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 그냥 의미 없이
(실은 제가 그린 한국화(畵)한 점을 찍으려는 목적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원하는 것은 제대로 나오질 않고 몇 장만 나온 게 있어...
그냥 홈피에 올렸놨던 것입니다
사진은 스캔을 묶어서 한 것이라 불필요한 것을 뺄 수가 없어 그대로 올립니다.
혹 제 글의 이미지 전달이라도 제대로 전해지는데
도움이 될까하여 들고 나왔습니다.


자화상




집 뒤안에다 혼자서 어렵게 만든 연못
(프라스틱 함지박을 파 묻고는 수족관 여과기를 이용 폭포식으로 낙차도 됨)





이 글이 세상 빛을 볼지 그 것은 모르겠지만 그냥 쓰고 싶어서

디스켓에다 바로 저장하면서 쓰고있습니다.


오늘 아침은, 아니지요 새벽은 정말 기나긴 기도를 하였습니다.

지난 제 모습 모든 것을 불살라 버렸으면 좋겠다고 기도 드렸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의 靈이 좀 더 맑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악한 것에서 저를 사릴줄 알고,

샤먼적인 신앙에서 저를 구원해 내시옵소서!

조,목사님 다녀 가신 후 .....

꼭 짚어 그러란 말씀은 아니셨지만...

제 스스로는 물건에다 정령이 깃든 것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

그 것 자체가 매우 이롭지 않다는 것... (앞의 칼럼 글처럼.... 직접적인 병발의 원인이 아니더라도,,,)

앞 칼럼 글의 독자의 한마디에서.....마딘가님 글처럼.....

언젠가 법정스님의 글에서도.....역시,

어느 날 蘭을 애지중지 기르시다.......

탐닉하듯 빠져든 자신을 뒤 돌아보시곤

그 소유욕에서...벗어나고자....자식처럼 돌보고 아끼시는 蘭을 다 나눠 줘 버리고는,

비로소 놓여나는 무소유를 느꼈다시던 말씀......

그렇습니다.

그 비근한 이야기를 오늘은 저도 해볼까 하여....


제겐 작은 집이 하나 있습니다.

크지도 좋지도 않은 작은 누옥이지요

누옥일지언정 언감생심.....

팔리지 않아 울며겨자먹기로 끼고 앉아있는 집입니다.

허균의 "누실명"에나 나옴직한 집.....

삽살개 한 마리가 외로움에 지치다 못해 철쭉 나무아래 흙 구덩이를 큼지막하게 파 놓은 집...

사료만 먹다 먹다 지친 어느날..
오랜만에 들른 주인이 마침 가져 간 저 밥이 닭죽임에 불구하고.....

그 걸 입으로 물어 흙구덩이에다 쑤셔 박아 버리는 적당히 민-한 놈~

일명 똘똘이집이라 부르고 있는 집입니다.

그 집에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바로 제 분신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무슨 물건이든지 의미를 부여하기를 좋아하는 저는,

아이들 유아기적 이빨 본 뜬 석고까지도...

모년 모월 모일 누구꺼......라고 새겨 넣은 그 작은 바구니엔...

언젠가...그이가 몸이 아플 때.... 큰 잉어를 구입하여....

저는 그 잉어에게...미안쿠나..정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잉어를 고우고 난 후 솥 밑 바닥엔 큰 잉어의 어금니 한 쌍이 남아 있었습니다.

얼마나 컸었던지.....

전 그 잉어 잇빨 틀을 차마 버릴 수 없었지요.

색갈을 곱게 넣어 짠 인초 바구니... 이젠 그 색갈도 바래어졌습니다.

그 바구니 속에 든 이빨의 형상들...

그만큼 세월도 흘렀고...아이들도 성장했고..이젠 그도 건강해졌습니다.


칼럼 글에다가 옛 선조들의 정령이 깃든 듯한 물건들을 좋아한다고 하였더니..

하나씩 그 집착을 끊어보라시는 목사님 말씀...
헛된 집착에서 벗어난 ...무소유로 그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그 사랑,
제게 빳빳이 풀 먹여 제 후줄근한 의식에 날을 세우려하심인지요?


모양이 각기 다른 다듬잇 돌들이나... 맷돌..돌확...돌거북... 절구..인두같은 것은

괜찮치 않느냐는 말씀에...

그간 공들여 모아놓은 것 ..그렇다고 비싼 것은 전혀 아닌,

지난 온밤을 하얗도록 그 목록들을 끄집어내어...그 정령이란 단어와 무관치 않은 것은 무엇일까?

다듬잇 돌이 아니라면?

나는 함께 구입한 것은 아니지만... 시골에서 구입한 다듬이 방망이....

그 할머니는 곱게 싸 둔 방망이를 풀며... 옛날 영감님이 장터에서 구입해다가 주셨던거라며

아쉬운듯 내어주셨습니다.

난 분명 돈을 드리고 거래를 하였지만.. 일순, 죄를 짓는 것 같았지요

그 날 그것을 사지 않았어도 그 물건은 아직도 할머니께 존재하고 있을까요?

할머니 평생의 손 때가 반지르르한 방망이 두 짝을

나는 피곤한 발바닥을 가끔씩 두둘기는 데나 즐겨 쓰고 있습니다.


소반.. 떡살..인두..물론 베를 짤 때의 북이나 바디...북....풀 먹이는 솔..

그런 것은 기본이지만..

등단할 때 의 그 글을 써 주시고, 글이 씌여진 것을 받았던 부채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그런 분위기를 자아낼 뿐....

내, 어눌한 그림들과.....내 작품의 머릿병풍...표구액자들...

문방사우와 고비... 심지어 쇠 코뚜레와 요령과...등잔과... 버선이나 넣었음직한

작은 농짝과 모양을 중시한 머릿장,.... 활과 활 촉,

정성으로 다듬고 만들었을 어느 지아비의 떡살...

다이얼식 까만 전화기(실제로 쓰고 있음) 여닫는 경대.. 시골집 문짝...

그저 비싸지도 않지만...계란 바구니..시루....시루밑에 까는 짚 방석?

새우젖독, 식초 일구는 독, 금 간 독을 철사줄로 옭아맨 소금독,


書床. 일연, 서경보스님의 글 액자, 추사,김정희의 蘭 그림(문인화) 복사본,

부산 금정산(금정사) 거류인(스님,흑석)...문인화, 五老太極訓.

그 외 서화들...

그리고 珠算 여러 개..

그리고...그리고....

여기에...정녕 정령이...? 정령의 가부를 나누던 그 한계가 갑자기 애매모호해졌습니다.

이 것을 버리면 또 뭣하나.... 바로 나의 분신인것을..

그 게 도로 내 안에서 뭉게 뭉게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살아날 것을....

이 것도 모자라....더 모우고 싶음을.....어이하면 좋으랴...

어이하면 좋으랴......

모든 것을 버리라십니다.

날더러 나를 버리라십니다.

나를 버림이 나를 살려냄을...

주님,

어제는 분명 버리겠노라 ....말씀 드려놓곤

오늘은, 또 바보처럼 주저댄답니다.

하찮은 별 것도 아닌 것에 집착하는 저,

하나님은 자녀된 제게 어떤 집착을 하고 계시는지요?

절, 정녕 내버리지 못해...

정죄치 않고...무한한 용서만 계속하시는가요?


절 반듯하게 서게 하시려고...

저를 무릎 부러뜨려 꿇게....꺾어 버리시는지요?


주님....

이 텅 빈 그릇 같은 절 채워 주시옵소서...

지금 곧 오셔서...

제 못난 빈 그릇을 가득 채워 주옵소서.....

채워주옵소서....


절 진정 사랑하신다면.....

예?

주님?




잠 오지 않는 밤 병실에서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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