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낙화 (冬柏 落花)

해풍에도 불 타는 가슴 어쩌지 못해
불꽃 가슴인 채 잔설(雪)위로 툭--
소리내어 추락하는 절망입니다.

누구의 시샘입니까
불현듯 피었다가 불현듯 지고마는
바람 한 점 없는 정적속에 낙화한 꽃,

암자의 노스님,
쓸어내기엔 아직은 너무도 선연하여
나무 밑둥에다 정성스레 모아둡니다.

오늘 떨어진 붉은 꽃은
정든 님.. 못내 이별하며
눈시울 붉혀 떨군 눈물입니다.

어제 떨어진 검붉은 꽃은
돌아오지 못할 님을 하마 그리던
검붉은 아픔입니다.

떨어져 누운 시들고만 꽃은
이제는 영영 돌아오지 못할 님의
고동빛 망각입니다.

낙화가 꽃보다 아름다운 처연함은
안쓰러워 기도하는
노스님의 佛心으로 다시 피어납니다.

허리 굽은 노스님 머리위로
호르르-- 한자락 바람이 돌다 가는데
벌써 봄비련가 빗방울이 후드득 듯듭니다.

詩/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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