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상구



  


      도시로 가는 피서


      갑자기 도시에서 사람들이 밀려온다
      물 있는 계곡엔 텐트의 물결
      도로가에 선 차들의 기름 냄새
      고기 굽는 냄새
      물놀이
      고스톱
      술판
      늘어진 낮잠
      부채질.
      한 밤 중에 고기잡이
      우당탕 푸당탕...
      대낮부터 만취해서
      늘어진 사람,
      그 옆에서 부채질하는 사람(여자다)
      .
      .
      .
      자유 천지다

      내 낚시터,
      붕어 메기들은 놀라서
      숨 죽이고 있다

      그럼 나도
      텅빈 도시로 나가서
      피서나 할까

      거들먹거리며 휘황찬란한
      네온싸인 밑을 갈 짓자 걸음으로
      험험 헛기침하며
      걸어봐야지

      할 일 없이 지하철타고
      왔다갔다도 해보고

      코가 향하는대로 가서
      도시의 단맛으로
      세치 혀도 즐겁게 하고

      혹시 두둑한 친구를 만나면
      팁 주는 노래방에 가서
      노래와 함께
      농밀한 터치도...

      계곡에 밀려왔던 사람들이
      다시 도시로 와서
      잠시나마 정들었던 도시의 거리를 차지하면
      난 계곡으로 와야지

      별들이 내려 앉고
      메기들이 별들의 이야기를 줏어 먹는
      꿈의 계곡으로..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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