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카메라를 들이대고

팔소매를 둥둥 걷어부친 멍든 팔뚝을 찍다 말고

몸을 비트니..

우씨..삭신이 더 쑤시고 아프네.

카메라로.. 시퍼렇게 멍든 팔뚝을 찍으면??

폭행남편을 고소해 볼려고??

그래서 유행따라 이 나이에 '황혼이혼'을 쫌 해 볼라꼬??

 

에이 그런 이유람 차라리 개안겠따.

지가 지몸을 지탱못해서 쩍 팔리게 쭈르르 미끄러졌다.

슬라이딩...것 까진 봐 줄만 한데..

중심을 못잡고 허부적대다 화장실 문에다 오른 쪽 팔을 부딪치고

거구의 관성을 이기지 못하야 덤프트럭처럼 앞으로(이상한 자세로)

더 돌진(정확히 120cm)... 돌담을 머리통으로 정면 격파...

흐흑ㅎ~ 벽에 기대선 채 십여분을 거기 그렇게 꼼딱읍씨 서 있었다.

 

옛날 멜로 영화에 문희나 남정임이 숨겨온 과거가 들통나자 시엄니에게

청천벽력으로 쪼끼날 때 기둥 뿌리를 부여잡고 구슬피 우는 바로 그 모션으로...

그러나 '끼륵' 소리조차도 몬내 지르고.. 가만 엎어져 지둘렸따.

아마도 빵꾸가 심히 났으면 얼굴로 무언가 진뜩하나 한 두 줄기 흘러 나릴터인데  불행중 다행인지 그런건 읍꼬,

어디가서 담배를 한 대 피워봐야 알제..
딴 데가 터졌나 안터졌나...분명 연기가 샐 것 가튼디,

방으로 슬슬 기어 들어가니 썰썰 끓는 방인데도
우짠지 으슬 으슬 한기마저 든다.

초급할매 필수품, 파스를 찾아내서 여기저기 붙이고 보니..
금새 안부친 자리로도 잉크빛 멍이 삐져 나오고 있다.

히히~ 골다공증은 아직 아닌가 보다.
오늘 스스로 진단한, 학실한 테스트 결과로 미루어보건데

그 정도루다 깨박쳤으면 밥 비벼 먹고 난 후, 빡빡 씻어 잘 말려 둔 얇은 박 바가지처럼

와지작! 바스러지진 않아도

어디가 분명 부러지거나 깨져얄텐데...멀쩡하긴 하네..거 참!


'에고고 내 죽네' 소리라도 질러보믄 한결 낫겄지만 여럿의 입찬 공박이 차마 두려워서 내색도 몬하고

 "끙~" 한마디로 일단락 짓고 들누운 내 신세여~~

 

무게 중심을 못 잡으면 브레이크라도 학실허든지,

둘 중 하나는 제대로 해얄것 아녀,

 

먹는게 남는것

 

 

일년에 두 번!

그리운 죽마고우, 친구를 만나 본다는 것,

(우린 전국에 골고루 분포해 있다)
모두는 소풍 떠나기 전날 밤처럼 밤 잠을 설친다고 한다, 매 번...

이번에 모임의 모든 준비를 하는 나는 설레임도 없이 고단해서 잘 자고 났지만
무리한 준비?로 그런지 출발 아침부터 어깨에 담이 붙은 나,

어깨가 아프니 목도 돌릴 수 없을 지경으로 힘들었지만
지난 밤 한숨도 못잤다는 냄편을 위한 6시간 소요의 운전에 2시간은
줌마의 질긴 오기와 헌신봉사로 보태어졌다.

나만 비실거리는가 했더니 만난 아줌마들 다들 그런다.
오십넘은 줌마들이 뜨거운 방바닥에 줄줄이 드러눕기 바쁘다.
그래도 꽃이라고 노래방 기기를 틀고는 윗채에서 올라오라고 난리다.
관객이 있어야 노래가 매끄럽다나..머라나...

여자들은 한 방에 드러누워 구경하고 남자들 몇명만 노래 부르기에 열?을 올려보지만
나머지는 마당에서 먹는 게 남는다며 먹기에만 급급하고...
공갈협박에 못이겨 올라와서 들누워 억지 손뼉부대까진 동원시켰는데
우째 다들 시들하다.
"우리 이러다가 10년 뒤에는 어떨까? 지금도 드러누워 마지못해 손뼉 쳐 주는데..."
노래를 부르는 할배들은 꾸부정 할테고..우리들 모습은? 지금도 들어 누웠는데..
"우덜 후제 어떤 모습일까?" 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ㅋㅋㅋㅋㅎㅎㅎㅎ 꺄르르르르ㄹ~~"

갑작스런 여자들 웃음에 남자들, 자기들 노래가 멋져서 그런지 알고 이젠 춤까지 너풀너풀~~ "

 

 

어이~ 이요조!! 몬 일어나나!! 여자들 참말로 이랄래??"

" 어이구..고물들!!"

"칫! 뭔소리.. 이래뵈도 바깥에 나가믄 아직은.."

"뭔소리 해쌌노.. 우리니깐..그나마 봐주제..."

 

아내들 끼리도 벌써 30년 가까이 만나보는 우리들, 만나면 더 없이 좋고..

격의 없는 부부들,

아이들처럼 괜시리 시비걸고 윽박지르고.....너 나 없이 꼴통짓을 서슴치 않는다.

 

커피를 탄다.

손쉬운 인스탄트다.

"어이..난 설탕 빼 도고(다오)"

"미친눔..당뇨도 업슴써..머 짜다라 오래 살끼라꼬"

아예 탈탈 더 털어 건네려하자.

내가 재빨리 내 설탕마저 남겨 것 따다가 보탠다.

멋도 모르고 마시다가

'어이! 이요조! 이수암! 너그들 참말로 그랄래??'

 

설탕을 곱빼기로 타준 공범들...

"흐흐~~ 우리 둘다 李가제.. 심술 하난 끝내준다 아이가? 그자?'

 

모이면 악똥!!

흩어지면 초로의 신사들!!

아무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곳에서 우리들은 영낙없는 얼라들이 된다.

어언 냄편들이 60을 가까이 바라보는 나이들이 되어가고...

빠르면 버시로 할배, 할매들이 되었다고 자랑을 해싸니~~ 원,

올 해도 두 사람이 정년퇴직을 바라보고....

 

꽃같이 곱던 샤악시들은 뜨신 곳을 찾아 들눕기 바쁜 할매들이 되어가네,

 

아! 아끕따!

내 청춘!

 

"청춘을 돌리도고!"

 

 

신 난..악동

 

 

 

 

 


   

브람스 교향곡 제 4번 Op. 98 1악장







* 다녀왔습니다.

닉을 duster에서 이요조로 환원하였습니다.

본시 다음(daum)닉이 '이요조' 였었는데... 교회카페를 만들어 뭘 하느라,

이름 알리기가 싫었습니다.

해서 duster라 쓰고 비공개로 할려했더니...

제 일이 영 불편했습니다.

 

.........

 

해서 다시 원대복귀 시켰습니다.

제 본명을 다음 아이디로,.... 감사합니다.

 

 

 

 

이요조.

 









 

'여행발전소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이 오는 길목  (0) 2005.04.11
송이버섯과 친구들  (0) 2004.09.23
그 섬에 가고 싶다/해금강  (0) 2003.07.23
한려수도  (0) 2003.07.14
거제 포로수용소의 엉겅퀴꽃의 조시(弔詩)  (0) 2003.06.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