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롱지이다  











    갈롱지이다.



    갈롱 /【명】 옷 입기에 멋을 내려 하고, 얼굴 모양에 신경을 쓰는 일.

    갈롱지이(기)다 /【동】 멋을 부리다.

    "겉멋을 부리다"의 지역 방언으로 쓰이는 말이다.




    *화사첨족(畵蛇添足)*



    오늘은 내게 스스로 그렇게 말하고 싶다!

    갈롱을 부리려다 사족(蛇足)을 갖다 붙인 꼴이 되고 말았다.

    글은 뒷전이고 갈롱을 좀 지겼더니... 못난 글마저 죽는 듯 한다.

    요즘 바깥에 나가면 특히 중년여자 분들, 목걸이 귀고리.. 반지, 팔찌...

    세트로 걸치지 않은 사람 찾기가 더 귀하다.


    '내게는 젊음이 없으니... 보석만 봐 달라'는 그런 뜻의 갈롱이 아닐지 모르겠다.


    '시월의 마지막 스케치' 그림 글에 낙엽이 떨어지는 갈롱을 부리고 나니...

    허허~~ 내가 봐도 헛웃음이 절로 난다.

    한 열흘 전만 하여도

    마당에 심어진 작은 감나무에 옹 차게도 달린 주홍색 감이 꽃보다 더 예뻤다.

    손님들이 모두 "아니 이 작은 감나무에서??"하며 놀라와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그만... 빨간 감에 질투가 난 감잎이 저도 빨개져서 보아달라 한다.

    그 바람에 감도 잎사귀도 둘 다 때깔을 잃고 말았다.

    쉽게 말하자면 둘 다 죽은 것이다.

    혹시나 글을 쓰면서 갈롱만 잔뜩 들어서 글을 죽이지 않았는지... 생각게 한다.



    봄 벚꽃이 아름다울 땐 잎이 가만히 숨죽이며 지켜보기 때문이다.

    초록 잎이 무성해지면 꽃이 제 빛을 잃는다.

    요즘 밤늦게 거리를 나서면 가로등에 비치는 은행나무의 아름다움이 거의 환상적이다.

    초록이 물러나고 나무가 온통 노란빛이다가 어두운 밤 조명을 받은 가지와 이파리들이

    단 한가지 색깔! 눈이 부신 황금빛으로 변한 은행나무 모습...

    가히 장관이다.

    "그래..바로 그것이야~"

    뭐든 하나에다만 치중하자

    지나친 갈롱은 안 부리느니만 못한 것을....








    2003년 11월 4일, 이요조














.........,,,............................글 쓴 후..........................................












*강원도 철원 대마리(백마고지)민가에서/2002년/가을*







    *별스런 갈롱*



    동치미는 뭐니 뭐니해도 땅에다 독을 파묻고 어우러지게 많이 삭혀야 제 맛이 우러난다.

    근데... 동치미를 유난히 좋아하지만...(물론 올 해도 예년처럼 담글 것이지만)

    무우청을 가지런히 널어 말리는 갈롱이 부리고 싶음은 웬일인지..

    아침부터 허리가 아파 비상약을 먹었는데...그만 설상가상으로,

    아이 방에 장을 하나 옮겨 놓다가 그만 또 뜨끔!! 이런 모양새니...원,

    오늘은 꼭 "우거지를 폼 나게 널어 말려야지~" 하고 며칠 전부터 맘먹은 날인데...

    우거지 사다 널고픈 마음에 무우청이 눈앞에서 오락가락 해쌌는데..

    그만 이상일몽(異牀同夢)?... 빼빼님네 집 앞에 내다 넌, 씨래기 사진을 보니 그만 넘, 속상해~

    난..무우청을 살짝 데쳐내어서 나무에다 긴- 줄하나 매어놓고

    길게 죽..늘어놓고 잘 말리고 싶어 정말이야...

    그리곤 마지막 아쉬운 가을 볕살에 이리저리 곰살맞게 뒤적이는 망중한을 즐기고도 싶어~~

    마치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운동장에 높이 걸린 만국기처럼....

    내 마당에다 씨래기로 치장하고 싶어...

    그 걸 다 못 먹음 ... 나눠먹지 머..웬 걱정이래?

    아님 나눠준다는데, 그것도 푹 삶아 잘 울궈 내어서....

    겨울철에 뜨끈한 씨래기 된장국 싫어하는 사람 어디 있을라구?

    요즘 들어 왜 그런 갈롱이 자꾸만 부리고 싶은지 나도 몰러~~

    아마 이런 게 나이 들어간다는 뜻일까?

    예전 울 엄마 모습 그대로 닮아 간다는 것이,

    해서 '사러 가? 말어??' 들락날락 하기를.. 여러 번...

    "아서라..약값이 더 나가느니... 다음 주에 하지 뭐,"

    단 한 철, 요맘때면 그 것도 잠시잠깐만 무우청을 묶어서 단으로 만들어 팔기 때문이다.

    동치미를 땅에다 묻는다고 했더니..(묻힌 빈 독은 있음)

    엄니와 나만 제외한 식구 모두는 사먹자는 데 입을 모았다.

    "얼마나 먹는다고?" 허리 아프단 소리, 입 밖에도 걸지 말라네,

    그리고 딸은 한 술 더 떠서..."나는 엄마처럼 안 살래요" 하니...

    원...

    오늘 저녁(6시면 컴컴)도 장독대에 나가 뚜껑 위에 떨어진 낙엽을 걷고 동치미를 떠온다.

    딱 보름 전에 담궜던 초롱무우 동치미가 아삭아삭 맛나게 곰삭았다.

    이런데..날더러 사먹으라고??

    지난 밤...

    배고프다며 막내가 치킨을 사와서 먹다가... 동치미랑..얼마나 맛있게 먹었는데...

    내가 왜 이 짓을 그만둬야 하지? 왜??

    글쎄!!

    나, 죽을 때 죽더라도 갈롱 부리다가 죽을래,




    2003년 11월 4일,






흐흐 근데 독이 솔직히 넘..먼지탔다. 매일같이 닦을 수도 없고...
갈롱은 아무나 부리나... 엄청 부지런해야지~~
그리고 꽃가지도 약간 피었네요.
이젠 다 익었고 절반은 먹었으니 나머진 퍼서 들여놔야지요.
진짜배기 동치미 익을 때까지 먹을라믄...




*또, 한 갈롱이 나서 개다리 소반위에 동치미를 떠놓고*






The Rain 의 Never Cry






-----------------절----------------취----------------선------------------













동치미는 입동 전에 담아야 한다고 친정어머님께 귀가 닳도록 배웠었는데

그래야 동짓날 팥죽과 함께 먹을 때, 제 맛이 든다고

늘, 일러 주셨건만

드디어 일주일 뒤 11월 15일 오후,


동치미 꺼리를 사왔습니다.

소원이던 무우청도 물론 사왔지요.

덕장?(고장난 빨래건조대)에다 내다 널어놓고

11월 17일 이틀 뒤...꾸덕 꾸덕 잘 마르고 있슴돠 참고로 두 단(한 단에 3000원어치)


...............








동치미 무우 10000원어치 사 와서는 먹을 입을 생각하면

좀 많은 것 같아 너댓뿌리 빼 돌리고 절여두었습니다.

땅 속 항아리(16일)에...

내일쯤 약간의 양념과 함께 물만 부으면 이젠 끝입니다.




음력 세 안에 꽃가지 번져나기 전에,

남은 것 퍼다가 냉장고에 잘두면 여름까지도 걱정없습니다.

동치미 드시러들 오세요.

얼음이 서걱한 동치미 국물에 국수 말아 드릴께요~~

잘 익은 동치미 무우를 냉면 무처럼 얇고 길죽하니 썰어서

잘 삶은 돼지 편육을 함께 넣고 겨자장에

새콤 달콤하게 버무린 무침이 제, 주 특기거든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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