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강




    두 강물 아우라져

    사랑으로 빚던 쪽빛

    별리(別離)의

    情을두고

    이 시리게 푸른 강은

    그리움 휘감아 등 뒤

    여울목에 감추고



    제 스스로 보태는

    설움의 저 깊이를

    회한은 갈대 숲을

    바람으로 서성인다

    이제는

    울지 말아라

    바람 노래 들으렴



    흐르는 강물 위에

    부서지는 달빛으로

    지어 둔 슬픈 詩는

    모두 실어

    배 띄워라

    떠가다

    풍랑 만나면

    눈물로 가라앉을,

    ........





    시조:이요조











    가라 앉지 않은 이별의 슬픔이여!



    계곡따라 흐르는 푸른 강물

    차거운 이별의 정 때문에

    몸부림치며 딩굴다

    돌뿌리에 스친 멍 자욱 인걸


    그렇게 아픈 고통이

    푸르게 시린데 붓끝에 찍혀

    슬픈 시 한수 지어본들

    푸른 눈물 멈출수 있을까?


    바람불어 풍랑일면

    갈아 앉을까 했더니만

    자맥질은 언제 익혔든가

    자꾸만 파도위로....


    슬픈 이별이여.....

    슬픈 이별이여.....





    (444호의 답글) 청학님/미루골 빈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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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4답글의 445/간절한 기도

    여울목에서도 가라앉지 못하는 슬픔이여~~



    꼬리글
    주객전도라고 할 만큼의
    정성으로 써 주신 님의 좋은 답글을 받은 감동은
    한 줄기 양심은 남아서 눈물이 핑~ 돈다.

    모순...
    곧 숨 넘어 갈 듯..
    너더분한 글로 뇌까리며 님들을 우롱하는
    나는 곧 잘 안일하고 태평하다 낙천주의자다.
    허허야치며 수다나 즐기는 모습의
    누가봐도 영낙없는 뒷 동네 반장 아줌마다.
    이제사 노력하여 얻은 ..아니지 피나게 득도? 한 결과,
    근데.. 왜 웃고 있어도 우는것일까?
    내 모습은?


    천성이다.
    걸뱅이 서답 널리듯...
    쓸모없이 너저분한 누더기
    그 넘의 감성이 헤퍼서 .. 헤퍼서...
    퍼 대다보면,


    지금은
    그냥 만나면...
    지극히 맘 좋아 보이는 넉넉한 젊은 할머니일 뿐인데,
    어디서부터 잘못 엮이어 졌을까?


    이 우울한 서슬 푸른 강의
    여울목을 가슴에 숨기고 살아옴은...


    그렇게 깔깔거리며 성장하진 않았다.
    언제나 꾸어다 논 보릿자루였다.
    무거웠다기보다 장중했더란다.
    좋은 말로는 점잖하더란다..
    심술이 좀 있어서 그렇지,


    유아기부터
    잘 울지도 않더란다.
    배만 고프지 않으면,
    그 때 못 울었던 울음이 쌓여서
    아마도 강으로 흐르나보다.


    어린 성장기에도
    이유없이 저 혼자서도 곧 잘 맘은 늘 무거웠다.
    천상 가슴에 슬픔의 여울목을 담고 태어났나 보다.


    내가 어른이 되어 내 아이를 키우면서
    티뷔 앞에 깔깔거리는 내 새끼를 나무라고 나무랐다.
    경망스럽다고...


    그 댓가로 그 아이는 말을 잃었다.
    깔깔거리던 웃음소리도 잃었다.
    내게 엄마? 라는 확인 말만, 전화 걸 때 외에는 쓰지 않는 아이로
    만든.. 철딱서니 없는 바보 엄마...


    유난한 삶의 엄살쟁이...
    엄살의 왕수다...
    여러사람에게 우울의 바이러스를 퍼트리며
    무지 아픈척 소스라치는 호들갑쟁이~~


    침묵으로 성장한
    내 평생의 저 밑바닥 이끼 낀 음울한
    울음의 메아리가 돌고 돌아 나오는 소린가?
    그냥.. 일없이 쟁여 두었던 숱한 말들이
    결석이 되어 내 가슴을 아프게
    짓누르는 것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별리(別離)가 아니던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 꾸어 보는 사랑이 아니던가?


    엄살일까?
    정말 아팠을까?
    글로 글로 징징 짜지 않으면 살 수 없을까?


    마음은 소싯적부터 그랬다.
    뭔가로부터 늘 갈급했다.
    늘 갈증에 시달려왔다.
    지금도 나는 조갈증에 걸린 사람마냥
    물컵을 들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


    무섭다.
    내가 바싹 마르다 못해 낙엽처럼
    소리내며 바스라질 것만 같기 때문이다.
    무섭다.


    물이, 물이 육신을 채우지 않으면
    속에서 불이 나서는 나 자신을 활활 연소시키고
    곁에 있는 모두에게도 옮겨 붙을 것 같아
    난 물을 늘 마신다.


    어떨 때는 컴텨 부근에 물 컵이 세 개나 있을 때도 있다.
    벌컥 벌컥 들이킨 물이 모여 넘실댄다...

    푸른 강으로..혹은 눈물로.....

    아픈데도 없으면서 늘 꾸준히 아파왔다.
    별일도 없는데..
    잔 병은 늘 나를 지배했다.
    몸은 그냥 되는대로 풍선처럼 부풀리며 자학했다.

    나 자신도 나를 믿지 못할 불안감에
    차라리 스스로 내린 자가 처방이였다.

    그리고 늘 무언가와 꾸준히 이별하며 살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부모님을 이별하던 날도
    하늘이 캄캄하게 사라져야 하는데
    주유소는 여전히 환한 불을 밝히고
    차들은 도로를 빵빵 거리며 질주를하고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게 잘 굴러가던
    도무지 믿기지 않던 현실...


    사랑하던 사람들과 원하든 원치않든
    가슴 무너지는 이별을 하고..하고..

    그리고 늘 다시 새로운 만남을...사랑을 꿈꾸어 왔다.

    다시 사랑할 강아지를 구하고
    내가 미치도록 빠져들.. 일감을 구하고
    산을 올라도 나는 늘 혼자였다.
    천천히 사랑을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올랐다.


    영원한 사랑을 서약한 남편을 두고
    내가 사랑해야 할 자식을 여럿두고
    내가 도리를 다 해야할 부모님을 두고...


    그런데.. 그런데..
    다 두고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음은
    또 어인일인지...


    사랑한다던 강아지는 윽박지르고
    산을 사랑한다며.. 말로만, 게으르고
    자식들에게 과연 얼마나 야무진 엄마노릇을 해냈는지?
    남편의 가슴에 덜 채워진 못난 아내로 살며
    내 부모 가슴에 상채기를 내던 날도 숱한 채...


    아..
    미망(迷妄)이여
    언제쯤..
    나는 이 미망(迷妄)에서 벗어날 것인지...


    아무리 슬픈듯..
    아픈듯..
    사랑이듯..
    그림을 그려도
    詩를 써도 위선인 것을...


    무엇이 그리도 쌓인 게 많은지..
    가라앉지 못하는 욕망들이여~
    오욕칠정에 눈 멀어 괴로운
    차마 보잘것없는
    채 2m의 길이도 안되는 이슬같은 생명의
    미망이여~~


    나,
    오늘 내 죄를 알고
    무릎을 꿇건만...

    무릎 꿇건만...


    죽어도 못다 죽는 성정(性情)을
    불길에 던지소서~
    원하신다면
    기꺼이 내 육신까지도
    불길에 활활 태우소서~

    그리하소서~~

    다시 태어 날 때는
    맑게 우는 파랑새로
    날게 하소서~


    맑은 울음 소리로 우는...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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