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면 될까?

 

 

1박2일의 엉뚱한 외출


블로그를 쓰다보면

내 성격엔 그저 하나정도의 사이버 친구만 둘 법한데

그 것도 세월이 흐르다보니 사이버 지인들이 여럿으로 불어났다.


그저 집에서 조신하게 詩만 쓰시는 분을 알게 되었는데,

집들이를 초대를 받아 이 모양, 저 모양으로 휴가철이라 다들 바쁘고 연기나 취소를

할까 하다가 결국엔 4명만 가게 되었으니,


약속 날자가 27일 수요일

내가 남편에게 주말에 가면 월요일은 좀 피곤하기도 하려니와

(이제 가을이면 장기전으로 해외거주를 하게 될 그와의 공백이라도

미리 메울 요량으로 얼마나 그와 함께 싸잡아 돌아다녔으면,)


집안 일주일 마무리 일이 피곤과 겹쳐있기 때문이다.

빨래, 설거지, 프라이팬 여러 개의 냄비 주전자 밥솥 내용물 처치하고

 다 닦아 넣어야하고 마지막 대청소는 거의 내가 와서 어질러 논게 더 많다.


늦잠도 좀 자고..이럭저럭하다 보면 언제나 집에 들어오는 건

하루를 꼬박 살라먹고 언제나 어둑해진 월요일 늦은 밤이다.


수요일 (집들이)약속에 외출하려면 화요일 하루쯤은 집안일도 해야 하고 마침맞다

생각했는데..월욜날은 비가 온다네, 서해날씨는 아침부터 곧 쏟아질 듯 우중충하여서

신발장을 열어보니 늘 몇 개 있던 우산도 그날따라 하나도 없다.

해서 황망히 마무리를 하고 급행으로 출발~

부지런 떨어 나서본 결과 집에 와서 이른 점심을 먹을 정도가 되었다.


월요일 하루를 집에서 거의 온전하게 보낸 나는 그 날이 여느 화요일 오후 같은 착각을... 

담날 화욜 날, 나는 수욜로 착각...약속시간을 지키러 부랴부랴 지하철에 오르고서야

핸드폰에 찍힌 캘린더에 화요일 26일임을 알았다.


집에 있는 아들넘에게 전화를 해서 엄마 멜을 열어보게 하고…….

잘못을 알았을 때 이미 나는 전철안이었고 모처럼 화장을 하고 나선 거,

이왕지사 나만의 외출인데 ....되돌아가기 싫었다.

에라 모르겠다  방향을 돌려버렸다.

해서 방향을 돌려 잡고 결과는 본의 아닌 외박까지 감행했던 시발이 되었다.

 

날씨도 덥겠다  남편도 없겠다(출장중) 화장도 않고 혼자 누워 빈둥대다가 내 전화를 불시에 

받은 모모는 허둥지둥 나를 강변역으로 픽업하러 나와서는 둘이서 배를 잡고 실컷 웃고는 

내 치매끼가 푹푹찌는 날씨 탓으로 돌리고

"마침 잘 됐네....더워서 꼼짝않고 집안에만 혼자 들어박혀 지내다보니 심심해서

죽을 뻔 했는데..."

"아냐 저녁 전에는 들어가야지~"  했는데,

어차피 모인 김에 둘은 곧 셋이 되었고  나는 어렵사리 가족들에게 허락을 받아 난생

처음 로또복권같은 자유의 싱글, 1박을 얻게 되었는데...
그 난데없는 일생일대의 일박의 자유로움이 야심한 밤나들이도 보너스도 허용했다.

 

치매끼가 더운 여름밤 화려한 외출로 줄을 이어준 것 까지는 고마운데,
돌아오는 길에는 당연지사 술 빛깔과 흡사한 녹차만 홀짝거린 내가 운전대를 잡게 되었다.

강변길로 막 접어 들려는 순간 길목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음주검문을 하고 있었다.
"다행이네(내가 핸들을 잡은 게)"

한 순간 불라고 뭘 내밀지는 않고 신분증을 제시하라네...
"아니, 여자들만 탄 차를???"
옆자리에선 내 가방을 급히 뒤져 지갑을 찾아주는데
'헉, 지갑이 그 게 아니다.  며칠 전 무더운 날, 늘 무거운 가방 때문에 장지갑에서
쪽(반)지갑으로 바꾸면서 카드 하나만 달랑 넣어 두었더니...이 일을 어찌할꼬??

"이 카드외엔 신분증명 할 아무것도 없는데요"

속으로 나는 면허증 미소지자 벌금 8만원인가 10만원을 떠 올렸다.

순간 기분은 무지 쓰고도 떫었다.
'에에이~ 꼼짝없이 당했구나'

"주민번호 대세요"
"5XX%XX-2XXXXXX"

(내가 이 걸 외우는 건 순전히 ...사이버생활 몇년에 풍월 읊은 덕이다)
"저어~ 손 좀 줘 보세요"
꼼짝없이 왼손을 내밀었다. (요즘엔 음주검문을 손바닥으로도 아나보다...캬 기막힌 세월이로고~/감탄 또 감탄!)

내 손끝을 캄캄한 밤에 작은 전지를 켰었나? 너무 쫄은 관계로 기억이 없음?

한참동안을 이리조물 저리 조물 만지더니...실컷 보고나더니(아무런 교신도 없이??)
됐단다.  가라는 말인지도 모르고 한 참있다가 흩어진 정신을 제우 수습하고
슬금 슬금 눈치를 보듯 그 자리를 떴다.

아마도 지문을 보아서 그 생긴 형태로 형태분류 감별을 했나보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그제사....퍼뜩 드는 정신,  "어! 안 불었네!" (음주검사 생략)허나저나

이리 고마울데가....
면허증 미소지자로 스티커를 끊어도 할말이 없는 판에 그 어두운데서 주민등록증까지

없는 내게 쓴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지문감식까지 해가며 밝혀주니 나로선 감사할 따름이다.

막상 고맙다는 말도 한마디 못하고 얼빵하게 떠나왔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이야기꺼리에 밤을 하이얗게 밝히고 정작 다음날 약속은 잠에 쩔어서

몽롱~

1차 약속장소인 '남부터미널' 로 향했다.

 

투스타로 전역하신 부군을 둔 '산나리'님 댁이다.

치매 끼로 집들이 초대에 1박2일을 소진한 내 이야기가 좌중들을 웃게 했다.

"다 그래~ 나도 그래~"

 

이런~ 구석구석 새집의 요모조모 예쁜 것 사진을 다 찍었는데..

맛난거는 꼭 다 먹고나서 아차! 하는 나지만, 예쁘게 깍아내신 후식은 찍었는데,

어쩌나 또 데이터 손상이란다. 들어있던 것을 무시하고 일단 다 포맷해 버렸다.

 


---그리고 다시 찍었는데,

---화질이 영 떨어진다.

---700만 화소짜리가 뭐 이래?

---이 게 모야?


---전화를 했더니

---AS를 해 준다네…….

---메모리칩을 보내야겠다.

 

 

얼마 전 막내 아들넘 생일선물로 사준 PSP도 뭐가 이상하다고 중얼대며 칩을 보내더니

새 것으로 다시 보내져 왔다. 컴퓨터로 치면 하드에 속하는데 그 칩이 불량이 많다는 말이다.

카메라AS로 전활 했더니....역시 같은 대답이다.

불량이 좀 있으니,  AS, 보내주시면 된단다.

...



나는 어딘가로 보내보면 안 될까?

내 하드(腦)도 뭔가 불량이 나서 데이터 손상이 종종 있는데...

분명 AS기간은 벌써 지났을테고 나는 얼마가 들면 제대로 고쳐질까?

나는 대체 얼마면 될까?


결혼반지(숯반지)도 이상하게 자동차 키, 고리를 그 손가락에 끼는 버릇을 가졌다가

어느 날 길거리에서 반지와 함께 빼자 뭔가 땍떼구르르 차바퀴로 굴러가는 소리를 듣고도

집에 와서야 반지를 내손으로 빼내서 버린 사실을 알고는 망연자실 했던…….

거의 20년 전 부터의 확실한 고장이 아니던가?


남편의 옷을 세탁기에다 넣는다는 것이 그 옆에 있던 [더스트 슛]을 당겨 열고는 끝없는

지하로 추락시키기도 했던,

나의 하드는 분명 오래전서 부터 불량품!


나는 어디로 보내져야만 손을 봐서 내 집으로 다시 되 돌려질까? /이 요조

 
 
손수 정리하신 두꺼운 詩作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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