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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는....


    나무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바람이 불지 않아도
    그 가지와 뿌리는 은밀히 만나고
    눈을 감지 않아도
    그 머리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나무는
    서로의 앞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그러나 굳이 누가 와서 흔들지 않아도
    그 그리움은 저의 잎을 흔들고
    몸이 아프지 않아도
    그 생각은 서로에게 향해 있다


    나무는
    저 혼자 서 있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세상의 모든 새들이 날아와 나무에 앉을 때
    그 빛과
    그 어둠으로
    저 혼자 깊어지기 위해 나무는
    얼마나 애를 쓰는 걸까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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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참 좋은 詩를 대하면 며칠동안 가슴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아예 가슴 속에다 똬리를 틀고 자릴, 잡습니다.
    좋은 詩를 만난다는 것,
    좋은 사람을 만난 것 만큼이나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나무처럼..
    저 혼자 깊어지기 위해 오늘도 바람 부는 언덕에 홀로 올랐습니다.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바람의 어깨를 빌려 기대며,


    정말이지 누가 흔들지 않았는데도
    제 몸이 흔들려왔습니다.
    무수히 육신을 뚫고 돋아 난 아픔의 잎이 ...
    --청명한 나날들을 기다리며--




    편집/이요조


    사진 가져온 곳:(http://www.papersdream.com)

    사진 찍은 이 : 노헤드

    Ω : 알바노니...아다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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