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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릇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節制)와 균형(均衡)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圓)은 모를 세우고
      이성(理性)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魂)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오세영, 그릇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나는 지금 맨발이다.
          오세영의 그릇을 읽으며 화자의 화두에 편승하며,*




          생명

          깨어져 더 더욱 곤궁한
          무임승차 까짓거
          사랑? 그려~~
          뭐가 더 중하고 뭐가 더 무겁더냐
          이 생명 담은 그릇 깨어지고 나면 그 뿐인 것을,

          세상이 빨리 돌아가면 돌아갈수록
          더 커지는 원심력과 구심력,
          있는자는 더 가지고 없는자는 더 뺏기고,
          가벼운 건 더 가볍게 무거운 건 더 더욱 무겁게,
          외로운건 더 외롭게
          고독한건 더 고독하게...

          생명을 담자.
          덤으로 봄비에 젖어 낙화한 처연한 꽃닢도
          눈물로 줏어 머리에다 꽂아보자.
          내가 건건이 발로 뿌리를 내릴 적에 벌써 내게 주신
          그 분의 선물이 아니더냐
          생명이 발아하기 까지 인내,
          그리고 무수한 반복,

          상처 깊숙이서 일어나는 혼(魂)
          밟히면 밟힐 수록 곧게 서는 내 魂의 작두여~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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