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치료

 

 

학설이란, 어떤이의 논문이 인정을 받으면 늘 떠들썩하고 바뀌게 되어있다.

요즘엔 애완견치료법이 외국에서도 인정을 하고 시행하는 모양이던데...

 

여기 우리 조상은 그 먼저 그 방법을 알았으니

모든 스트레스가 병이 된다는 말, 옛날 우리 며느리들은 모진 시집살이에

따스한 아궁이 곁에 코 박고 자는 애먼 강아지 배때기를 걷어참으로써 스트레스를 풀고

전이 시켰던 것이다.

 

또 ‘부리지또 바르도’ 할매가 들으면 개 배때기라니...하며 게거품을 물겠지만

그래도 며늘 그 자신도 누룽지만 겨우 얻어먹는 주제에 함께 눈물바람에 나눠 먹었으니

물자 풍부한 나라에서 그런 사랑을 가히 짐작이나 할까?

 

올해로 구순이신 시엄니~  햇 수로 삼 년전, 치매 끼로 한참 애 먹을 때 정신과를 다녔었다.

정신과는 비보험약들이 대부분이어서 한 달 치료약 값이 만만치 않았다.

며늘인 나도 차트를 만들라시더니 갈 때마다  의사와 면담시간을 가졌었다.


"사람은 70이 넘으면 뇌세포가 조금씩 파괴되어 갑니다.

물론 그 차이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해서 자신도 모르게 실수를 하고는 자신도 자신이 싫어

은폐를 하려 거짓말도 잦게 되고....."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제가, 제가 가슴에 뭐가 딱 막혀

숨도 못 쉬겠다가 물을 마시고 가슴을 주먹으로 냅다 꽝광 두들기다가

음음 헛기침 소리를 내면 조금 숨통이 트이기도..."


그 때는 정말 그랬었다.

해서 그 때 비워 둔 지금의 집으로 다시 이사를 왔었다.  우선은  내가 살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어려운 건,  엄니는 대소변처리를  못 하시는 게 그 당시  제일 큰

골칫거리 였으니~~

건강하실 땐 잠이 많으시더니  잠이 없어지셨다.  한 밤중에도 자는 우리들 머리맡에

앉아 내려다 보고 계시고

식사는 잡숴도... 잡숴도 배가 고프다셨고 그 외 이야기로 다 할 수 없는 것들

필설로 어찌 다 풀어낼 수 있으리~


내겐 최악의 스트레스였다.

나는 원인 없고 이유 모르게 목고개가 아프고 운전은커녕 밤엔 자다가도 울 지경이었다.


망나니의 칼에 뒷목이 뎅겅 잘린 채 겨우 필요한 명줄만 이어져 뎅겅거리는 상태 같았다.


정말 무당은 찾아가 보지 않았지만 귀신이 그러는 것 같았다.

입을 벌려 밥을 떠 넣기도 어려웠고 말을 할 수가 없어 어쩔땐 전화를 받다가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냥 앉아서는 통증이 왠만한데, 베개를 베고 누우면 그 때부터 시작이었다.

1cm라도 고개를 든다거나 좌우로도 움직일 수조차 없을지경의 통증이 이어졌다. 

집안일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어머님은 쓸데 없는 고집만으로도 내 氣를 꺾어 누르고도 충분했다. 

이러다가, 내가 이러다 어머님 초상이라도 치를라치면 내가 먼저 쓰러질 것 같아 불안했다.

통증크리닉에 다녔으나 효과도 없고

침을 맞으러 다니다가 한방병원에 종내는 입원을 하고 추나요법과 병행을 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회진을 돌 때(양의도 합세) 이유를 모르겠노라 혹시 목에 갑상선 결절이 있으니 수술을 하자한다.

그 쪽으로 목이 더욱 아프다 그러니 .....

한방병원에서 나가란 말도 않는데, 효과도 못 볼 것 같은 눈치에 결국 보따릴 싸서 나왔다.


그리고 한 삼 개월 뒤, 종합병원에서는 항진증도 저하증도 아닌 단순 물혹이라

굳이 안 해도 되지만 그래도 해보자...라는

결절(물혹)을 떼어 내는 수술을 감행하고 그래선지 그 통증은 점차로 수그러들어 만 이년이

지난 지금은  보통사람 잠 잘 못자고 일어나면 아픈 강도쯤으로 잔통은 남아있다.


이제는 입을 벌려 쌈을 싸먹고...말하는데 지장이 없고 차를 후진시키는 데는 적당히 사이드, 룸, 밀러를  이용하여 나름대로 감각을 잡으니...얼마나 다행인지!


그 당시 우리는 상가 건물 맨 윗층 주택에 살고 있었다.

좀 오래 된 근린 건물이라 엘리베이터도 없는 사무실 뿐이어서 어머님은 더 외로우셨고... 어머님 병을 낫게 해야만 내가 살 것 같아 마당도 있고 나무도 있는 사정상 그냥 비워두고 있던  단독주택을 급히 수리해서 이사를 감행했다.

몇년을 비워두어서 나무를 잘라내고 집을 개보수하고 거취를 옮겼다.

 

우선 내가 좋았다.  뜰에 나무 한 그루라도 다 내 손으로 심어둔 곳이니 고향, 엄마품으로

돌아 온 듯하였고, 아침에 일어나면 늘 무슨 꽃이 피고 지는지 드려다 보고,

가을이면 낙엽도 쓸고...겨울엔 눈도 치우고, 


개를 워낙에 좋아하는지라 구하지 않아도 지인들에게 얻은 강아지들이 생겼다.

내 목이 몇 년을 걸러 서서히 나아가는 것처럼 지금 이사 들어온 지 이태 째

어머님은 다시 건강을 되찾으셨다.

 

요는 강아지 덕이다.

그 것도 엄니와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 )하는 순전한 '마리' 덕분이다. 

 


내 큰아들은 알러지 천식이 있는 넘이다.

물론 대개 한국사람 90%넘게 주요원인이 다 그렇듯이 먼지진드기가 우선이지만,

애완견도 기피해야하는 상황인데도,  실보다 득이 조금이라도 더 많다면야,


할머니는 요즘은 거의 예전 정신을 수습하시고는

두 살짜리 마르티스와 싸우다가 놀다가 그러신다.


마르티스가 얼마나 못땠는지 할머니 이불에서 함께 자다가도 할머니 화장실 갔다 오시면

제 잠이 덧들인다고 부스럭댄다고 앙탈을 부린다.


할머닌 한밤중에도 마리랑 토닥토닥 싸우신다.

악처가 효자 열보다 낫다고...어느 효자자식이 못된 마리보다 나을까?

같은 이불에서 잠자며 함께 자리 다툼하는 작은 강아지보다....


낮에도 방문객이 있을라치면 , 아니 벨소리만 듣고도 자지러지는 마리에게

손을 들어 때리는 시늉을 하시다가 고래고래 호령을 치시다가 ...

강아지 배때기를 걷어차는 며느리 심정으로 우리들에게 받은 서운함을 '마리' 에다가

그렇게 화풀이도 하시고....


밤에는 애기처럼 손자처럼 이불을 또 덮고 덮어 다독거리시고...

입에 든 것도 꺼내 먹이시며,

마리는 제가 심심할라치면 작은 인형을 물고 가선 놀자 그런다.

할머니가 그 인형을 냅다 던지면 지가 무슨 사자처럼 으르렁대며

(아마도 신이 나고 즐거워서 내는 소리)인형을 주워 물고는 할머니께 또 달려가고

할머니는 또 던져주시고, 

너무 제 신에 겨워 인형을 물고 절래, 절래 흔들 때도...


물 주까? 밥 주까? 과자 주까?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는...받아야만 하는...

마당에 있는 개 두 마리도 할머니 몫이다.

아예 일로 활당하여 떼 내어 드렸다.

그러자니...자연 할머니를 좋아하며 따르고 할머니는 운동도 되고

당신이 보살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흩으러진 정신을 올곧게 다잡아가며 개들을 돌보신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병원에 갖다 줄 돈..그리고 아직 그 상태대로라면 내가 더 먼저 기함을 하고 나가 떨어졌을....

지금은 집 가까이 있는 교회도 지팡이 의지해서 혼자 가실 정도가 되었으니..

 

우리는 단지 마리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글쓴이/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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