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탬플스테이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나처럼 그런 생각을 가진자가 많은 모양이다 탬플스테이는 종교와는 무관하다. 실제로도 70% 정도가 무교나 타종교를 가진 자들이 신청한단다.

텔레비젼 CF에서 스님과 함께 숲길을 걸으며 핸드폰을 잠깐만 꺼두셔도 좋습니다 란 카피문구가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다.

사람은 누구나 복잡한 세상의 일탈을 꿈꾼다.

그러 듯 나 역시나 탬플스테이를 그런 일탈에다 얹어 꿈만 꿀 뿐 실행은 도무지 그림자 조차도 가늠되지 않았는데....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다.  부푼 마음으로 이 기회에 절집밥을 먹어보고 스님들 생활을 엿보고,,,나 스스로도 다스리지 못하는 자신도 이참에 청정한 산사에 들어 말그라니 정진시켜도 보고....

1박2일의 홈스테이가 무슨 거창한 한 달간의 기거라도 되는 양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에 위치한 고운사는 신라 신문왕 원년(681년) 의상조사가 창건한 대한불교조계종 제I6교구 본사다.

어린아이처럼 표현하자면 하룻밤 묵고 갈 절집은 상상외로 크고 넓고 좋았다.

 

 

실은 팸투어중 숙박장소가 고운사로 정해진 덕분?이다.

실은 말이 그렇지 반 8시 30분경에나 찾아들어 다음 날 아침을 먹고 나가는 짧은 머뭄이다.

모두는 낯 선 환경에 선뜻 적응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나 역시나 그렇긴 매 마찬가지다.

 

 

방을 배정받고 비록 하룻밤이지만 할 건 다 해야 한다.

 

 

 방을 뜨끈뜨끈하게 불을 지펴 놓았다.

그 점만 빼면 10점만점에 10점인데....밤새 혼났다.

 

 

욕실이 어디있는지도 알아놓고

 

 

멀리 떨어진 해우소도 알아두고      좌선을 할 곳도 미리 알아두고

카메라를 두고 갔으므로 홈페이지 사진을 이용합니다.

 

하루 온종일 여독에 찌든 땀을 씻고 좌선에 참석했을 때는 벌써 절반이나 시간이 흘렀나보다.

여자들 3명이 들어갈 때는 이미 시간이 지났지만 살금살금 들어가서 좌선에 들어갔다. 내안에 내 숨소리 심장소리를 누르는데....5분도 더 걸린 것 같다.

바깥에 새소리가 들린다.

그 때 ,,,좌선에는 불참한 여행동료들이 기껏 절간에서 떨어져 멀리간다는 게 바로 좌선하는 이 곳 아래 개울건넌가 보다.

소리는 위로 올라온다잖는가? 저 목소리는 누구,,또 저 목소리는 누구.....? 다른데서 온 참여자들이 더 많은데...어쩌나 ..부끄럽게도??

실례겠지만 다시 나가서  일행들을 다른 곳으로 쫓아버려? 싶다가 ...아서라 소음속에서도 좌선을 해야 하느니  참았다.

그리고는 좌선에 들어가려 애썼다.  사전에 일찍 온 것도 아니어서 어떻게 어떤 명상으로 나아가야할지 모르지만  뭔가 세상에서 시간에 쫓기고 늘 바쁘게 살아가는 삶의 끈을 느긋이 놓아보리라 마음먹었다.

오늘 흘린 땀내를 씻고 왔듯이 세상내음을 씻어버리기로 했다.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내 속을 돌아다니며 청소해보기로 했다. 먼저 뇌엽이다. 갈피갈피 주름진 구석구석 먼지는 없는지..기름진 때는 없는지?

쓸데 없는 상념들로 꽉 채워져 있지나 않은지 뇌엽 구석구석을 청정수로 퍼붓듯...하고 다음 눈으로 내려왔다.

여태 못볼 것 많이 본 눈을 씻고 코로는 못 맡을 것 많이 들이마신 코와 그 다음의 맛에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입과 그리고

남의 살갗에 상처를 내고 소금을 뿌리던 날카로운 혀와 못들을 것을 즐겨듣던 귀와...심장과 폐, 그리고 구석구석 곱이 낀 장까지 다다랐는데....일 순 탁! 하는 죽비소리에 흠칫 놀라 깨었다.

 

50분간의 좌선이 끝난 것이란다.

저린 발과 손과 어깨를 간단히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고 다른 팀들이 뒷청소를 한다기에 그냥 물러나왔다.

낯선 곳에서 잠이 쉬 들까마는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다가 살풋 잠이 들었다가 탁-탁--- 소리에 잠이 깨었다. 

그 소리는 점점 가까와 오고있었다. 그러다가 멀리 가는 가 싶더니 다시 가까와진다. 그만 자고 일어나라는 소린가 보다.

핸드폰을 끌어당겨 시간을 보니 3시 조금 지났다.

나가봐야지...생각은 일어났고 몸은 방바닥에서 논다. 그 때 멀리서 또는 가까이서 들리는 듯....종각의 법고 소리가 이리도

멋드러질 수가....

무엇에 홀린 듯...벌떡 일어나  카메라를 메고 나섰다.

대웅보전에는 새벽예불이 한참이었고 종각에서는 법고와 범종을 다루는 두 스님이 계셨는데 야간모드 카메라는 영 마뜩찮다.

실례를 무릅쓰고 후래시 사용을 했다.  몇 몇 부지런한 동료들이 카메라를 메고 나오기 시작한다. <아침, 숲길 산책가야지요~>

새벽 운동삼아 숲길을 걷는 명상의 시간삼아...그런 뜻에 나온 일행이 도합 예닐곱명,

모두는 그 때만해도 맨 위엣 사진처럼 안개낀 소나무 숲길~~ 뭐 그런 산책길을 상상하고 있었다 한다. 

천왕문앞에서 승합차로 출발 할것이라 한다.

 

 

 

 

인원이 많아 트럭을 타고 오는 일행들

 

 

스님의 설명은 법계도를 이용 법게도림을 조성한 곳이라 한다.

 

 

 

마치 미로게임처럼 말이다.

막힌 듯 뚫리는..구도의 길인 모양이다.  

 

 

얼마되지 않아 보이는 숲길인데도

찬찬히 좋은 글귀를 되뇌이며 돌다보니 총 1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군데 군데 세워진 팻말을 읽어보고 음미하며 걸으라신다.

돌고 돌고 군데 군데 있는 팻말들...

이 팻말의 글귀를 마치 지난 밤 나를 나무라는 글귀다.

 

멀리보니 산빛이 있고

가까이 들으니 물소리가 없다.

빛과 소리에 간섭함이 없으면

세월 밖의 자유인이라 하리라.

 

 거의 단풍나무로 조성되었다.

돌고 또 돌고.... 

도느라 무념무상이 되어갈 즈음 

비로나자불을 만난다. 

 

절과는 한 2~3km 떨어진 거리다. 

 

 

돌아올 때는 승합차를 마다하고 트럭에 올라탔다. 

 

 

비포장도로에서는 어찌나 흔들리던지....감히 서 있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한참을 달려 드디어 절에 도착했다.

보이는 저 곳이 식당이고 그 이층이 지난 밤 좌선을 했던 장소다.

 

 

스님들 공양시간

 사찰음식, 즉 절밥을 먹어보고 빈 식탁위에 놓인 신문을 대충 훓어본다.

이 절간을 소개하는 신문이다. 주지스님 글도 있고... 

 

,,,

고운사, 탬플스테이 '사찰음식'

http://blog.daum.net/yojo-lady/13745470

 

제가 요리에 관심이 많은고로 사찰음식은 따로 올리렵니다.

이 부분 사찰음식 글을 포스팅하게되면 여기에 링크를 걸어두겠습니다.

 

 

아침을 먹고 (우리들만을 위한)스님 법문이 있다는데

다다미로 정결하게 꾸며진

다도체험 방이다.  

 

 

'호성'주지스님의 좋은 말씀과 

 

 

좋은 차와....나눔의 대화!

 

 

 

좋은 시간, 하룻밤을 묵은 요사채와의 이별이다.

 

 

방 깊숙히 빛이 들어온다.

이제 또

길을 떠나야지~~

 

 

글/이요조

 

 

법계도림 공중촬영인 모양입니다.

중앙에 비로나자불 부처가 있으며 지난 사월초파일인듯 합니다.

도로가에 많은 관광차를 미루어 짐작컨대 

 

 

 

 

 

지도속의 길을 따라(右)가시면 본 사찰이 나옵니다.

큰지도 보기를 하셔서 길 따라 가보세요. 

이지도상에 나타나는 법계도림은 막 조성했을 당시인 것 같습니다.

작은 묘목이 자라나서 이제는 사람키를 훌쩍넘고 가지는 우거져서 그 손을 뻗치고는

고개를 숙이게도 하고 비켜가게도 만듭니다. 

 

흘려보내면 막힌 곳이 시원하게 뚫린다.

 

 

 

 

 

 

 

 

 

 

 

 

      밤 8시 넘은 산골길은 그야말로 칠흙같은 어둠속이다. 

      고운사 (孤雲寺)가는 길은  등운산(騰雲山)계곡의 구릉을 찾아드는 길이다. 고운사를 감싸고 있는 騰雲山도 구름...구름이야기다.

      고운사의 가운루(駕雲樓)등 온통 구름과 인연을 맺고있다.

      이 칠흙의 미로같은 어둠속에서 나는 홍진(紅塵)의 구름을 헤쳐가며  어디를 찾아 길을 헤매이는가?


      고운사는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한지 10년째인 해에 681년(신문왕)에 창건했다.
      창건당시 사찰이름은 高雲寺였다, 그런데 최치원이 이 곳에 와서 가운루와 우화루를 짓고 난 후 이름을 치원의 호로 바꾸었다.
      의상대사는 우리나라 불교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인물이고, 불교사에서는 치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분이셨기 때문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이며 가운루는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151호로, 석불좌상은 보물 제246호로, 3층석탑은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28호로 지정되어 있다.

      산 속, 풍광이 빼어난 곳에 절이 자리잡지 않은 곳은 없다.

      돌계단을 오르면서 카메라 후래쉬로 불을 밝혀가며 오른다. 하룻밤 고운사 품에 머물면서 나는 얼마나 좋은 젖을 실컷 먹고 갈 것인가!

       

      지난 밤 , 좌선에 참여하고 요사채에 누워서 별도 달도 없는 흐린 밤하늘에 으스스한 부엉이우는 소리에 뒤척이다가 살풋 잠이 들었는데

      처음에는 벌써 예불? 멀리서 목탁소리가 들린다.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보니 3시다.

      멀리 듣기던 소리가 점차 가까이 들린다.  명징한 목탁소리가 아니라 빈 바가지를 두드리는 듯한 둔탁한 소리다.

      잠을 깨우는 소린가보다.  늘 자는 잠이지만....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방법으로 지친 여행자의 잠을 깨워준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다시 멀어지는가 했더니 그 소리는 되돌아 온다.  바로 그 때였다.

      종각쪽에서 들리는 범상치 않은 법고의 소리가 더 이상 달콤한 잠에 묶어 둘 수는 없게 만들었다.

      한 밤중에 몽유병자라도 된양~

      눈만 쓰윽~ 비비고 일어나 무언가에 홀린 듯.....카메라를 메고 조심조심 요사채를 나섰다.

 

 

대웅보전 새벽예불

 

 

 

빛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사진을 제대로 찍을텐데....

그런 실력인데 말이다. 

캄캄한 어둠속에 법고와 범종을 두드리는 스님을 담아내기엔 역부족이다

 

 

종각 법고를 두드리는 스님~~

눈 질끈감고 후래시 사용을 했다. 모니터로 보니 법고가 아니다.

 잠든 태양이다.

 

 

혼곤히 잠에 든  

그 태양을 寅時에 살금살금 두드려 깨우는 소리다.

 

태양의 신이시여~ 오늘도 어김없이 삼라만상을 깨우실 준비를 하소서!

 

 

법고는

물결처럼 잔잔하는가 하면 우레와 같은  뇌성을 지른다.

법고소리에 우람한 힘이 느껴진다.

참으로 신선한 힘이다.

 

 

신새벽을 깨우려는 스님의 얼굴과 북채를 쥔 손에서 무심, 무아를  

모니터를 열고 이제사 소중하게 받아본다.

 

 

 타종의 울림으로....

산만한 나를....그 울림에 실어 산산히 흩뿌려 허공중에 뿌리리다.

 

법고ㆍ범종ㆍ목어ㆍ운판의 사물(四物)이 설치되어 있다. 조석예불에 그 소리를 낸다.  

 

길 지나가는 한 나그네

생각컨대 

대웅보전의 새벽예불은 불길이다.

그 불길의 아수라속에서 중생을 건져올리는 제례이자 의식이다. 

 

 

정신없이 찍어대던 사진을 멈추고

잠깐이지만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뒤돌아서

대웅보전 앞에있는 물에 잠긴 수련을 찍었는데.....흔들렸다.

마음은 카메라에 그대로 담긴다.

  

 

 

겨우살이 김장채비를 할 모종!

친정과 시집의 배타적인 종교 틈새에 끼인 자신을 본다.

절집 채마밭에서 자라거나 교회 텃밭에서 자라거나

 배타가 아니라 이타라고...

 

 

위에서부터 대웅보전 우화루 가운루 

 

 

해우소 가는 길, 그 마저도....아름답다. 

 

  

구릉을 잘 이용한 절집이 아름답다.

 

 

 가운루(駕雲樓)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151호

 

 

호성주지스님의 법문

 

 

다다미로 꾸며진 방에 스미는 빛살이 곱다.

 

 

 

신발에서 구도(求道)의 향이...

 

 안마당에서 바라 본 요사채(아랫채)

 큰방

 

우리가 묵었던 요사채

다시 배낭을 정리하고 저 다리를 건너 치열하게 싸우러 나아간다.

홍진속으로

나, 잠깐 구름속에 하룻밤 신세지고 머물다 가노니....

 

 

글/사진/이요조

 

 

신라 신문왕 원년(681년) 의상조사가 창건한 대한불교조계종 제I6교구 본사로 60여개의 말사를 관장하고 있음.
임진왜란때 사명대사가 승군의 전방기지로서 식량비축 및 부상병을 뒷바라지 하던 호국불교의 꽃을 피웠던 곳으로 불도와 학문의 본원지로 함흥선사, 수월선사 등 수많은 고승대덕들이 거쳐간 곳으로 지금도 수도승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물 제246호인 석조석가여래좌상과 지방유형문화재 제151호인 가운루 등 27동의 건물이 유존 하고 있다.

 

■ 교통편

ㅇ 대구(팔달교,IC) → 중앙고속도로의성IC → 단촌(안동방향) → 고운사(30분소요)
ㅇ 청량리 ·동대구역, 북부터미널 → 단촌역, 정류장 → 고운사((20분소요)
ㅇ 의성-고운사간 시내버스 1일 1회운행 소요시간 45분(08:40)
ㅇ 안동-고운사간 시내버스 1일 4회운행 소요시간 40분


■ 연락처 :   054) 883-2324

 

 

 

 첨부글/법고를 두드리는 방법은 마음心을 쓰는 타법이란다. 먼저 왼손으로 점을 찍고 오른손으로 아래 빗금을 치며 다시 왼손으로 위에 점, 오른 손으로 마지막 점!

그리고 새벽에는 법고 아래에서 위로 두드리듯...올라오는 오름치기를.....(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저녁에는 북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내림치기를 ,,,,,살아있는 것들에게 잠들기를....그리고 죽은 혼령들에게 ....내림치기로 위령

 

그 오름치기의 소리가 제대로 들렸나보다 마치 내 귀에는 삼라만상을 깨우고 잠든 태양을 끌어 올리는 소리로 들었으니 말이다. 진정...../2010년 9월8일 글 보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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