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차산에서 본 불암산, 수락산전경 **
요즘 계속 산을 오르고는 몸이 많이 좋아졌다 오월 한 달을 종내 감기로 앓고는 몸이 영 회복이 더디 되었었는데,
며칠 전에는 수원으로해서 인천으로 돌아서오는 강행군 외출에도 몸이 거뜬하였다 어제도 높은 구두를 신고 반포까지 다녀와도 거짓말처럼 가뿐하다
오늘 아침은 기상이 늦기도 하려니와... 좀은 게으름도 부려보고 싶었지만 어차피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진고로 내처 산을 오르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오늘은 요즘 연이은 외출 탓으로 피곤해서 그런지..... 발 걸음이 좀 무겁다. 그래도 미스터 김 말로는 내가 가뿐하게 잘 오른단다.
내가 앞서며... 뒤 따라 오는 미스터 김이 내 등 뒤로 무겁게 느껴진다. 오늘은 내 긴 바지도 더위로 감겨오고 긴 머리도 덥다. 잘 흘리지 않던 땀도 양 뺨으로 축축한 듯 베어 나온다.
칡넝쿨을 끊어 머리를 질끈 동여 묶었다. 덥다. 온몸에 땀이 베어난다
회룡사 오르는 길 옆의 계곡 너럭바위 하나 오갈 때 마다 날 아는체 한다. 난 눈 인사로 화답해 주고....
지난해 추석 전 날 난생 처음 한가해져서 도봉산을 올랐었다. 산도 명절을 타는지 한산했다. 타국에서 온 이방인들이 연휴를 기해 야유회를 나왔을 뿐 극히 연세드신 어른 몇 분... 산은 정말로 화창한 날씨임에도 고즈넉했다.
나와 미스터 김은 너럭바위 위에 앉기도 눕기도 하며 그는 술 한잔을 난 누워서 세상 모든 주부들 여봐란 듯이 어쩌다 얻어 걸린 망중한(忙中閑)의 뽐을 한껏 내고... 그 내밀한 이야기의 전모를 아는 그 너럭바위, 꼭 날 아는 체 하고... 난, 그에게 눈 인사를 건네고,
회룡사를 한 참 벗어나니 질펀한 계곡이 나타났다. 계곡물이 제대로 흐른다 제대로 된 물 소리를 내며 흐른다
가믐으로 바싹 말랐던 때를 생각하니... 얼마나 풍요로운 광경인지.....
미스터 김은 안경을 벗어놓고 세수를 했다 난 언제나 산을 오를 때면 가지고 오던 토마토 두 개를 물 속에다 담궈 놓고 물 속에 붉은 토마토를 멀거니 바라봤다. 나도 저렇게 잠구고 앉았음 얼마나 좋을까 싶어....
참다 못한 나는 운동화를 벗어놓고 물 가운데로 저벅저벅 들어갔다. 차디찬 물이 종아리를 간지른다. 아~~ 이 자연을 다 얻은 듯한 포만감
훌쩍 멀리 떠나 온 듯한 이 느낌...자유로움, 모든 일상에서 탈피한 듯한 여유로움, 사람들은 이래서 여행을 가나보다.
근저에서도 이렇게 일탈의 자유를 느껴 볼 수 있다니....
오늘은 물 소리에 묻혔는지 새 소리도 들을 수 없다
나 이번 여름이 가기 전 도봉~! 그대 품안에 하룻밤을 들리라
흐르는 물에 흘려 보낸 이름도 가만히 불러보며 가슴에 별이 와그르르 안겨 오도록 누워서 별도 헤어보리라 그렇게 새벽을 맞아보리라
찬 물에 세수를 한 민낯으로 바람을 맞으며 내려오는 산길에는 일주일 전 그 산 딸기 나무가 그 때 그만큼의 빠알간 열매를 다시금 매달고는 상큼한 얼굴로 나를 향해 배시시 웃고 있었다.
글/이요조(7월 1일)
*초롱님 주신 자료*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