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막을 내렸다. 이순신이 향수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그를 예찬하는 현상은 오늘 정치인들에 등을 돌린 민심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경기침체와 우울한 현실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은 이순신같은 영웅을 갈망하고 있다.  그는 권력다툼에 빠지지 않았고 백성들과 나라의 안위를 생각하면서 노량해전에 온몸을 던졌다. 요즘 ‘이순신 신드롬’은 정치,경제, 문화 여러 영역에서 활발하다. 이순신에게서 바람직한 지도자상을 그리고, 경제인들은 이순신에게서 CEO 의 자질을 배우자고 한다. 오늘의 현실을 보여주듯이  선조는 당파싸움에 휘말려 이순신을 의심하고 제거하려한다.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답답한 군주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순신은 부하들을 사랑했고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싸웠다. 그는 세태에 영합하지 않고 우직스럽게 나라에 충성하는 삶을 살았다. 이순신은 무과에 급제 하였으나 벼슬을 하기 위해 권세가의 집을 찾아다니지 않았다. 당시는 대과에 급제해도 권세나 세도의 문중에 드나들지 않거나 끄나풀을 잡지 못하면 벼슬에 오르지 못하던 때였다. 당시 율곡 이이가 이조판서가 되어 공의 사람됨을 알고 만나자고 사람을 보냈으나 끝내 사양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애석해 하자 이순신은 “일가간에는 서로 볼 수 있지만, 그 분이 지금 상당한 지위인 이조판서로 있기 때문에 만날 수 없다.”고 했다. 그의 올곧은 선비정신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순신은 무공으로 이름을 떨쳤을 뿐 아니라 지덕을 겸비하였던 문인이기도 했다. 그가 남긴 시조에서 그의 재능과 뛰어난 시인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바닷가 저무는 가을빛에
   추위에 기러기 높이 날아 진을 쳤도다.
   근심하는 마음에 잠 못 이루는 밤
   새벽달만 활과 칼에 비치는 도다.

  해진 영중에서 나라 걱정을 하느라 가을 풍경 속 저녁놀 비끼는 하늘의 안행에도 전진을 연상하고 잠 못 이루어 엎치락뒤치락 하는 새벽에  싸늘한 달빛이 활과 칼날에 비치는 것을 예리한 시적감각으로 표현했다.
  그의 시조에서 애끓는 애국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한산 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그가 효자였던 것은 난중일기 속에서도 잘 나타난다. 어머니의 별세 소식을 듣고 통곡하며
“인군에게 충성을 다했으나 죄를 받았고, 어버이에게 효도하고자 했더니 어버이 또한 가셨도다!”

  오늘 이 시대는 이순신 같은 인물을 갈망하고 있다. 모처럼 한국인의 가슴에 피어오른 이순신신드롬이 모든 분야에 확장되어 나라를 사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들이 많이 배출되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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