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오른 손.
*참으로
희안한 일입니다.
제 오른 손이 광채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여태까지....
나를 버리고 다른이들을 위해
희생하기만 하던 손......
이제 일부분 나를 위해서도
생각하며 살기로 했다고 작정한 순간,
난,
더 이상 나를 방치할 수 없었습니다.
난,
나를 위해서도 살아야 할 날이 있어야 함을...
어느날 갑자기
바뀐 주인 태도에
내 오른 손은
코먹은 소리로 맹맹거리며..
"웬일이니"를
마지막 소리로 동면에 들어갔습니다.
나의 오른 손은 이제
나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느라....
제법 건방져졌습니다.
오늘 손톱에 메니큐어도 발라 주었어요.
다른 때 같으면 씻지 않고 넘어 갈 일도
비누질 뽀도독~~ 해 대며
매끌 매끌 부벼서 씻고 또 씻었습니다.
고생만 했던 손.....
텃 밭, 흙일이나,
쨍한 찬 물에도 장갑하나 흔하게 베풀지 못했던 주인의 횡포,
아~ 돌이켜 보니....
왜 그리 불쌍한지요.
로션도 듬뿍 발라 주었습니다.
언제나 호강만 하던 왼손을 나무라며...
오른 손을 ...
힘 든 오른손을 주물러 주라고 그랬습니다.
명령했습니다.
진작에 그럴걸..
편애한 제 잘못입니다.
어느 날,
편하기만 했던 왼 손이 징계에서 풀려 나는 날,
전,
오른 손에게 깊은 입맞춤을 할 것입니다.
이제 다소나마
위안이 되었냐고 다정스레 물으며....
어제는 잠 들 때에도...
제 오른손을 꼬옥 감싸고 잠이 들었습니다.
제 오른 손은 조금은 못나고...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늘 가슴이 아픈...
바로 나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조금만 쓰다듬고,
조금만 애정을 기우리고,
조금만 꼬옥 잡아만 주어도,
빛이 나는 것을...
윤택해지는 것을...
난
무심하게도
무시해 왔습니다.
모른척,
무관심으로,
혹은 핍박으로,
학대해 왔습니다.
"죽으면 썩어질 것이라고"
거칠어진 만큼....
상대적으로 생활은 기름졌습니다.
더러워진 만큼,
생활은 안락해졌습니다.
아~~
나는 나를 방치하였습니다.
나는 나를 돌보지 않았습니다.
이제라도 사랑하렵니다.
나를 사랑하고....
못나고 어눌한 부분을
더욱, 감싸며....
이젠,
나나
내 오른 손의 자리를
확실히 비워 두렵니다.
당당한
내 몫으로....
오른 손에게 바치는 음악선물
며칠 또 못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별 일은 아니구요.
아이가 아팠을 적에...
핀(장형욋과) 넣은 것 빼러 갑니다.
조금의 변수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도해 주세요.
정말 며칠만에 나올 수 있게끔....
아무런 나쁜 일이 없게 되기를....
다녀와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간단할 것 같으면서도....
조금은 ... 위험 소지가 있는...
정말 말못할 일입니다.
다녀 온 후,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요.
며칠 안에 무사귀환을.....
미루나무/ 이요조.
* 그림이라 실물하고 다름(성형조작, 필터축소,잡티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