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 뿐인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치지 못한다.
좋아하는 사람도 그것을 즐기고 있는 사람에 이르지는 못한다]
책을 출간할 원고를 이제서야 넘겼다.
한 숨 돌리고 났는데, 이젠 더 큰 파도가 덤빌 것이다.
직접 일일이 만드는 과정까지 다 담아 요리를 해야 하는 난감한 작업이,
나는 여태 요리연구가가 다 만들어낸 것을 사진으로 찍는 줄 알고있었다.
대부분의 책들이 저자의 레시피만 받아서 만드는 사람 따로 사진 찍는 사람 따로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번 내가 낼 책은 딸에게 물려주는 요리책이니만치...직접 내가 만드는 과정까지도 사진으로 일일이 넣겠다는데, 거짓없이 여과없이 그러고 싶다는데.....오피스텔을 따로 두고 스튜디오를 만들고 거기서 직접 재료로 시연을하고 완성된 음식을 찍고 , 이런 두렵고 엄청날....겪기전의 스트레쓰~~까지...
두려워하는 내게 ...한 지인은
"자료수집이 문제였지 이제부턴 일사천리 즐기며 해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전, 몇 십년 선순데....."
하는 격려에 힘을 입고...오늘부터 다시 연습에 연습 돌입, 아자! 아자!!
이젠 책 이야기도 슬슬 블로그에 풀어놔야지만 이참에 홍보도 될 게 아닌가? ㅎㅎ~~
나는 요리를 아주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즐겨 하고자 애섰던 한 사람이다.
잘하는 사람보다는 즐겨 노력하는 사람의 열정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기에..
(실로 자화자찬입니다)
딸에게 쓰는 요리편지에서 컨셉이 '김치'로 정해졌다.
내가 생각하는 서정성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블로그에 게재된 그런 글도 아니고,
한마디로 단호하다. 군살을 잘라내고 날씬하게 다이어트된 조각 같은 몸매다.
과연 나는 얼마나 잘 할 수 있을까?
정말 내 능력 안에서 만들 수 있는 요리들로 꾸몄다.
그래야만 내 딸에게 수월하게 가르치려 들 게 아닌가?
그러나 가짓수에는 엄청 미달되었다. 웹서핑도 다녀보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늘 우리 집 주방은 요리학원 테이블 같다. 얼마나 많은 재료로 널브러졌는지
하나하나 미리 연습해 보고 레시피를 썼다.
이제 곧 촬영에 들어가면 다시 만들고 레시피를 정확하게 재수정하고....
생각만 해도 일이 두렵다.
그 두려움에 얼마나 망설이고, 엉덩이를 뒤로 빼고, 사양하겠다는 거절의 전화까지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진행형이 되었고.
자료가 조금 모자라는 바람에 서핑을 다니다가 내 것으로 변형도 해서 만들어 보고...
했는데, 재미있는 게 있었다.
"가쓰오부시 오이지냉국"
아주 재미있는 이름인데...뭔 맛일까? 닝닝할 것만 같았다.
오이를 보면 오이피클 장아찌를 즐겨 담던 나인데...오이지라니?
그 짠 오이지와 밍밍한 가쓰오부시의 만남!
나는 오이지는 싫어했다. 짜고 아무 맛도 없어서, 어느 날 오이지가 든 시원한 국물을 먹다가 그 칼칼한 담백함에 은근히 빠져 들었던 적이 있다.
맛에도 철이 있나보다.
*대략난감이던 레시피~
레시피대로 해보자니 너무 생뚱맞아 의아했지만 한 번 속는 셈치고 만들어 보았다.
검색에서 찾은 레시피도 정확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대충 맛의 줄기를 캐내어 가는데...아! 이런! 맛이!
이 맛은 소바를 즐겨 잡숫는 분만 따라 해보시면 됩니다.
가쓰오부시 오이지 냉국도 여름에 만들어서 시원하게 냉장고에 두었다 드시면 좋고요~~
속는 셈치고 따라해 보시라니까요~
해보신 후 맛있으시면 리플 달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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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쓰오부시 오이지냉국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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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분
오이지 두개, 다시마 멸치 국물 1000cc(라면 두 개 끓일 분량) 가쓰오부시 2큰술 물엿 2큰술 설탕 1큰술 파 1큰술
맛술과 식초가 필요한데 나는 두 개를 한꺼번에 충족시켜주는 매실식초(매실원액이 술처럼, 식초가 된) 3큰술
간장 1/4컵 소금 씨 뺀 홍고추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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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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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시마 멸치 육수를 만들어 식힌 후 물엿 2큰술(가감) 과 진간장 간장 1/3컵으로 색을 내어 냉장고에 둔다.
1. 잘 씻은 오이지를 송송썰어 설탕 1큰술과 매실식초(식초와 맛술)에 조물거려둔다.
3, 먹을 때 송송 썬 파와 홍고추를 띄워
4.오이지에 육수를 부어 낸다. (냉국처럼 작은 그릇에 각자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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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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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량은 오이지 간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으니 신중을 요함!!
마늘은 넣지 않았다. 시원한 맛을 감할까봐서~
깨도 통깨로 조금만, 깨소금을 많이 넣으면 국물이 지저분해 보일수도 마늘과 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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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한 결과? 처음에는 웬 물엿! 하고 무척 의아했는데, 이런! 이런! 맛이 제대로다.
마치 소바의 시원하고 달착한 바로 그 국물 맛이다.
국물을 마시다가 불현듯 모밀면 생각이 났다.
얼른 손에 집히는대로 국수라도 삶아내었다.
국수는 메뉴가 아닌데... 불현듯 모밀국수(소바)생각이 나서, 그냥요~
소바/메밀국수를 일본말로 이르는 이름이다. 채반에 앙증맞게 도르르-말린 메밀국수가 얹혀져 나오고 그 메밀국수를 퐁당 퐁당 적셔서 건져먹을 육수가 나온다.
그렇게 달콤하다. 간장 맛에 무?즙 맛에...김맛에, 나는 그 육수 맛에 이끌려 냉면보다 더 즐겨했는데 이젠 나만의 맛을 만든 셈이다.
국수~ 맛있었냐고요?
ㅎㅎㅎ 당근이죠.
글:사진/ 이요조
*가쓰오부시 / 가다랑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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