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이요조

 

 

우리는 옛 것을 잃고 우리는 옛 맛을 잃어갑니다.

아이들의 입맛에는 쵸콜릿이, 핏자가 또는 라면에 길 들여갑니다.

우리는 가을 들판에 익어가던 콩서리도 잊고

메뚜기떼를 �아 다니다가 짚불에 구워먹고 입 가장자리가 시커멓던 얼굴을 마주보며

웃던 추억도 잃었습니다. 

 

밤하늘에 달이 떴는지 별이 떴는지 여명이 어떤지 조차도 잊고 삽니다.

고구마나 감자 대신 칩을 즐겨먹고 잘 삶아진 강냉이보다 팝콘을 즐겨먹습니다.

애 어른 할 것없이 책대신 컴퓨터를 끼고 살고

딱딱한 음식대신 부드러운 빵과 우유, 치즈로 씹을 일이 없어집니다.

체형은 날로 서구화 되어가고  치악골은 퇴화하여 얼굴은 조막손만 합니다. 

 

 

우리는 구들장을 잃고 가스보일러를 대신합니다.

계단을 잊고 엘리베이터만 믿거라  고층 아파트만 마구 세웁니다.

전기가 없다면 꼼짝없이 "그대로 멈춰라" 입니다.

이 세상 전기가 없다면 식수도 없습니다. 정수장 양수펌프도 가동치 않습니다.

잠깐의 정전이라도 보일러 순환기는 멈춥니다.

여름이면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도 없습니다. 중앙 집중식 에어컨이 돌아야만 하고

전등빛이 없으면 동굴같은 상가도 빌딩도 부지기숩니다.

 

어쩌다 보니..전기가 생명이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잃는대신 전기를 얻었지만 아마 전기가 없다면

우리 모두는 얼간이 바보 먹통들이 될 것입니다. 아니....아수라장이 될 것입니다.

 

그 때가 그립습니다.

아궁이 불 지피고... 시냇가 흐르는 물에 멱도 감고 빨래하고~  우물물 길어 밥을 짓고

호롱불 밝혀 글을 읽거나 길쌈과 바느질 하던 그 때와 더불어 호랑이 답배피던 시절도

검정 고무신처럼 모조리 엿 바꿔 먹었습니다.

 

지금, 나는 불을 환히 밝히고 컴텨 앞에 앉아있습니다.

TV는 TV대로 뭐라 떠들고...

쌀쌀해진 날씨에 돌아 올 가족들을 위하여  보일러를 켰습니다.

 

전기 밭솥에는 늦게 올 식구를 위한 밥이 들어있습니다.

냉장고엔...찬이 들어있고요. 국은 가스블에 데우거나 렌지에 돌릴 것입니다.

 

그 옛날, 어머니는 따듯한 부뚜막이나 아니면 아랫목에다 밥주발을 싸고 또 싸두셨지요.

찌개는 연탄아궁이 겉뚜껑 위에다 얹어 두셨습니다.

학교가 파하면 오늘은 무슨 간식꺼리를 주실까 집으로 급히 향하던 옛날을 잃었습니다.

언제나  집에서  날 기다리시던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한 일주일 정도 출타합니다.

동안 오시는 님들께 삶은 밤이나 고구마 드시라고 쪄두었습니다.

늘 찾아주시는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변덕끼 있는 쌀쌀한 날씨에 부디 감기 조심하시기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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