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오후 북한산하늘

 

 

 

 

가을하늘이란 말은 있는데 왜 봄하늘은 없지?

황사 자욱한 봄하늘 때문에?

 

내 카메라를 처음 가졌을 때,  나는 하늘만 찍었다.

구름한 점 없는 하늘은 매력이 없으니 구름이 적당히 있는 하늘만 찍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구름을 찍으러 다녔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찍었던 자료는 다 날려버렸지만....

아직도 내 기억에는 구름들이 살아  하늘을 흘러 다니고 있다.

회색의 도시 높은 빌딩의 전면 유리창에도....산골에도 가리지 않고, 

 

이제는 구름이 멋진 날을 안다.

큰 비가 오고난 후,  바깥으로 나가고 싶다. 하늘을 보러......

 

 

비는 하늘을 말끔히 씻겨주는 빗자루다.

아니 하늘은 가끔....목욕을 한다 하면 너무 유아적인 발상일까?

 

토요일(2007년 3월10일)은 난데없는 춘설이 제법 겨울눈처럼 날렸다.

이 나이되도록 춘설은 더러 보았지만... 그저 꽃잎인양 그런 양 흩날리는 것만 보았는데...

 

제대로 펑펑 흩날리며 쏟아지기에 남편에게 외출하자고 졸랐다.

남편이 오고 막상 길을 나서자 애석하게도 눈은 멈췄지만....

먼-산들은 봉우리에 눈을 이고 서 있었다.

하늘은 큰 비가 오고 난 듯....새파랬고,

 

그 다음날(12일)은 북한산부근을 지나며 하늘이 하도 좋아서 달리는 차안에서 몇 컷 찍었더니... 가을하늘 못잖은 봄하늘이 담겼다.

 

우리 인생에도 큰 비가 내린 후, 하늘처럼  말갛게  맑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큰 시련을 이기고 나면 찾아오는 행복,

봄이어도 가을하늘 못잖은,

살.다.가

.

.

 

 

글:사진/이요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