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수제비' 란?
하루종일 비도 추적거리고 이런날은 뭔가 뜨끈한 국물이 먹고싶다.
칼수제비라고 써 놓으니까? 칼국수+수제비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먹으러 나가자니 굽굽해서 싫고~~ 반죽을 하자니 귀찮고...앗! 냉동실을 보니 있다. 밀가루 반죽이~~~ 그래 칼수제비를 만들어 먹어야겠다.
Q 아래 급 질문 들어왔네요. 반죽이 그렇게 냉장고에 오래 있어도 되냐구요?
A 반죽이 좀 힘든 부분이라....조금 많이 만들지요. 이 반죽을 하고는 이내 다이어트에 들어가서 밀가루와는 당분간 이별을 했댔지요.
비닐랩에 싸서 냉동실에 두었더니 아무런 이상은 없네요. 먹고싶은 마음에 냉동실을 열고 자주 들석거려 비닐랩에 공기가 좀 들어갔나봅니다. 그 정도...그러나 빨리 해드시는 게 좋겠지요?
어렸을 때 우리집에서는 수제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국수는 좋아라했지만...
우리 어머니 주로 여름방학 때, <얘들아 떡국먹자!!><와~ 떡국이다!> 하고 달려가면 떡국처럼 썬 수제비였다, 밀떡국!!
밀가루 반죽을 떡가래처럼 동들동글 빗어서 어슷썰어서 영락없는 떡국처럼 끓여내셨다. 빛깔이 잘 정제된 밀가루가 아니어서 놀노리해서 그렇지!
친구네 집에 가서 수제비를 떠 넣는 걸 보면 아주 특이하고 쉬운 방법은 반죽을 질게 해서 그냥 수저로 떠서 끓는 솥으로 바로 던지는 것을 구경하긴 했다.
외가에 가면 할머니는 여름, 뜨거운 아궁이 곁에서 일일이 조신하게 밀반죽을 손으로 뜯어서 것도 두꺼우면 또 손을 한 번 더 보면서 넣으셨는데...
나는 수제비를 잘 뜨질 못한다. 솜씨가 젬병이다.
이 밀떡국이 가끔 먹고싶으면 만드는데...여태껏 포스팅을 못했다.
반죽이 너무 힘들어 지난 번(한 달포전) 넉넉하게 해두었던 반죽.....동글한 밀,가래떡반죽이 다 엉겨 붙었다. 겉은 바삭거리며 부서지기까지~~ 급한 김에 바삭거리는 마른 부분은
안으로 넣어 말아서 칼로 썰었다.
아! 예리공포증이 있는 나는 칼질도 많이 서툴러서 엄마처럼 그렇게 얇게 썰어내지도 못한다.
그렇지만 손으로 뜨는 수제비는 더더구나 못하니.....입맛은 살아서 이것 저것 먹고는 싶으니 흉내라도 내야지~~
이런 밀떡국이 있는지는 모르지만....수제비를 이렇게 솥에다 도마를 걸고 반죽을 썰어서 솥에다가 능숙하게 넣던 어머니의 그 손맛이 생각나는 오늘 비 오는 날!!
<엄마! 엄마가 보고싶고 엄마 손맛이 그리워 이 칼수제비를 만들어요!!>
재료(3~4인분)
반죽(이미지만큼,무게를 못달았군요)
멸치 다시마 육수, 호박반개, 집간장 조금, 콩나물 100g, 홍고추1개 청고추 2개, 파 2뿌리, 다진마늘
(양파나 감자가 대신해도 되겠져?) 다대기장과 마지막 참기름은 선택사양
팁
반죽이 엄청 잘 되어야해요. 오래 치댄 찰기있는 반죽이어야 함!
무슨 야채 만둣국같다.
다이어트땜시.....멸치다시마 육수에 야채를 듬뿍 넣었다.
맛이야....멸치다시마 육수맛만 좋다면 goooood!!
지난 밤에 만든 통오이소박이, 오이김치 올려서 먹으니 꿀맛!!
어느 식당가면 이 맛을 낼까!!
자가당착에 빠진 자화자찬!!
한 달 전에 넣어둘 때는 분명 가래떡처럼 된 반죽을 넣어두었는데....
힘이좋아 반죽이 얼마나 잘 됐으면 엿가락처럼 숨구멍이....ㅋ~
찜하려고 사두었던 왕콩나물도 넣고
멸치 다시마도 그대로 두고...(먹으며 건져내지 뭐~)
반죽 가장자라기 조금 딱딱해서 안으로 넣어 말았더니
반달형 썰기가 된다.
칼질을 잘 못하니 얇게 썰어보려고 용도에 맞춘 칼도 준비했건만....
안에 조금 마른 반죽 겉부분이....급박하게 말기만 했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속이 꼬불꼬불~ 예술이당!!
청홍고추, 파, 마늘, 호박반개 썰어두고
후추넣고...마지막에 참기름 두르고....집간장으로 슴슴하게 간 맞추고
한 그릇 떠 놓고 다대기 얹기는 선택사양~
간을 슴슴하게 한 이유,
어젯밤에 담은 오이김치 얹어 먹으려고....
여러분은 동글동글....정말 떡국처럼 예쁘게 썰어서 드셔보세요~
깜짝 놀랄정도로 쫄깃 쫀득, 아주 맛나요!!
정말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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