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연이어 꽤나 춥다.

에혀~

걍 누우런 호박이나 안고 뒹굴면서 따뜻한 아랫목에서 잠이나 푹- 잤음 좋겠다.

 

자다가 누우런 호박이 넝쿨 채 떨어지는 꿈이나 꾸면서

"음냐 음냐 zzz~~~~"

 

호박은 실온에 보관해야 된단다.

사람이 머물 수 있는 온도면 보관온도에 적절하다는데,

 

바깥 마루에 두었더니 한 늠이 상처가 생기는 듯....상처 사이로 물기가 삐져 나온다.

 

욕심에 겨울이면 호박을 무더기로 쌓아두긴 하지만 어디 일하기가 그리 쉬운가?

호박은 껍질 까기도 그리 만만치만은 않다.

 

년만하신 엄니를 시키자니 칼이 흉기가 될까 위험하고 ...

아무튼 1/호박을 썰고 2/그 씨앗을 꺼내 잘 말리고 (이 부분은 엄니용)

3/삶아서 그 물은 기침 잘하는 우리 식구들 음료로 사용하고

4/건더기는 냉동실까지 갈 게 뭐 있나 냉장고에 두었다가 죽이나 칼국수나 빵이나 만들면 된다.

 

삶은 호박이 있길래 밀가루랑 슬슬 반죽을 해두었다.

파운드 케잌 같은 건 시간도 걸리고 만들줄도 모르니 ...

 

그냥 삶은 호박 건더기 1.5 kg

부엌에 있는 박력분 보통 밀가루 1kg을 거의 다 털어 넣었다.

소다 20g 계란 2개

설탕 300g
소금 조금을

 

넣어서 치대어 두었더니 막내 아들늠 이 뭘 만들꺼냐고 반응을 보여왔다.

 

"찐빵~"

"빨리 만들어 주셈~"

"그러마~"

 

대답이 시원해 좋다.

밥에다 넣으려고 삶아둔 팥을 설탕을 넣고 졸였더니 지룩하다.

그렇다고 물러 설 나도 아니지만서도...

 

빨리 만들어 달라는 간만의 아들늠들 성화에 지쳐 정말 호박같이 빚었다.

삶은 호박을 블렌더에 곱게 갈아 반죽을 치대었으면 이렇지나 않지?

두툴두툴한 반죽이다.

 

'미쳤지...미쳤지...바빠 죽겠는데...내가 어짜자고 일은 저지르는지....

걍 한두어 개 사 주믄 될 일을 갖고, 누가 먹겠다고? 대체 이 일을 왜 하고 있냐?'

이 빵은 '요조가 만든 호박빵'이 아니라 "자조가 가 쓰게 든 호박빵" 이 올씨다.

 

속으로는 콩을 볶는 에미 심정을 알리 읍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살림규모가 예삿일이 아니다.

일주일에 세 군데를 둘러 봐야하나~~

 

할머니 계신 곳,

아이들 있는 곳,

지방에 있는 남편,.....것도 모자라 내, 일까지(에고고~`)

 

늘 오가며 미어져라 생긴 보퉁이만 들고 다니느라 팔뚝은 쇠심줄이 되고,

 

그래도 품안에 자식이라고,  대가리 애븝 굵어서도 지 엄마에게 뭘 만들어 달라고 호기심 잔뜩 부푼 늠들이 아직은 내게 있으니, 내 품안에 들었으니......흐, 좋긴 하다.

 

그까이꺼 뭐 대충 만들어 쪘떠니

맛도 호박같다.

ㅎㅎㅎ

근데

아무리 봐도

진짜 호박같이 못 생겼다.

호박!

못생겨도 맛만 좋으면 되남?

정말 호박빵이다.

 

호박 많이 먹으면 붓끼도 빠지고 다이어트도 된다는 데, 나는 살만 더 찌게 생겼다.

(지난 밤에 저거 먹고 잤떠이 얼굴만 호박같이 부었음) 

 

 

실패인정/팥소가 포근포근해야는데...마치 단팥죽 같이 되었음..아니 단팥 젤리!! ㅎㅎ~~

 

 

호박쥬스(매우 달콤함)와 함께~~

 


'요리편지 > 간식(빵,과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고구마와 고구마요리  (0) 2007.01.10
딸! 너 좋아하는 귀여운 케잌~  (0) 2006.03.10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0) 2005.10.07
엿강정 만들기/발렌타인데이  (0) 2005.02.14
군고구마  (0) 2004.11.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