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지? 너 맞지?
너지? 너 맞지?
스산한 바람이
내 이마를 선뜻 지나쳤어
근데 말이야
근데..
왜 내 가슴이 섬뜩했는지 알아?
난, 단숨에 바로 너라는 걸 알아차렸어...
그래 너야..
네가 날 장난으로 슬쩍 건드린 거야
네 생각에 눈을 감으면 코끝서부터
찌르르르 온몸이 저려 와...
너 그것 아니?
그리움의 깊이..
그 걸 자로 재 봤느냐고?
옛날엔..
끝 간 데 모를
동굴의 깊이를 서로 우기다가
명주실을 풀어서 썼대...
너, 명주실 타래가
얼마나 긴지 알아?
한 개의 작은 누에고치로 대략, 2000m야
2Km지, 우리말로는 오리, 십리도 못되..
몇 잠에서 힘들게 깨어난 누에고치도
십리도 못 가는.. 줄을 만드는 그리움이야
근데 이상하지?
내 그리움의 타래는
잠을 잘 수록 늘어나지 않아,
언제나 그대로 곁에 있는 널 느껴...
전철을 탔을 때도
넌, 늘 내 맞은편 앞자리에 앉아
빙그레~ 미소 띠며 항상 날 바라보곤 해~~
심지어는 화장실까지도 따라 들어와... 와서는
뭐가 많이 들었는지 늘 묵직한 내 핸드백을 대신 들고 서서
싱긋 웃으며~ "다 봤니?" 그러는데
얼마나 편리한 그리움인지 몰라
가끔,
가끔씩 명치끝이 결리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11월 3일/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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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취----------------선------------------
*postscript.......more
시월의 마지막 밤은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그렇게 뜬눈으로 지새워야 한다기에
쉰하고도 또, 더 보태야하는 서러운 시월의 마지막 날을 맞으며, 보내며...
온 이틀 밤을 지새우고 피곤함에 지쳐 일어난 오늘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내 배게 밑자리에 숨겨진 아주 작은 낙엽,
부슬 부슬 내리는 새벽 비의 소슬함을 견디다 못해 들어왔을까?
너무 곤해서 창문 두들기는 소리도 채 듣지 못했는데...
'너무 미안해~'
11월 3일/이요조
똘이 물그릇에도 낙엽이 담겼다.
똘똘이의 숫총각 외로움은
또 해만 거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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