초 +0900 (KST)
보낸이 "Simon" 주소록에 추가 수신거부에 추가
받는이
思母曲

새벽 1시
모레 새벽 서울 가는
K 부부와 마주 앉았다

자정 무렵 그의 막내딸이
자주색 크라이슬러 밴을 몰고
아버지 모시러 온 걸
네 대신 어머니 오시라고 돌려세웠더니
새벽 歡送宴이 되었다

北漢山 자락 불광동에 계시는
老母 그리워서
秋夕 전에 떠난다는 韓國방문
육십 넘겨다보는 나이에도
처자식 보다 어머니가 더 보고 싶은지
소풍 앞 둔 어린아이 마냥 수다가 길다

산을 좋아하는 그가
함께 베낭 메고 북한산 골짜기를
누벼 보자는 그 말이
송곳처럼 가슴에 박힌다

나보다 열흘 먼저 태어난 그
산 이야기가 나오면 밤을 새고
30사단 출신인 거 하며
노모가 한국에 계신 것까지
술은 즐기되 담배는 못하는
얼치기 교인인 것까지도
닮은꼴이다

지금쯤 울 어머니는 커 가는 달을 보시며
명절에도 못 오는 못난 자식
얼마나 야속 하실까
어무이 예서는 추석이 아니고
생크스 기빙데이라오
이 말 알아듣기나 하실라나

돌아오는 차안에서
라디오 볼륨을 높이며
한없는 서러움에 뜨거워지는 두 눈
안경조차 벗어 놓고
밤길을 재촉한다

9-17-02 12:08
시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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