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추]

 

.

덥다.

 

오늘...요리를 하다가 데코레이션으로 쓸 한련화(식용허브)

 

를 쓰려고 뜰에 내려섰다가 모두 이 더위에 가뭄병이 드는 것을

 

보았다. 요즘 좀 게을렀다. 가물지 않아도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다가 요즘 좀 그랬다.

 

상사화도 시드는 꽃대에서 두 송이만 꺾었다.

 

상사화도 여기저기 한창이지만,...

 

왠지 상사화는  꽃꽂이로 쓰고자 잎도 없이 그리움에 긴 목으로 자라오른

꽃대를 댕겅 분지르고 싶진 않다.

 

꽃이 너무 슬퍼 보이기에,

.

상사화로 사진을 찍었다.

마음에 들게 나오긴 했다. 모처럼,

 

......

 

입추였다.

그러나 아직은 너무 덥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그러나 여름은 괜히 더운 게 아니었다.

열매를 키우고 단 맛이 들게 만들고 있었다.

내밀하게,

꽃들마다 씨앗을 품게하고...

 

 

사진을 찍고보니 너른 곳을 방불케 생겼다.  

내게도 사진으로는 아주 너른 시골집 마당으로 보인다....

전혀 아닌데... 허균의 심홀쯤 되는 누실옥에다

아주 작은 뜰과 뒷마당의 작은 텃밭이 있을 뿐이다.

혹자는 무한한 상상력으로 너른 곳을??

아닌데...

요즘..피서 다녀오고 뜰에 신경을 쓰지 않았더니..뜨락은 거미줄로 엉망이다.

매미가 울면, 한여름의 고비가 되면, 이맘 때면 언제나 거미가 극성이었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뿌려도 나무에 하얗게 줄을 치곤 했다.

빗자루를 들고 거미줄을 걷어내며

항상 거미에게 미안해 했다.

 

 

한여름엔 꽃은 잠시 쉰다.

여름꽃이라 칭하는 다알리아도 막상 여름엔 주춤했었다.

여름꽃은 뭐니뭐니해도 해바라기, 채송화, 나팔꽃,

태양빛에 강하고 가뭄에도 잘 견디는 종류들이다.

 

집안에 경사가 있으려나?

등꽃이 봄에도 많이 피더니 여름에도 또 핀다.

 

집이 서남향이라...오후에는 덥다.

오후2시에서 5시까지.

 

뭔가 정신을 뺄만한 놀이가 있어야 한다.

 

오늘은 점심 때

음식을 만들어 사진을 찍고

 

오후 2시부터

에어컨 틀어놓고는 나는 바보처럼 땡볕에 나가 놀았다,

사진을 찍었다.

뭔가 열중해서 몰입해 있다보니..

하나도 덥지 않다.

 

 

여름은

괜히 더운 게 아니었나 보다.

여름은 저 혼자....고열을 내며 성숙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2004년 8월 7일 입추에,

 

 

 

 

.

꽃은 잎을 보지못하고 잎은 꽃을 보지 못하는 상사화, 

,

한여름엔 伏中엔 꽃도 잠시 쉰다.

 

장미는 12월 초순까지도 피는 끈질김을 보이지만

 

정작 여름엔 피기를 멈춘다.

 

여름에 핀 장미는 더위에 이내 썩어난다.

 

장마엔 병도 생긴다.

.

 

줄기가 길게 기린목처럼 늘어지던 도라지꽃,

 

뿌리는 어디있는지..불쑥 엉뚱한 데로 나와서는...

 

그래도 무더위에 새 꽃송이를 준비한다. 

.

콩과식물인 등나무 꽃이 지고 주렁주렁 맺는열매,

 

그 속엔 마치 콩같은..바둑알 같은 씨앗이 들어있고
 
김장철쯤 되면 콩깎지는 마치 새총을 쏘듯...
 
폭죽처럼 터져서는 멀리로 종자번식을 한다.

 

.
 

등꽃이 피었다.한여름 지금..

 

며칠 전 한 두송이 쯤만 핀 것을 보고 피식~ 웃어줬는데...장난이 아니다.

대충 세어봐도 스므송이도 더 된다. 우리집에 좋은 일이 있으려나?

지난 봄에도 무척 많은 꽃을 맺었는데,

 
씨앗이랑..꽃이랑 함께 달린 모습이...가관이다.
.
 
등꽃이 무척 요염하다.
 
왜? 왜? 때 아닌 꽃을 피우는 걸까?
.
 
'사사'(조릿대 원예종) 아예 잡초가 귀찮아서
 
심었더니...번식력도 좋고 보기에도 땅대(竹)라 괜찮고...
 
한련화가 사사랑 사이좋게 자란다. 한련화는 더위나 가뭄에도 강하다.
 
.
 
 
호박!
 
텃밭에서 호박을 발견할 때처럼 기쁠까?
 
마치 공짜로 줏은 기분이다.
 
아침마다 호박넝쿨에 나가 뒤적이기도 전에.
.
오늘 따면 누구네 줘야지 하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
 
호박은..정말 호박같은 기쁨을 준다.
 
못났지만...구수한..비싸지도 않은...그러나 맛있는,
.
그이는 옥수수를 좋아한다.
나는 그냥 멋으로 옥수수를 기르고 싶어하고...
아무렇게나 자라는 차즈기 밭에 서있는 옥수수 몇 대! 
옥수수만 보면 [기찻길 옆 오막살이] 동요가 생각나~ 
그리고 하모니카 소리도 들려오는 듯도 하고....

.

 

우리집 작은 감나무..

 

작년에 그 작은 몸으로 무려 열댓 개나 빨갛게 달고 서서

 

우리를 놀라게 만들던... 초겨울까지 그렇게 서 있었지

 

 

 

까치가 와서 몇 개나 우리 몰래 먹을 때까지..

 

.

대추나무,

어린 묘묙을 손수 사다 심어선지 무척 애착이 가는....

대추나무 에이즈라는 빗자루병에 걸렸었다.

한 오 년, 열매를 맺지 못했다. 그랬던 나무가 정성으로 다시 살아났다.

 

마치 내게 보은이라도 하는 양, 주렁주렁~~~~

 

.

 

고추,

장독대 사이 사이, 심어두었던...매움한 된장찌게가 먹고싶을 때나...

매운 맛이 그리울 때... 나는 고추를 딴다.

 고추를 입에 넣고 와삭 깨물고는 이내 매워서 호호 대며 쩔쩔매노라면
 
.....뭔가 스트레스를 시원히~~ 날릴 수 있어 참 좋다.
 
.
 
해바라기...
그저 좋아서 좋아서 가을 하늘처럼 파아란 오늘 입추 하늘을 이고 선
해바라기꽃,
 
.
 
 
이 호박은 작년에 아니..재작년이든가?
찍어두었던 사진
호박만 보면 나는 작은 행복이 가슴에 호박처럼 맺히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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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흘 뒤...
.
도라지는 꽃을 피웠고
.
 
등꽃은 묵은 등걸에서도 피었으며

.
 
 
마리는 이제 가임기를 벗어나
맘 놓고 뜨락에 나설 수가 있었다.
이젠 똘이도 사랑의 그윽한 눈길을 보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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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시꽃 사랑 / 하옥이詩, 김동환曲, Bar.
박흥우 *내 슬픔 그대 모르리라
가슴에 바람 잦아들면 빈 들에 가시꽃 심어 놓고 하염없이 눈물짓는 이 밤 그대의 고운 눈빛 가슴 속 깊이 사무쳐 쉼없이 떠밀려 온 인연의 그대 그대는 모르리 까맣게 타는 이 가슴그대 모르리라 모르리라 내 슬픔 그대 모르리라 한 자락 바람 젖어들면
빈자리 가시꽃 심어 놓고 하염없이 부서지는 이 밤 흐르는 그대 눈빛 가슴속 깊이 사무쳐 혼자서 외쳐보는 인연의 그대 그대는 모르리 하얗게 밤 지새우는 그대 모르리 모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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