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성경








    크리스마스!
    12월 캘린더만 넘겨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12월25일이 다가오면서 들뜨는 마음은 신자와 비신자의 구분이 없이,
    실상은 24일이 더 더욱 설레는 것은
    막상 25일인 성탄절 보다 24일 이브 날이 더 축복 속에 설레는 날 같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서 이브는
    previous evening에서의 eve 즉 전날 밤이란 뜻이랍니다.

    이브는 예수님 오시기 전날을 축복하고 25일은 오신 날을 축하하는 날이지요.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색깔은 하얀색, 빨간색, 녹색이 있는데

    하얀색은 순수와 순결을,
    빨간색은 사랑과 희생을,
    녹색은 희망과 영원한 생명을 나타냅니다.

    어떤 분들은 하얀색은 눈을 상징하고
    녹색은 트리를 상징하고 빨강하면 산타클로스가 떠오른다고들 하였는데
    아무튼 세 가지 색깔은 크리스마스를 잘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축복의 날
    12월 24일, 바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크리스마스 이브 날입니다.

    저희집 어머님은 새벽송도는 찬양꾼들에게 뭘 대접 할꺼냐고
    오늘만 해도 제게 벌써 몇 번째 물어 보십니다.

    신앙심이 거의 토템에 가까울 정도로 맹목적이신 우리 어머님,
    아버님 돌아가시고 시골집을 정리하면서
    고장나서 새로 개비한지 얼마 안된 냉장고도 두고 오면서...

    몇 가지 챙겨서 가져온 것 중에
    두 가지,
    다 낡은 성경책과...
    요철부분이 다 닳아져 없어진...해서
    다시 칼로 금을 그어서 사용하신 흔적이 역력한 어머님의 빨래판,

    이 두 가지는 도저히 버리고 올 수 없었던 몇 가지 물건들 중에 하나입니다.

    어머님(김, 의字 식字)이름도 선명한 손때 묻은 성경책은 비 맞아 얼룩진 흔적과
    나달 나달 떨어져서는 그래도 성경책 표지가 검은 색이라
    전선테이프를 구해 다가 바르신 거하며 성경전서 글이 지워진 모습하며

    언젯적부터 갖고 계셨는지 본인도 이젠 모른 다시는데...
    뒷면 인쇄 발행일은 1971년 시월 십일로 되어있으니
    며칠 후면 34살배기로 치닫고 있는 중년의 책인 셈입니다.

    책갈피 끈이(서표) 다 닳아져 다른 실로 엮어 보태어 매달린 것하며....
    그 마음 씀씀이에 내 어찌.. 어머님의 성경책을 묵은 짐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쉬- 내다버리고 올 수 있겠는지요.

    어머님의 빨래판... 성경책과 빨래판이 무슨 상관이랴 하시겠지만
    무언의 가르치심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절약 검소~
    빨래판 금이 다 닳아지도록 쓰시고는, 새로 그어 논 금이 다시 닳도록
    그렇게 물건을 써 본 적이 있는 가고?

    훗날..아이들에게 본보기로 보여줄 심산으로 챙겨두었습니다.

    우리 집엔 그런 저런 사연들을 가진 묵은 물건들이 많은지라
    잠시 잊고 있었는데...물 방망이는 삶은 빨래에 간혹 쓰고 있지만
    빨래판이 보이질 않는 것입니다.
    오늘 마침 생각이 나서 마당을 온통 헤집고 다녔더니...
    뒤란에(뒷마당) 무엇을 받쳐두는데..쓰였지 뭡니까
    아마도 남편이나 아이들이 그리한 모양입니다.

    어머님은 얼마나 평소 알뜰함이 몸에 배이셨는지, 우리들이 미처 화장실 문도
    채 닫기 전에 "불 꺼라" 그러십니다.

    어떨 땐..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지만.. 아마도 아니 계신다면 참으로 귀한 말씀이
    될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틈만 나시면 "가족예빼드리자" 는 성화와
    매 번 식사 때마다 장황한 기도에 짓눌려
    나름대로들 바쁜.. 젊은이들이 항의하는 바람에

    각자 개인 기도하기로 약조를 어렵사리 받아 내었건만...
    우리 집에 친지분들이 오시면... 으례껏 어머님의 기도를 기다리시는 모습들,

    손님 앞에다 찻상을 두고도 장황한 기도를 하시는 어머님~~

    이젠 우린 늘 듣던 어머님의 한치의 오차도 없는 마치 녹음 테잎처럼 정해진 기도를 들으며
    식상해 하지만...

    아무리 어눌하고 똑같은 반복의 기도라해도
    자식들에게 그 부모의 기도는 생명수 같다 하였을까

    어머님.. 죄송합니다.
    늘 도살장에 끌려가듯 가는 이 우둔한 신앙이 언제쯤이면 다시 환한 빛으로
    봄날이듯 새 눈이 움터 오를까요?


    글/이요조
    photo by yojo
















     
    빨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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