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너머 마당끝에 자귀나무는 이파리들을 움츠리고 저녁 노을을 기다리고 있구요.
솜털 같은 꽃이 피어 오르고
수박 같은 향기를 내놓으면
그 그늘 아래에서 또 하늘을 올려다 봐야겠습니다...
네...합환화...님이 얘기하던 "연지분솔 꽃"
이파리와 꽃잎 따다가
노란 봉투에 넣어서 요조님께로 보냈어요~~~
우표에 침 딱! 발라서...
지금쯤 편지지 속에 갇히고 우체부 아저씨 가방속에 갇히고...
봄하늘님 편지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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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그 꽃을 보내오면 난 소중한 그 꽃닢을
정성스레 달여서 나눠 먹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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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내 타블렛 그림판 프로그램은 얼마전 바이러스로 다 삭제되고.....
그냥 그림판은
마우스 고장으로 다른 (묵은) 컴 마우스를 떼 와서 부쳐놨더니...
스크롤-바도 없고 마우스는 말 안듣는 개구쟁이처럼 영 -얼빵하다(?)
얘를 가지고 무슨 그림을 그리나?
그래도 요즘 대충 그렸지만......
정교한 식물을 그리기엔 어림턱도 없다.
자귀나무~~~
나는 이 나무를 얼마나 흠모했는지 모른다.
어렸을 적 산에 가면 지천으로 널린게 이 나무였다.
여름 내내 피는 꽃은 마치 연지 분솔같아서
어린 우리는 소꿉장난 할 때마다 붉은 그 꽃을 따서는...
새각시 단장처럼 곱게 연지 바르는 흉내를 곧잘 내곤 했었다.
그 향내가 수박 냄새가 나는지는 잊어버렸다.
저녁이 되면 앙옆으로 난 잎들은 마주보며 사이좋게 잎을 오므린다.
그래서 일명 합환화라고도 했다.
집안 정원에다 두면...
그 집 두 부부사이가 금슬이 좋아진다는 나무....
난, 이 나무에 눈독을 그리 들였건만...
그 나무는 아직도 심질 못했다.
아마 그 나무로하여...
난 좀 더 나은 부부사이를 염원했는지도 모를일이다.
어느날 친구랑 기차여행을 하며...
(경원선...의정부 에서 신탄리 가는 최북단의 기차/고대산 가는길...)
전곡역 어드메쯤 집 마당에 그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서 드리워진 집을 보았다.
내가 말했다.
"야~ 우리 여기서 내리자"
'왜?"
"응, 저 집 보이지.....자귀나무가 무성한....."
"응 보여 그래서?"
"내려서 그 집가서 우리 물어보자....
정말 이 나무 심고 이집 부부들 금슬이 좋아졌어요? 하고...."
친구와 나는 까르르르 웃고 말았지만...
그 웃음 뒤의 여운이라니...
우린 둘 다.....
같은 소원을 소망하고 있었기에.....
제발 의견 대립 없이 사이좋게 알콩달콩 살고 싶다.
얼마 남지 않은 생을( 함께 살아 갈 날이.... )
누군들 안 그러랴마는,
아~~
오늘은 자귀나무라도 그림으로 그려
바람벽에다
붙여놓고 싶다.
부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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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자귀나무에 숨은 이야기를 보내 오셨습니다.
(그 분께 감사드리며......이 글을 옯깁니다.)
혹 자귀나무에 숨은 이야기 아시나요?
황소같이 힘이 센 '장고'라는 청년이 자귀나무꽃이 만발한 길을
따라 가다가 만난 처녀에게 언덕을 넘어 돌아가면서
꽃 한송이를 따서 구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잘 살던 어느...날,
'장고'가 술집 과부의 유혹에 빠져 그만 집에 돌아오지 않자
'장고'의 아내는 백일 기도를 드리고 백일 째 되던 날 산신령이 꿈에 나타나서
"언덕위의 꽃을 따다 방안에 두어라" 했다지요.
그 날 밤 늦게 돌아온'장고'는 그 꽃을 보고 옛 추억을 떠올리고
아내의 지극한 사랑을 깨달았다는 이야기.
*나뭇 잎새 만으로도 해만 지면 다정스레 마주 닫는 부부애를 상징 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교훈적인 이야기까지 숨어있을 줄이야........
이 시대는 부부 상호간에 사랑과 신의의 존재가 위험 수위 라고들 그런다.
夫婦愛不感症 시대에 우리 모두 가슴에 자귀나무 한 그루씩,
뿌리 내리도록, 그렇게 심어 보았으면.................***
글/이 요조
◈ 자귀나무 ◈
아시아 원산으로 콩과에 딸린 낙엽관목이다.
키는 5m쯤 자라고 여름철에 우산모양의 화려한 꽃이 피었다가
10월에 콩깍지 같은 열매가 맺는다.
붉은 실타래를 풀어놓은 듯한 꽃과 저녁마다 서로 맞붙어 자는 잎이
인상적인 나무로 합환 목, 야합 수, 유정 수 등으로 불린다.
자귀나무 잎을 차로 달여 마시면 부부의 금실이 좋아져
이혼을 않는다고 하여 애정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효능효과 ◈
자귀나무 껍질은 요통, 타박상, 어혈, 골적 통, 근골 통 등을
치료하는 약제로 봄이나 가을철에 껍질을 벗겨 흐르는 물에 5일쯤
담가두었다가 햇볕에 말려 가루 내어 약으로 쓴다.
◈ 요통, 타박상, 어혈, 기생충 증 등에 치료 효과가 높다.
약성이 순화고 독성이 없으므로 오래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본다.
◈ 껍질가루는 종기 습진 짓 무른데 타박상등 피부병이나
외과 질병에 참기름에 개어서 붙이면 잘 낫는다.
◈ 꽃은 술에 담가서 먹을 수도 있고 가루 내어 쓸 수도 있다.
기관지염, 천식, 불면증, 임파선 염, 폐렴 등의 치료에 효과가 훌륭하다.
말린꽃을 물 한 되에 20그램 정도 넣고 물을 반으로 졸여 마신다.
술을 담글 때는 3,4배쯤의 술을 부어 밀봉하여
어두운 곳에 3∼6개월쯤 두었다가 조금씩 따라 마신다.
◈ 잎을 태운 재를 들기름이나 참기름에 섞어 골절부위에 바르면 잘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