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가슴에 가득한 사랑을 무겁도록 안고...
화사하게 웃으며 다가 왔습니다.

언제는 만나자 마자 눈물부터 쏟아 내더니,,
함박 웃음을 입가에 한껏 베어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깊은 가을 속에서 가을 여인으로
갈색옷을 멋스럽게 받쳐입고
내게로 왔습니다.

그녀로 하여금 날씨가 깊은 가을로 치닫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고도의 섬에 갇힌 빠삐용처럼,,
날자를 셈하기에도 둔감해져 버렸습니다.
바깥으로 나오려니.....
너무나 추웠지요.
을씨년스런 가을비는 추적거리고
얇은 옷으로 나선
모처럼의 산책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제 홈피에서 작년에 써 둔 글을 뒤져 내었습니다.
미루식구님들께...
이 깊은 가을을 전하면서........






지난 밤,
중부 지방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무서리가 내렸습니다.
언제나 무서리가 나릴 때쯤 이면 바람이 불고 체감 온도가
떨어져 사람들의 발걸음은 쫓기는 가을처럼
황망히 귀가 길을 서두르곤 했었는데----

올 해엔 조용히 내렸습니다.
밤새- 아무도 모르라고----
서리 맞을 채비를 미처 다하지 못한 사람들은
무척 당황 했을 것입니다.
혹여, 아파트가 아니라면
밤사이 한데서 얼었을 당신의 소중한
화분 하나쯤 있을 것입니다.

이번엔 그나마 무서리님이
늦게 오신 덕에
단풍이 유난히도 고운 한 해를 선사했습니다.

오늘 길을 나섰습니다.
그저께 토요일만 해도 화사한 노란 옷으로
img71.gif
자랑스레 떨쳐 입은 은행나무들이
오늘아침은 바람이 조금만 스쳐도
후드득- 후드득-
서슴없이 옷을 벗어주고 있었습니다.
게 중에 성급한 놈은 벌써 裸木이 되어 있었습니다.

school zone 을 예지하는 도로차선
숱하게 그어둔 그 노란 바닥 위로
밤 새 떨어진 은행잎, 은행잎들...
무수히 떨어져 나리는 황금 잎새들---
눈 부신 ..... Golden Rold-!!
그저 나는 “와-우” 하는 탄성만 내지를 뿐
달리 표현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얼마동안은, 아니 며칠동안
사람들은 발목에 은행잎이 휘감기는
가을의 정취를 맛 볼 것 입니다.
img71.gif

가을이 저만치 가고 있네요
가시는 가을님에게 성대한 잔치대신
우리 마지막으로
한번 더
별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하늘 한 번 바라보고
늦은 밤, 창문을 닫아요.


'00,09,30,




img71.gif
피에수:전 숫자에 둔합니다.
언제나 2001년이 2000년으로 되다가
한 해씩 뒤늦게 셈하다가 한달씩도 늦다가.....
한 주도 더디 가다가.....
아예 머리에 입력 조차도 되지 않는 전화 번호들.....

아마 작년 9월 30일이.....
틀린 것도 같습니다.
어쩌다 영어의 몸이 된 내 신세....
병원 창에서서.은행나무를 먼 눈으로 더듬어 찾아보니.....
아마 그 글이 씌어진 것은
작년 9월 30일이 아니고 10월 30일인 것 같습니다.

작년은 가을비가....없었지요
그 덕에...단풍이 얼마나 곱던지요

작년가을만해도.....
단풍이 산 허리 시큰 하도록 물든... 포천 골짜기를 누비며.....
유일한 제 오락인..온천욕의 여유를 즐기기도 했었는데...

칼럼 글을 어제 밤 늦게 올려놓곤....
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아~~
또~~
날자를 틀리게 썼었구나...
아마 그럴 것이야....
날 새면 내 곧 달려 가서 고쳐놓으리라고....

***환절기에 감기들 조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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