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살

내가 아끼는 물건중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모를 떡살 하나,
절편을 만들 때 눌러서 문양을 찍어내는 떡살
정교하고 예쁜 것이 많을텐데...
내가 가진 것은 이상하게도 못 생겼다.
떡살 무늬가 정교하지도 정렬되어 있지도 않다.
그런데…얼마나 손 때가 묻었는지
양 손잡이는 나무가 아닌듯 마치 황소 뿔처럼 결이 닳았고...
떡을 찍어낸 후, 물에다 담궜을 그 오래 스민 물색이 장구한 세월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 소중한 느낌을 샀었다.
그닥 세련되진 않았지만 편안한 정감이 묻어나는,
한 촌부가 사랑하는 지어미를 위하여, 정성 드려 깎고 다듬었을...
만약 그 걸 내가 갖는다면, 그 옛날 그 촌부의 아내 사랑이
내게도 이어질 것 같은 부적같은 소망에...
그 걸 구입 한 후 나는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실 눈을 하고 그 떡살의 탄생 순간을 상상하노라면,
아~~영락없이 나는 그 자상한 촌부의 행복한 아낙이 된다.

글/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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