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궁사 용궁사...하도 인터넷으로 사진을 많이 보아와서 나자신도 워낙 바다를 좋아하는지라
바다, 태풍이 없는 무시때에도 파도가 험악한 인접한 곳에다 사찰을 지을 생각을 했으며 어떻게 구조물을 올렸을까?  그에 대한 궁금증이 부쩍 일어서 꼭  한 번 가서 내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던 그런 곳이었다.

 

지난 여름 휴가때 아침부터 비는 좀 뿌렸지만 용궁사 가는 길은 달맞이 고개서 부터 안개가 잔뜩 끼었었다.

맑은날보다 비오면 비오는대로 안개끼면 안개낀대로 더욱 더 바다의 경관이 좋을 것 같아 시도했는데..
비바람이 무척이나 드쎄었다.
입구를 들어서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려니 도저히 우산을 펼 수가 없었다.
바닷바람이란...다른 곳 바람과는 다르다.

혹시나 돌풍이 좀 잘까하여 미욱하게 차안에서 지루한 20분을 기다리다. 돌아 나오는데...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거짓말처럼 날씨가 활짝 개었다.

허기사 입구 얕은 산등성이 같은 언덕만 벗어나도 금방 다른 듯한 방풍지대니까~~

아마도 예수쟁이(날라리지만)가 와서 용궁이 거절했나 보다며 웃고 돌아왔었던.....

 

입구엔 십이지간지 상이 죽 늘어서 있고...어라 자세히 보니...석상이 12개가 아니다.
수문장 석상이 헷갈리게끔 하나 더 같은 크기로 나란히 서있고 코끼리 상도 어울리잖게 있다.

 


물론 불교에서 코끼리의 존재쯤은 나도 알지만...대단한(?) 석상나열이었다.

사진 좌측 맨 앞엣 것이 나옹선사의 詩碑가 있어 그 건 그러려니 했는데...


조금 더 가다보니 춘원 이광수의 詩碑가 또 있다.

엥? 절간에 무슨? 연고로? 그래...바다라서 봐주지 뭐......

 


또 조금 가다보니 詩碑가 있어 글귀를 읽다보니...귀에 많이 익었다.
ㅎㅎㅎ 유행가 가사다 노래비, 듣기좋은 노래도 여러 번 들으면 식상한다고 했는데..

 

나옹선사의 詩까지는 봐줄만했는데...이광수의 詩碑, 게다가  연달아 있는 유행가 노래비 아래 해동용궁사의 각인은 또 무엇이람?

 

 


계단을 내려오다보니...예쁜 동자승이 여럿 나열돼 있다.

'학업성취불' 이란다.
아마도 이런 특이한 이름은 용궁사에서 특허를 낸 모양이다.
어린 동자상을 하나도 아니고 여러명을 나래비 세워놓고 불전함을 둔 것이..어찌 내 눈에는 앵벌이 수준으로 보여 말은 못하고 속으로 웃었다.

동생이랑...넌 어느 동자승이 더 예쁘니? ...정도로만...

 

 

사찰이면 그 절의 독특함이 배어있어야만 한다,

바닷가에 세워졌으니 용궁사라 칭하고, 龍의 석물까지는 이해가 가지만,

태종대 자살바위에나 있음직한 이 모자상은 또 어인 연고로?

태종대 자살바위엔 하도 투신율이 많아 이 모자상을 세웠더니...어머님의 사랑으로 태어난 귀한 생명을 다시 한 번 느꼈는지 자살하는 사람이 현저히 줄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아니 이 하르방은 또 어쩐일로 물 건너 나들이를 하셨는지?

이 하르방은 실제 본 기억은 내겐 없다. 좀 지난 검색이미지이므로...

아니면 내가 기억을 못했거나  이젠 치워졌거나 둘 중 하나,

그런데..아직도 여기저기 산재해있는 얼토당토않는 경내의 엉뚱한 퍼포먼스랄까....

아무튼 재민있다. 마치 숨은 그림찾기 놀이처럼...

 


(불교신자들이여 욕하지 마시라, 우리 외가도 불교였고 친정은 무교였으며 불교를 비난하자는 게 아니라 용궁사를 바닷가에 세워진 멋진 사찰이라 생각하고 불교의 미적 감각을 찾으려 어렵사리 두 번째에 들린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글에도 장안사에 대해서 글을 썼다.

참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장안사 사찰 전경이었다.
아담한 대웅전 앞으로 바라보이는 산세,  정원에 정성드려 기른 야생화들도 좋고...
그런데 바깥 경외에 세워진 달마석상이 영 마뜩찮았다.
달마가 꺼리낀 게 아니고  조각석상이 영 싸구려 솜씨 같아서다.

달마대사인지 조각된 험한 인상으로 짐작한 것이지
그 앞에 크고도 투명한 아크릴통에 지전은 왜 들어있던지...에궁..그 사실을 사진으로 포착했어야 되는데..

 

장안사 전경/검색 이미지

 

그 때 배가 불룩하고 주머니를 둘러맨 부처상이 특이해서 한 컷 찍었더니 불교에 관심이 많으신 블로거 한 분이 '포대화상' 이라고 서양 기독교에서는 산타크로스 할아버지에 해당되오....포대화상 살아 생전에 무엇이든 포대(자루)를 들고다니며 퍼주며 나눔과 베품을 몸소 실천한 생불이었소!! 라고 친절하게 일러주었었다.
근데..용궁사에선 포대화상의 익살맞은 배가 왜 '득남불'로 화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 남자 부처의불룩한 배를 얼마나 만졌는지  까만 배불뚝이로 서있는 게 아닌가?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요즘엔 남자도 애기를 가지남?

 

 

 

또 '방생하는곳'이 지정되어 있었는데..
아찔했다. 방생을 하라는 곳인지  방생을 하다가 인당수에 빠진 심청이 친구가 되라는 곳인지...정말 위험한 곳이다.

그렇다고 방생할 물고기를 바위에다 내팽개칠 수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이 아주머니...정말 보는 이들 마음을 졸이게 했다.

성난 파도에 휩쓸려 가면 어쩌나....제발 방생처를 거두소서~~

용궁사 큰 스님이시여~  차라리 '위험 표지판'을...

 


 해맞이 바위로 건너가는 구름다리를 건느다가 나무판이  뚫어져 있었다.

아랫 사진은 좀 된듯한 검색이미지인지 여기에선  아이들 발목이 빠질만큼만 보이고

내가 갔을 때는(10월 10일)어른의 발목이 충분히 빠질만한 크기로 무섭게 방치되어 있었다,

 

 

바로 그 아래로는 물이 좁은 바위 사이로 비집고 성난 파도가 무섭게 들어왔다 나갔다 했는데...
물이 빠지면 맨 안의 굴에다가 치성드리면 애기를 가진단다.

기장이면 동해에 가깝다고 봐야되는 곳인데...조수 간만의 차이는 별로 없어 썰물에 치성드리다가  깜빡 밀물의 파도에 휩쓸리면? 

 

 

이 동굴의 괴이한 형상은 부끄럽게도 여성의 은밀한 그 곳의 질과 흡사했다.
그 곳을 파도가 거쎄게 때리는데..

그 당시에는 파도도 무섭고..다리도 위험해서 몰랐는데,

잠깐!!!
찍어 온 사진을 보니 뭔가가 분명 있다.

자세히 확대해서 보니 양초의 모습인지 아무튼 애기동자가 숨어있다.

 

 

분명 위험한 곳에 사람의 출입이 은밀히 행해진다는 증표다.

위험표시나....출입금지란 표지도 없는데...다리마저 부실한 얇은 송판때기로 된 것이 큰 구멍까지 났으니...


ㅎㅎㅎ~~위험하지만 아주 재미있는 발상이다. 어쩌면 자연의 은밀한 구석 구석까지 가서 치성을 드려대는 나약한 인간은 神앞에 무력하다.

그래서 이렇게 미련스럽게 토템적 신앙으로 갈구하나 보다.
해동용궁사의 최대 엑스터시다.

 

 

 

이렇게 말한다고 뭐..경관까지 흉보는 것은 절대 아니다.
유난히....석불 사이사이 자잘구레한 인형같은 애기동자들을 나열해 둔다거나 끼워둔 것,
좀은 유치해서 볼썽 사나웠다.

 

 

그리고 또 하나
개인적으로 나는 탑을 좋아한다.
파란 하늘을 이고 서 있는 탑, 물론 고미술사적 가치도 있거니와 제 각각 다른 모습의 오래된 탑을  둘러보고 감상하기를 좋아한다.
역시 이 번에도 또 실수를 했다.
별로 볼 게 없다고 찍어오지 않아 그 자료가 없는 것이라.. 모든 안티(이미지 小 )자료들을 대체하면서..

 

 

 


너무나 새 것이어서 방금 석상집에서 옮겨온 듯한 오층석탑이 있었는데..그 이름 또한 유일무이한 "교통안전탑" 이란다.  참으로 기발한 석탑의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용궁사 불자중에 운수업을 하는 사람이 많아서 세웠다한다.

 

 

나같은 관광객이 많아서 유명한 사찰 용궁사, 정말이지 용궁사를 죄다 살피면서 지체를 해도
스님은 커녕 그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이렇게 멋진 광활한 수평선을 뒤로 등진 부처가 있는.,..곳,

나라면 바다를 향해 좌선을.....먼-수평선을 바라보시게  앉혀 드리겠는데....

 

 

흐......이 것 하난 제대로 찍어왔다.

어느 애주가의 부처님 사랑이다. (절대 비아냥 거림이 아니다)

바다를 향한 고시레를 했는지...딱...반 모금? 쯤만 비는 새 병이다.

뚜껑을 따서...곁에다 세워두는 불심...

애주가, 그래 그에겐 최고의 공양이 술이라~

 

옛날 무식한 짚신 장수 한 사람이 도를 닦겠다는 결심을 하고 고승에게
찾아가 도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고승은 사심이 없는 즉각적인
마음이 바로 부처라는 뜻으로 ‘즉심시불’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자 이 짚신 장수는 무식한 까닭에 ‘짚신 세 벌’이라는 줄 알고 여러 해 동안
‘짚신 세 벌’을 외우고 다녔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그는 도를 깨우쳤고
마음이 곧 부처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사찰경내를 둘러보다가 비록 종교가 달라도 뭔가 숙연해지거나  사찰경내의 좋은 느낌을 받는다는 것은 누구나 그러할진데...

 

해동용궁사는 그런 좋은 입지조건을 내세워 관광객들에게 무조건 소원은 한가지 들어줄테니
불전함을 곳곳마다 설치해 둔 듯해서..그런 느낌이 들게끔, 좀은 민망했고,
몽땅  갖다 세워두기만 하면 좋을 줄 아는 어색한 석상들의 모든 부조화들이 그냥 쓴 웃음으로 떼우고 돌아나오게 했다.

 

과연 보문사로 애초에 설립하셨다던 나옹선사가 반겨주실 참 사찰다운 모습인지,
진정 그 것이 알고싶다.

 

에공....나옹선사님의 詩나 한 수 읊어보자.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바다는 나를보고 청정히 살라하고
대지는 나를보고 원만히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푸르른 저 산들은 티없이 살라하네
드높은 저 하늘은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다음 글은 용궁사의 좋은 풍광만 올립니다.
뭐, 절대로 저라고 나쁜 것만 보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글/큰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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