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선생님


님의 시선 끝간데는 어드메쯤일까? 그의 눈빛은 만남 내내 젖어 있었다./조

 

 

 

 

 

 

 

 
 
 
 
 
 
 

 

 

 

 

 

 

 

이 세상 모두 섬인 것을
천만이 모여 살아도
외로우면 섬인 것을
욕심에서
질투에서
시기에서
폭력에서
멀어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떠있는 섬
이럴 때 천만이 모여 살아도
천만이 모두 혼자인 것을
어찌 물에 뜬 솔밭만이 섬이냐
나도 외로우면 섬인 것을

 


 

 

 



변시지님의 나그네라는  그림입니다.

그의 그림 속에는 그의 자화상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조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무덤이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무덤이 차갑다

 

 

 

 

 


성산포에서는

사람보다 짐승이

짐승보다 산이

산보다 바다가

더 높은 데서

더 깊은 데서

더 여유있게 산다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난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서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혼자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절망을 만들고 바다는 그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절망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에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나타난 버스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하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주었다.

삼백육십오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또 기다리는 사람!..........이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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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출생하여, 제주도의 바람과, 말과, 바다를 주제로 그리는 변시지 화백..

따스한 귤빛의 그림 한구석 때론 말과 함께, 때론 혼자인 사내의 뒷모습을 보면서 인간과 바다에 대한 슬픈 시름과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일단은 여기저기서 무조건 옮겨왔습니다.

그의 그림을 사랑하여 그림을 읽는 작은 소리, 호흡 하나라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제 느낌은 따로 장을 마련 해야겠습니다.

주신 책도 아직 채 못 읽어봤거든요.

그 느낌 그대로....또 전파시키기 위해서,

재밌는 것은 나이를 고하간에 다들 님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변시지님의 홈페이URL/이 요조

http://www.kcaf.or.kr/art500/byunshiji/

 

 

 

 

 

처음엔 이름이 눈에 띄어서 알게된 분입니다..(왠지 반말이 안되네요;)

향년 75세의 원로 화가라고나 할까요...엄청나 십니다..

그림에서 세월이 느껴진다고 할까요-_-

그냥 눈물이 왈칵 쏟아질 거 같네요...ㅜ_ㅠ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폭풍의 바다(5)

제주바다(3)

무제

 

저..정말 대!대단하십니다!

 

 

 


/byuns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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