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
여행후기를 쓰다보면 다녀와서 얼른 써지는 글이 있고, 그냥 잔잔히 가슴속에 담아 두고 싶은 그런 글도 있다. 그냥 좋아서, 좋다는 이야기는 꼭 어떤 특정장소를 들고 나오는 것도 같아서 내처 입 꾹 닫아 마음에 두고 싶은...그런 곳,
한 달 전에도 경주로해서 영덕을 다녀왔다. 이번에는 포항으로 해서 바다로 난 길로 쭉 이어 올라가는 7번도로 영덕행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길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동해안 7번 국도는,
바다를 끼고 난 길이어서 그 풍광은 세계 어디에다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포항, 호미곶, 오어사를 경유해서 영덕으로 올라가는 길은 내처 밤길이었다.
그러나 오래전에 한여름 휴가로 며칠간을 머물렀던 칠포에서 월포로 이어지는 해수욕장이라 눈에도 익고 추억이 서린 곳이라 어두워 자세히 보이진 않아도 이미 대낮처럼 기억에 메모리된 그런 바닷길을 더듬어 올라가는 중이었다.
아직은 이른 봄 밤, 동해안 밤 바닷가 끼고 포항에서 영덕으로 가는 길에는 군데 군데 화려한 불빛의 레스토랑 카페들이 즐비하게 눈에 띄기도 했다.
피곤하면서도 언덕배기에 화려한 불빛을 찾아 부나방처럼 또 올라가 보기도 하며 밤 늦게까지도 여행의 열정은 지칠 줄 몰랐다.
은근히 밤이 깊어오자 걱정이 앞선다. 숙소를 정해얄텐데, 잠 잘 곳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쉴 데가 마땅찮으니 그저 아득하다. 찜질방 같은 데는 숙면을 할 수가 없어 싫고, 조용한 곳은 모텔정도인데 그도 여자 둘이서 찾아 들자니 그렇다. 도저히 날은 저물고, 물먹은 솜처럼 지친 몸은 어디다 뉘어야겠고, 도리없이 포항에 사는 현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잠자기 좋은 곳이 어디 없냐고? 삼사 해상공원 내에 있는 통나무집이란다.
숙박료도 쌀 뿐더러, 바다가 바로 내려다 보이는 곳이라 좋을 거라는 말을 덧붙인다.
ⓒ2006 삼사해상공원 경북대종각 100계단 /새해해맞이하는 장소
삼사해상공원은 얼마 전에도 가족들과 함께 들렀던 곳인데...?
반신반의하며 경북대종각 윗마당까지 찾아갔으나 그런 팬션은 찾을 수 없었다.
윗마당은 태진아 형님(수산물)가게라는 간판이 걸린 장터 같은 곳인데, 유행가를 크게 틀어놓고 마치 한적한 오일장터 분위기 같아 그저 되돌아 나왔던 곳이었다.
대종각뒤의 너른 마당 끝까지 가서 내리막길을 살폈으나 내리막길 왼편에 모텔 하나만 눈에 들어올 뿐! 몸은 지치고, 대종각 주차장으로 도로 나와서 24시 편의점에서 물어보니 방금 돌아 나온 그 곳이 맞단다. 오른편으로 꺾어져 있어 보이지 않는단다.
모텔 맞은편으로 숨은 듯 있는 입구를 어렵사리 찾아 들어가며 첫눈에 얼핏봐도 모든 분위기가 마음에 딱 들었다.
방에 들어서니 얼마나 찜질 방처럼 후끈하던지, 찜질방 안 가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덕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어디나 할 것 없이 숙박요금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었다. 주중에는 3만원, 주말에는 4만원, 통나무 팬션이라 비쌀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샀다. 누가 아줌마 아니랄까봐 비철이라 우겨가며 그 것도 10,000원 더 깎아서 들어가 보니 침구도 깨끗하게 두 채가 준비되어있었다. 한 가족이 기거하게끔 만들어 둔 곳이다. 좀 씻고 한숨을 돌리고 나자..그제야 들어 올 때 입구의 불빛이 너무 로맨틱해보여서 나가봤더니 이미 새벽 1시, 늦은 시간이라 소등하고 없었다. 아깝지만 포기한 채, 지친몸을 누이고 단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아침, 새가 창가에 와서 아침 잠을 깨웠다.
커튼을 올리니 잠시 날아갔다가 또 오곤하더니...숫제 낯을 익혀 버렸다.
한 쌍이 날아와서 밭에 버려진 오렌지로 아침식사를 하러 온 모양이었다.
내가 알기론 크기로 보아 고양이 소리, 휘파람 소리도 흉내내고, 온갖 새들의 소리를 다 흉내내며 따라한다는 어치같은 데 ...잘은 모르겠다.
예쁘다. 모처럼 손떨지 않고 그런대로 찍었다.
나는 움직이는 작은 동물들을 렌즈에다 담질 못한다. 먼저 가슴이 쿵쾅거려오기 때문에...
난생 처음으로 젤 잘찍은 사진이다.
아무튼 좋은 아침이다. 정말 예쁜 씨암닭이다.
먼-길 떠나려면 서둘러 일어나야 한다.
늦은 밤에 찾아들었던 통나무팬션을 찬찬히 둘러보며 구경을 해야겠다.
방갈로 앞에는 매화가 화사하게 피어있었다. 지난 밤에는 미처 몰랐었는데,
통나무 방갈로, 통나무 말로만 들었지..나는 실제로는 그다지 편리할거라는 느낌은 와 닿지 않았었다.
자고나보니 아늑한 고향집 안방에서 자고난 듯한 개운한 느낌이다.
삼사해상공원내에 '해송정 방갈로' 찾기가 어렵다면 삼사해상공원 아무에게나 물어보면 된다.
오로지 잘잤다는..잘 쉬었다는 감사한 마음뿐, 가볍게 나서며 바다가 훤히 보인다는 이 집에서
바라다보면 좋다는 소문난 풍광이나 한 번 보고 가자며 카메라를 챙겼는데,
한 눈에 쏟아져 들어오는 바다! 바로 이런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질 줄이야~
...차마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봄이 오고있었다. 바다 건너서....
삼사해상공원 경북대종각에서 새해 해돋이를 바라본다했는데, 미처 그 생각을 못했다.
이 곳에서 일박하고 새해 일출을 맞이하기에 정말 멋진 곳이겠구나..하는 생각,
온통 너른 동해바다가 시야에 그득하게 바라다 보인다.
ⓒ2006 왼쪽이 대게로 유명한 영덕의 강구항,
TV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에서 송승헌이 고기잡이 나간 아버지(최불암)을 기다리던 빨간 등대
ⓒ2006 레스토랑 전망대
ⓒ2006 정일품송 레스토랑
ⓒ2006 라이브무대
ⓒ2006 바지런하고 상냥하신 안주인,
ⓒ2006 깔끔한 내부
ⓒ2006 무척 낯익다. 양수리 어드메, 혹은 장흥골짜기 어드메에 있는 대형 카페같다.
▲ 천정을 유심히 보면 샨데리아가 좀 다르다.
ⓒ2006 주방
ⓒ2006 군데군데 서화가 있고,
샨드리에가 특이하다. 닻도 보이고 어구같다.
실제 어구를 가져가서 특별 주문 제작했다 한다. 어부들 용어로는 '우끼'라는 魚具인데..
그 아래 부분을 도려 깍아 내어 등으로 만드는 제작공정은 서울에서 해 왔다한다.
바다의 서정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 어구, 닻, 마줄이 천정에서 또 다른 얼굴로 달려있다.
최현우 사장님과 마주 앉았다.
처음에는 일을 염두에 두지않고 그저 여행중에 바다를 바라다 보고 갈 생각만 했는데, 정겹고 쾌적한 위치에 자리잡은 통나무 팬션이 좋고 레스토랑이 좋고 사람이 좋다보니, 영덕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울 강남에 사시다가 사람에 치어 회의를 느끼고 낙향하듯 옮겨앉은 자리라 한다.나는 근간에 두번째 이 곳을 찾았지만 입구 찾기가 좀 그랬다고 말씀드리자 안그래도 경북대종각 윗마당에 오르면 광장 끄트머리, 보이는 지점에다 지금 팬션, 건축물을 또 짓고 있는 중이라신다. 단체를 수용할 수 있도록 연수형 팬션인데, 연수원 짓기에는 조금 귀찮다 싶은 병원이나 기업 단체와 자매결연을 맺었으면 하는 바램이시란다.
통나무 방갈로와 레스토랑을 짓고 고향에 내려와 새 터를 잡은지 8년째 접어든다는.. 영덕을 꽤나 사랑하시며, 발이 넓으신지 유명 지인 가수들이 영덕을 찾으면 꼭 이 곳을 들러 간다고 말씀하며 띄는 미소 속에 시원스런 영덕 바다 해풍이 묻어 나왔다.
ⓒ2006 나도 모르게 인터뷰 도중에 찍은 동행의 센스~
여행도 하고, 일도 하고 여행중에 따라오는 .....숙박명소, 멋기행, 맛기행, 다음 글은 축제를 목전에 둔 영덕의 대게잡이 역사 속으로~ 가 이어집니다.
글/사진/Daum 시티N, 여행마스터 이요조
2006년 3월 끝자락에,
해송정방갈로 통나무팬션 011-9354-3410 |
영덕 정일품레스토랑 054-733-34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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