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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望圓月 달맞이]
待月東望眼忽忽 (대월동망안홀홀) 須臾天上光輝發 (수유천상광휘발) 一時擧首月中看 (일시거수월중간) 四海豊盈今歲月 (사해풍영금세월)
달 기다려 동산 보니 눈 앞이 흐리더니,
순식간에 하늘 위로 밝은 빛이 피어나네,
일시에 머리 들어 달 가운데 바라보니,
올해에는 온 세상이 풍년이 들겠구나..
오늘은 1년 중 가장 크고 환한 달이 휘영청 떠오르는 정월 대보름..
가장 큰 행사는 역시 달맞이를 들 수 있겠다.
달맞이는 단순한 달 구경이 아니다.
가까운 동산이나 높은 곳에 올라가 달뜨기를 기다렸다가 소원을 빌기도 하고 1년 농사를 점 치기도 하였다.
이날 달빛이 희면 그 해는 비가 많이 오고 붉으면 가뭄이 들며..
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들고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여겼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들의 마음은 한결 같을 것이다.
달빛이 희지도 말고 붉지도 말며, 때 맞춰서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니까..
오늘은 정월 대보름 한해의 풍년과 복을 비는 여러가지 행사를 하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몸을 깨끗이 씻고
땅콩이나 호두 따위의 견과류를 깨물어
부스럼이나 피부병이 멀리 피해서 가도록 했다.
오곡밥과 나물,부럼 깨물기, 달집 태우기,쥐불놀이..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우리네의 오랜 전통 풍습이다.
쟁반같이 둥근 달, 불바다를 이루는 들불, 원을 그리는 불깡통이 빈 들녘을 뜨겁게 밝히고는 했다.
사람들은 불기운이 들어야 풍년이 들고 재앙이 물러간다고 믿었다.
윷놀이,제기차기,널뛰기, 연날리기,지신밟기,농악놀이 등.. 각종 민속놀이를 하며 보름날을 즐겁게 보냈다.
무엇보다도 보름달이 떠오르는 시간에 맞춰서 달집태우기는 얼마나 장관을 이루는가.
불꽃과 보름달을 향해 새해의 소망을 기원하고..
허물과 액운을 말끔히 떨치는 경근한 마음으로 두 손을 모운다.
또한,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여 남의 말을 깊이 새겨들어라는 뜻에서 마시는 귀밝이술..
그 한 잔 술의 의미는 어른을 향한 존경과 아랫 사람에게는 따뜻한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는 말없는 교훈이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조상님들의 깊은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나는 내일 밤,
분유 깡통에 구멍을 뚫어 강변으로 나가 쥐불놀이를 할 것이다.
그 옛날 논바닥에서 신이 났던 그 쥐불놀이를 할 것이다.
내 마음 깊이 묻어두었던 아름다웠던 하얀 동심(童心)으로 돌아가고 싶다.
머리 위로 높이높이 크게 힘차게 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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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윤극영[尹克榮](1903-1988) 동요작가, 작곡가, 아동문화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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