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지?, 낙엽
      너지? 너 맞지?스산한 바람이 내 이마를 선뜻 지나쳤어 근데 말이야 근데.. 왜 내 가슴이 섬뜩했는지 알아? 난, 단숨에 바로 너라는 걸 알아차렸어... 그래 너야.. 네가 날 장난으로 슬쩍 건드린 거야 네 생각에 눈을 감으면 코끝서부터 찌르르르 온몸이 저려 와... 너 그것 아니? 그리움의 깊이.. 그 걸 자로 재 봤느냐고? 옛날엔.. 끝 간 데, 모를 동굴의 깊이를 서로 우기다가 명주실을 풀어서 썼대... 너, 명주실 타래가 얼마나 긴지 알아? 한 개의 작은 누에고치로 대략, 2000m야 2Km지, 우리말로는 오리, 십리의 반절이지.. 몇 잠에서 힘들게 깨어난 누에고치는 십리도 채 못 가는.. 그리움의 줄을 만들어..근데 이상하지? 갑자기 널, 잃은내 비통한그리움의 실타래는끝 간 데 없이 잠을 잘 수록 더 늘어나나봐항상 함께하는 널 느끼거든... 어디까지 널 따라 가려는지그건 나도 몰라....
      크로버상실한 너에 대한 리비도일까?전철을 탔을 때도 넌, 늘 내 맞은편 앞자리에 앉아 빙긋이 웃으며 날 바라보곤 해~~ 심지어는 화장실까지도 따라 들어온다~ 뭐가 많이 들었는지 늘 묵직한 내 핸드백을 대신 들고 서서 싱긋 웃으며~ "다 봤니?" 그러는데 얼마나 편리한 그리움인지 몰라 가끔, 가끔씩 명치끝이 결리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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