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다.

부지런한 주부들은 월동준비로 김장걱정에 지난 주말로 거의 끝났나보다.

 

게으른 나는 김치 봉사를 앞두고 금작스레 여행 일정이 잡혔다.

어차피 허리디스크 수술환자로 요즘 살이찌자 부쩍 더 아프기에 있어도 별 도움 안된다 싶어 여행으로 기수를 돌렸다.

남원을 시작으로, 춘천김치축제, 대구 달성군으로 해서 소싸움으로 유명하지만 씨 없는 감 주산지 청도군으로 해서 한바퀴 휙 돌고오니  우리 집 마당에도 해걸이를 하는 감나무, 올해는 몇 개 안달렸지만 낙엽들을 다 떨어트리고 알몸으로 서있다.

자세히 보니 올해로 유난히 적게 달린감을 새들이 먹어도 너무 많이 먹어버렸다.

마음 내킨김에 감을 죄다 땄다.  새가 먹다만 것에 날파리가 꼬여서 그만 심술맞게 다 따내렸다.

마리와 은솔이가 덩달아 신이 났다.

마당에서 목줄없이 그냥 키우는 은솔이와 마리가 렌즈에 절대로 안잡혀준다.

감따는 날이라 저들도 마냥 즐거운 모양이다.

 

새는(주로 직박구리) 저녁 시간보다 새벽녘에 오나보다.  우리 집 경비반장 은솔이가 새벽이면 컹컹 짖어대서 마주 서있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미안스러울 정도였는데 감 때문에 그런줄은 이제사 안다. <은솔이 이제 경비 안서도 돼~~>

 

 

며늘애기들에게 춘천 김치축제 가면서 .....<김치 사서 택배로 부치마~> 했는데 ( 며느리들 좋아라했지@.@?)

비가와서 그만 몽땅 자선품으로 내고 없단다.

그랬는데..집에 와보니 김장김치가 여러 집에서 들어왔다. 큰 통 하나로도 차고 넘친다. 많이도 주셨다.

<난 뭘 드려야하나?>

감을 가지채 꺾어서 이웃들에게 나눠드렸다. 별 거 아닌데 왜들 그렇게들 예쁘다고 좋아하시는지...

(아마도 고향 옛집이 생각나시는 건 아닐까?)

김치하고 맞바꾼 감들이다. 그래도 알감이 제법 남았다. 이 감으로 장아찌를 담궈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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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를 끝으로 가을여행은 종지부를 찍었다.

돌아오는 기차에서 도시락을 받고는 청도 마스코트 바우랑 함께 찰칵~~

기차도시락은 밥이 참 맛있다. 이번 도시락은 밥도 밥이지만 겉절이김치가 맛있었다.

<우씨...김장 걱정을 부추기누나!>

했는데...집에오니 반가운 이웃분들의 김치가~~ 메리크리스마스다!!  킄킄~~

어제는 지역회의 끝난 뒤에 그냥~~ 커피나 먹고 헤어지자고 했다가....비님오시니 찬치국수로 돌렸다.

뜨끈한 잔치국수에 또 김장김치!! ....<김치를 다들 왜 그렇게 맛나게 담구니? 나 참......누구 약올리남?>

 

에이....

며칠 있다가 파김치나 제대로 담궈서 좋아하는  박스방에게나 부쳐야쓰것다. (땡스기빙데이 전에)

 

<아...내일 또 김치봉사 잡혔는데....허리 아파서 우야꼬~~>

겨우(김치봉사) 피했나 했더니 또 다른 복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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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솔이 머리는 어디로 가고 몸만...(자유방임주의자? 犬으로 키우는 우리집 경비견)

은솔이다리,  장님 할머니마리, 내 다리 조금....개들이 물어뜯은 창포잎도 조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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