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The Virgin of the Rocks Underdrawing, Leonardo da vinci

글 : 이정하 作 <바보같은 사랑>

돌이켜보니, 사랑에는 기다리는 일이 9할을 넘었다.
어쩌다 한번 마주칠 그 순간을 위해 피를 말리는 기다림 같은 것.
그 기다림 속에서 아아 내 사랑은, 내 젊음은 덧없이 저물었다.

하기야 기다리는 그 사람이 오기만 한다면야
어떠한 고난도 감내할 일이지만
오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마냥 기다리고만 있었던 우직스러움.

그래, 사랑은 그런 우직한 사람만 하는 거다.

셈이 빠르고 계산에 능한 사람은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사랑에 빠진 척 얼굴만 찌푸리고 있지
잘 살펴보면 언제라도 달아날 궁리만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 사랑은 그런 우직한 사람만 하는 거다.
남들은 미쳤다고 하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오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그대가 오기 전까지는 결코 한 발자국도 떼지 않는 미련한 사람들.

그래, 사랑은 그런 우직한 사람만 하는 거다.

모든 걸 잃는다 해도 스스로 작정한 일, 떨어질 줄 뻔히 알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제 한 몸 불태우는 단풍잎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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