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
"들어가지 마세요?"
"……"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푯말이 가로막아
발길을 멈추고 애잔한 눈길만을 던졌습니다.
안타까운 몸짓이 안쓰러웠든지
바람이 슬그머니 불어와서는
아이의 손길에 풍선을 되돌려 주었습니다.
들어가고픈 발길을
멈추게 하는 마음이
아이의 마음인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들어가면 다치는 것이 잔디만도 아닌,
들어가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도
다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들어가면 다치는가 봅니다.
그리움이 들어가면 마음이 다치고
욕망이 들어가면 현실이 다치듯 말입니다.
들어 있지 않으면 다치는가 봅니다.
마음이 들어 있지 않으면 욕망이 다치고
현실이 들어 있지 않으면 그리움이 다치듯 말입니다.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글귀를 봅니다.
들어가지 말라는 그 말에
들어가면 과연 무엇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손대지 마세요"라는 글귀를 봅니다.
손대지 말라는 그 말에
과연, 손을 대면 무엇이, 어떤 일이 생기는지
- 들어가기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실력이 외모에 밀려 들어가기 어렵고
차이가 차별에 밀려 팽개침을 당하고
권력에 밀려 삶이 따돌림을 당하고
인맥이 닿지 않아 쓰임새를 포기하는 것 말입니다.
살다보면 반드시 들어가야 할 곳이 있습니다.
살다보면 들어가서는 안될 곳이 있습니다.
그 마음이 싸우는 것은
'욕망의 눈이 잠시 한눈을 팔고 싶을 때'인가 봅니다.
들고나는 발걸음이 자유로웠으면 좋겠습니다.
"맘대로 들어오세요" 라는 글귀가
사방에서 눈인사를 보낸다면 좋겠습니다.
발길이 닿으면 언제나 들뜨고
손길이 닿으면 여지없이 움찔해지듯 말입니다.
오늘은
내 마음에 푯말을 박아보렵니다.
"맘대로 하세요" 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정말.
다칠까요?
그런데
누가 다치나요?
'공부합시다 > 퍼오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자가 생기면................................잠탱이 (0) | 2003.05.10 |
---|---|
엄마의 보따리외 1편.............................. 여백 (0) | 2003.05.08 |
낚시에도 정도를 가는 사람에겐 사이비 낚시꾼은 꼬리를 내린다..신선 (0) | 2003.05.03 |
님은 사랑이 되어 오월로 오십니다.......... (0) | 2003.05.01 |
사하촌(寺下村)을 지나며 .. 魚來山 (0) | 2003.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