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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 사진 답글

 

 

[나는 열녀!!]

 


"이상해 나는 뭘 드는 걸 잘 못하겠어"
그래서 무거운 건 가능하면 내가 챙겨 들었고

'이상해 나는 손을 잘 대지 못하겠어"
그 말에 나는 늘 쌈, 종류를 직접 싸서 입에다 대령시켰다.

어쩌겠는가?
맘 약한 사람이 해야할 몫이니,

놀러 갈 때는 자기가 운전하지만....올 땐 으례껏 내가 한다.

어떨 땐,,,피곤하다고 내가 하고,

 

섬으로 들어가기까지 달리 어쩔 도리가 없었다.
둘 다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진흙이 발구락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기분
처음엔 좀 마뜩찮지만 이내 적응이 되었다.

벗은 채로 내쳐 모래톱을 밟으며 걸어 들어가는데..
모래톱이 조개들의 부스러기라 발바닥이 따끔거린다.

한참 걸어가다 보니 모래톱 옆으로 맑은 바닷물이 고여있는 곳에
젊은 연인 둘이서
남자는 엎드려 그녀의 발을 씻기고 그녀는 남자의 어깨에 한 손을 딛고
한쪽발로 지탱해 서서는 한쪽다리를 막 씻기고 닦아서 신발에 발을 꿰준다.

부럽다.
"나도 좀 이래 주믄 안돼?"
뒤따라오는 남편을 보고 한마디하자 젊은 연인들이 수줍게 웃는다.

"각자 제발 제가 씻기~"
떨어져 서서 재주껏 제 발을 씻고 있는데..저만치 가는 젊은이들...
남자가 여자를 숫제 업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삶아간 게를 먹고 배가 부른데도 싸간 찰밥도 더 먹고 나서 그에게 쉬게 해주려 차에서 갖고 간

쿠션 배게를 내어놓고 쉬게하려는....바로 그 때, 
그제서야 눈앞에 또 다른 섬이 보인다.

순간
"아! 여기가 아닐지도 몰라...저길 것 같애"
그런 생각이 들자 얼른 자리를 챙겨 일어났다.

건너왔던 그 자리에 와보니 두어 시간이 흘렀지만 물은 흘러가지 못하고
그자리 그대로 고여있었다.

들어올 때만 해도 꼭 저 섬으로 가야한다는 목적의식에 그리 망설이지 않고
발을 담갔건만

나올 때는 마음이 다르다.
물을 건너...진흙개펄을 건너 바깥으로 나가 차를 타야만 한다.

도리가 없었다.
남편은 굳이 신발을 신고 징검다리를 건너야겠다는 데...
그의 운동신경을 감안하자면 징검다리를 건너다가 어쩌면 온 몸을 다 날려
개펄에 구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대신 신발을 미련 없이 벗어 던지고 개펄에 발을 담근 내가 징검다리를
개보수 하기 시작했다.

물속에 든 돌을 들려니...이 건 완전 빙산일각이다.

혼자서 낑깅대다가 대충 만들었다.

내가 디스크 수술만 안했어도 까짓 서방인지 남방인지를 납쭉 업고 건너는 건데...

 

대충 만들고 나니 남편은 제일 중요한 것만 챙긴 내 작은 가방을 들고 가겠다 우긴다.

"안 돼~ 지갑, 카메라, 핸드폰 다 들었는데 혹 빠트리면 큰일나~"
남편에게 가벼운 돗자리 하나를 오른손에 들리고
남편의 왼 손을 잡아줘서 징검다리를 건네주었다.

"흑, 난 누가 건네주지?"

건너편에서 재미난 듯 웃는 남편을 얼른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어두었다.
늙어서 힘, 못 쓸 때 증거사진 내놓고 윽박지를 때 쓸려고,

다 건너려는데...뭔가 따끔하더니 이내 쓰라려왔다.

1cm, 0.5cm 가량 찢겨진 곳이 두 군데,
다음날까지 욱신거렸는데,

딸도 하나 없는 독자라고 을러 키우지 않으셨다는 데도(시부모님 말씀에 의하면)
나는 내 딸만은, 절대 독자에게 내어주지 않으리라~

딸아 부디, 명심 또 명심하여라~~

 

[내게 열녀문을 세워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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