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
외도
요즈음, 엉뚱한 짓이 하고싶어 글도 잘 써지질 않는다.
바느질........퀼트, 누가 또 그러겠지 '갈롱'이 도졌나 보다고,
오래전부터 예쁜 색깔의 silk천을 모아왔다. 바느질에 푹 빠져 보려고 ... 근데... 때 맞춰 명주솜이 생겼다. 아주 얇프당한 차렵 이불이라도 만들고 싶다. 조신하게 정성껏 내 손으로 기운,
온몸이 하고싶은 안달로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퀼트카페를 찾았다. 그 것도 배워야 한다기에, ........
퀼트도 예술이네 마음이 흔들린다. 예리 공포증이 있는 내가 해낼 수가 있을까?
*바느질*
다가 올 겨울, 흰 눈이 펑펑 쏟아지면 아무데도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만 갇혀 오로지 바느질만 하며 지내고 싶다.
딱, 석 달간만 그렇게 지나노라면 바늘을 쥔 내 손가락 끝으로 한 땀 한 땀 떠 갈 때마다 빈-가슴 꽃잎으로 하롱하롱 메워지고
은폐된 내 그리움의 밀실, 어두운 동굴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오면 봄은 그제사 마구 한창이겄다.
이요조 2003, 11월14
입으로만 끝낸 퀼트
감히 내가 그 어려운 퀼트를 손 대 보겠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주제를 알아야지
초보라 일단 배우러 다녀야 한다는데... 눈 온 겨울 어디를 나다니기엔 딱 질색이고 (야심한 밤 빙판길에 슬라이딩..겨우 죽음을 모면한 덕분에/눈 무지 많이 온 2000년 12월)
이번에 우리 집에 다녀 간 부산언니에게 동안 퀼트를 꿈꾸며 모아둔 오색영롱한 '실크사틴'을 몽땅 줘 버렸다. 주고나니 이렇게 홀가분 할 수가, 실은 언니를 생각해서 그냥 추려둔 것이지(모아둔 게 아니고) 그 게 어느날 욕심으로 다가와 언감생심 나도 바느질을 하겠다고 뗏짱을 부려본 거였으니.... 바늘이 두려운 '예리공포증'은 어쩌고??
우리 친정엄니는 문밖에도 나댕기지 않는 분이셨다.
관광이라곤 모르고 돌아가셨으니 기껏해야 미싱을 가지고 노시는 게 유일한 낙이셨다. 암홀을 알리 없어도 우리들에게 꽃무늬도 예쁜 간땅꾸..브라우스등,,잠옷도 만들어 입히셨다. 물론 겨울이면 뜨게질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고,
독수리 오형제를 여자는 빨강 남자는 하늘색 융으로 해 입히시곤... 아마도 행복해 하셨으리라~~ 그 게 취미셨다. (옛날엔 고운 융이 무지 흔했던 것 같다)
나는 미싱이라야 겅중겅중 직선으로 밖에 박을 줄 모르는데...
얼마 전 부산, 언니네 갔더니 언니가 나를 작은 방으로 와 보란다
무심코 따라 들어 갔다가... 우와~~ 나는 탄성을 질렀다. 세상에나 난 돈주고 산 물건인줄 알았다.
한복집에서 조각천을 얻어다 만들어 논 밥상보..베게잇....
"니 엄마 닮았네?" 그러면서 부러워서 뒤적거리기만 했지
욕심많은 난 그래도 그 것 하나 달라는 소린 차마 안했다.
힘들게 만든 것 실컷 자랑 좀 하고 살으라고....나중에 많이 만들어서 주겠단다
난 "응"하고 건성 대답했다.
이번엔 며느리가 첫 친손녀를 안겨서... 며느리가 1월 달에 출근하면 애기를 봐줘야 한단다 (바보!! 고생을 싸서 하는구먼) 제법 조각천 보퉁이가 큰데도 언니는 분당 조카네 가는 버스에 올랐다. (조계사 앞까지만 데려다 줌)
"응, 실크 바느질은 양 사이에 신문지를 넣고 박으믄 돼..그런 다음 뜯어내믄 돼~~" 이론만 훤한 나는 언니를 가르친다.
가는 언니 뒤에다 대고 한마디는 했다.
"잘 되면 나 하나 만들어 주든지..~~"
이로써... 올겨울 바늘귀를 부여잡고 눈 찡그리는 일은 이제 하지 않아도 된다.
아..
어깨가 왜 이리 시원하게 펴지는 걸까??
퀼트여 안녕~~
대책없는 나의 갈롱이여 영원히 안녕~~~~~
이요조 2003, 12월03
일본작가들의 퀼트 작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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