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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고등어 / 백현국

 

바다가 고향인 내 아버지
뭍이 고향인 어머니가 사오신
눈이 휑한 고등어 한 손 보시더니
육지 것들은
썩은 고기만 먹느냐고 호통을 쳤지
흐믈해진 고등어 살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시며
이게 무슨 高等魚냐 低等魚지
시큰둥 무안해진 어머니
삭은 내장 발라내고
징그러운  구더기도 떼어내고
굵은 소금에 재운고등어 한 손
석쇠 달궈 구워내니
웬 고기 살이 이렇게 텁텁하냐
타박하며 뼈까지 잘근잘근 잘도 드시던
이상한 바닷가에 사셨던 아버지

암만 생각해도 어린 입엔 

맛만 좋던 간고등어
온 집안에 비린내 난다
죽어도 안 구워주는 내 여자는
사는 데 아직 간이 안밴 여자
뼈조차 씹을 수 없는, 가시 뿐인 人魚라네

 

 

 

 

 

 

[무,생선졸임]

 

 

고등어구이를 부산 자갈치 시장 난전에서는 고갈비라 부른다.

어스름이면 삶에 찌든 서민들이 하나 둘 꾸역꾸역 모여들어 옹기종기 불판을 끼고 둘러 앉아서는 고갈비에 소주 한 잔이면 서민들의 시름을 훌훌히 풀어주던...



생고등어를 두 마리 샀다.

 

추석이 지난지 일주일 쯤...

이젠 추석반찬이 슬슬 질릴 때도 되었다.

나물도...비벼먹다가 좀 남았을 터이고, 젯상에 올랐던 먹다만 찐 생선, 생선전유어, 부침게 그런 걸 죄다 모아서 먹던 김치 넣고 뜨물 바트게 받아 붓고 대파나 썽둥썽둥 썰어넣고 바글바글 끓이기만 하면 새로운 맛이 난다.

그러나 그 맛도 한 두번은 주부라면 다 해 봤을 터~

 

찬바람이 불면 뭐든 다 맛이 깊어진다.

야채도...생선도...

기름끼 니글한 추석음식 뒤 끝에, 톡 쏘는 칼칼한 맛이 그리울 때다.

요즘엔..찬바람에 줄줄이 맺히는 호박도 무척 맛날 때지만 무도 그 못지않다.

무를 두툼하게 썰어넣고 고등어 생선졸임을 만들어 보자.

호박을 쓰려면 호박도 크고 도톰하게 썰어서 아래에다 먼저넣고 생선을 그위에 얹는다.

물론 양념장을 골고루 끼 얹어 낸다. 가을 호박도 그 익힘이 생선보다 녹녹치만은 않다. 호박이 푹 무르도록 한참을 졸여낸다. 두껍게 썰은 호박도 먼저 잠깐 끓여주면 좋다.

파마늘은 두었다가 한소끔 끓인 후에  냄비를 비스듬히 기울여 국물에다 마늘을 풀어서 끼얹듯이 마지막에 넣는게 양념의 풍미를 잃지 않는다.

 

 


 

 

제주도에서 갈치조림, 갈치구이를 먹었다.

 ...제주 은갈치조림이 유명했다.

갈치구이도 맛났고...칼치조림도 아주 맛있었다.

유난히 맛있는 갈치구이에 대해서 물었다.

소금 간은 해두지 않고 그냥 구우면서 맛소금을 뿌려 낸다고 했다.

(아항....그래서 집에서 구운 갈치 맛이랑...뭔가 모르게 다르구나~)

 

생선조림을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데...실은 생선보다 무조림이 더 맛있다고들 한다.

갈치조림에 든 무, 역시 그랬다.

 

밥을먹다 말고 또 내기를 했다.

나는 무를 일단 대량으로 삶아두고 한다.

다른 이들은 설마.,. 아니라고 하고.....결국 내가 이겼다.

제주갈치 전문집은 대량으로 무를 우선 삶아두고 쓴다고 했다.

 


 

 

보통..생선, 무졸임의 레시피를 보면 함께 양념장을 끼얹어 졸인다로 되어있는데...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무를 나박썰기 했으면 또 모를까? 특히나 졸임 무는 아주 두꺼워야 제 맛이 난다.

두꺼운 무는 생선보다 익는 시간이,.,,두 세 배는 족히 든다. 

해서 미리 무르도록 푹 삶아두고 생선을 넣고 양념장을 끼얹는 순서로 졸이면 아주 좋다.

 

무는 보기보다 무척 더디 익는다.

더구나 생선조림에 조림간장 맛이 푹 절어 흐물흐물하게 졸여지려면 먼저 삶아 사용해야만 한다. 

고등어 졸임에도 역시 무를 먼저 물에다 넣고 한참을 무르도록 삶다가 그 끓는 물에 생선을 넣는다.(그리고 미리 준비해둔 양념장을 그 위에 끼 얹는다.)

생선은 언제나 끓는 물에다 넣는다.

찬물에 넣어서 서서히 조리를 시작하면 비린내가 나고...생선살의 탄력도 떨어지고 맛도 덜하다.

 

양념장을 만드는데...

고추장(비린내를 감하기 위한/생강즙,혹은 청주 약간) 고춧가루...청양고추와 붉은 고추 다진 것 마늘 파 등을 넣고 졸여낸다.

졸이는 도중...양념장을 떠서 생선 위에다 자주 끼얹어 주는 정성의 수고를 보태기만 헤도 한결 더 맛이 깊어지는 생선조림이 될 것이다. 

찬바람이 불면 부쩍 매운 음식에 입맛이 당긴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도록.....

 

오늘 저녁 식단 메뉴는 망설일 것도 없이

무를 넣고 생선조림이나 얼큰하게 만들어 보심은??

 

 

 

그외사진/글: 이요조

 

 

 

 

 

 

 

 

덧붙여서 씁니다.

 

 

 

DAUM의 느낌이 있는 글에 선정이 되고 많은 블로거님들 다녀가심에 감사 인사보다 조금 부끄러운 느낌이 더 앞서더군요.

누구나..아니 저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분들이 많겠지만...

전 요리하기를 겁도 내지않고 즐깁니다. 얼렁뚝딱! 만들어 내는 스피드 광입니다.

겁을 내지 않기에 좀 신중도가 떨어지고 곱고 정성어린 편은 아닌 줄 압니다.

 

고등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는군요.

아래 사진은 콩나물 국이 먹고싶어 사다가 그냥 밑반찬 그릇사이에 던져두었더니 오늘보니 세상에나 그만 얼어버렸더군요.

버리긴 아깝고....먹다남은 호박도 있고,

고등어 조림을 다시 시도했습니다. 다시 시도하면 뭐합니까? 홍고추나 파 썰어 논 모양새 한 번 보세요~ ㅎㅎㅎ~~/저 본시 칼질에 서툴어요. 그러니 이 글 보시는 분들은 저보다 더 잘 하실 수 있으신 거지요.

 

콩나물과 호박이 무르라고 좀 두었더니...그만큼 고등어 살은 더 딱딱해졌군요.

생선은 너무 오래 졸이면 단백질이 굳어 부드러운 맛이 적습니다.

더구나 고등어 살은 그 부드러운 맛에 즐겨 먹는 생선이 아닙니까?

그래도 그런대로 맛있군요..ㅎㅎ  제 입에 뭔들~~

좀 전에 점심 먹었는데...맛을 전하고자 밥 반공기 또 했습니다.

 

채금지셔유....

콩나물도 진짜 개안쿤요.

싱싱한 콩나물을 씻어  냄비에 넣으면 부풀어 그 양이 가득차니 대충 비린내 가실정도만 살짝 삶아내세요.

해서 국물과 콩나물 건데기 조금만 따로 내어서 고춧가루 파 마늘 양념하면 얼큰한 콩나물 해장국이 되고요.

그 게 싫으시면 파 마늘 약간만 건데기도 약간만 넣어 냉장고에 두면 시원한 냉콩나물국이 되지요.

 

그런다음 건데기만 있는 콩나물 위에다 고등어를 깔고 양념을 끼얹어 한 소끔 끓여내시면~~ 아셨지요?

참...고등어졸임에 부재료로는 고구마 줄기나...무청 씨래기도 아주 아주 좋답니다.

 

꼬리글 일일이 답 못드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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