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피딴을 좋아해요.
예전 뷔페에는 꼭 피딴이 나왔는데...언제부턴지 피딴이 사라졌어요. 엊그제 서울. 호텔뷔페에 가도 피딴은 자취를 감추었더군요.
중국에 체류할 당시 백화점 식품부에 가면 지저분한 게 몇 가지 있었어요. 굼벵이를 포장해두었는데.....포장된 랩을 뚫고 슬금슬금 기어나오는 것 하고
오리알인지 계란인지....더러운 흙 범벅이거나 지푸라기 같은 게 묻어있는채로 나와있는 거예요.
그 게 저는 곤계란인줄 알았지...피딴인 줄 알면 많이 사다먹는건데 그랬어요!!
중국에서는 오리가 알을 낳으면 무조건 진한 소금물을 푼 독에 퐁당퐁당 담궈두었다가 나중에 꺼내 먹는데요. 무지 짜지만...
아마도 소금에 절였다가 발효하는 젓갈 형태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피딴문답" 이라는 김소운(金素雲)의 희곡적 수필 이야기가 있어요. 오리알이 진흙에 쌓여서 뒹겨속에서 육개월 부화되지도 썩지도 못한 오리알은 묘한 맛을 내는 피딴(皮蛋)이 된다는....단지 자체 열로써 오랜세월 거치며 말 못할 풍미를 낼 수 있다는....
썩어야 할 것이 썩어 버리지 않고, 독특한 풍미를 풍긴다는 거, 인생에다가 비유해보는 썩기 직전의 풍미를 예찬하는 글이었지요.
호텔뷔페에서 만나지 못한 피딴에 대한 열망때문인지 집을 맴돌다가 갑자기 찜질방 계란이라도 먹고싶은 생각에 찜질방 계란을 만들어 놓고는
그 찜질방 계란을 쫄여서 피딴처럼은 아니더라도 안주 비슷하게는 만들어 보고싶었지요. 피딴의 흰자는 투명한 젤라틴처럼 말랑거리는데
제가 만든 이 계란은 제법 쫀득거리는 맛은 나더군요. 찜질방 계란으로 만든 짝퉁X2 피딴 흉내 ,,,올려봅니다.
찜질방 계란만들기
압력솥에 찜기를 넣고 증기로 찝니다.
추가 돌고 약불로 4~50분이면 찜질방 계란이 된답니다.
전 시간을 초과 총 1시간 걸렸더니 터진 계란도 속출!
찜질방 계란 완성!!
찬물에 담그지 않아도 껍질은 저절로 잘 벗겨진답니다.
소금도 필요없이 그냥먹어도 고소한 맛이랍니다.
짝퉁 피딴만들기
피딴이미지는 없어서 검색이미지로 대신
어때요? 찜질방 계란! 맛있어 보이지요?
남편과 둘이서 각각 1개씩만 먹었어요! 11개 남았어요
술안주겸, 며칠전 뷔페에서 못 만나본 피딴 생각에 쫄여보기로 했어요!!
졸임소스/양조간장 5큰술, 토마토소스반컵, 설탕 2큰술, 매실액 반컵
찜질방 계란을 넣고 졸여주었어요.
약불로 2~30분간 눋지않게 굴려주면서 졸였어요.
완성됐어요.
맛있어요. 실제 빛깔은 딸기쨈 같아요!!
계란 컷팅기에 넣었더니 너무 쫄깃거려서
컷팅선이 흰자를 채 누르지를 못해서 짜부가 되네요. ㅎ~~
그냥 찐계란은 썩 잘 되는데..ㅋ~
칼로 썰어봤어요.
이렇게도 썰어보고~
집에 있는 남편의 심심풀이 간식이나 술안주로
안성맞춤이네요.
정말 피딴처럼 썰어봤어요!
졸임 소스가 그리 달지도 짜지도 않은 토마토쨈 같아요.
계란위에 끼얹어 주었어요.
그냥 계란으로 만들었는데.....정성이 좀 들어가니
요리가 되는군요!!
전혀 새로운 맛으로 탄생!
전, 술은 잘 모르지만...
와인, 막걸리, 소주, 맥주....뭐든 잘 어울려줄것만 같은 계란요리예요.
연말 가족들과의 조촐한 파티에도 좋겠지요??
글/이요조
김소운의 피딴 수필 읽어보세요
http://www.hanvit99.com/text/essay/pitta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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