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만둣국

잘했다고 메인사진에 올리는 건 아니다.

만두 이야기를 하자는거지!!

 

50년생 부산 사람인 내게 만두는 매우 거리가 멀다.

그러나 내 손목에 털점이 있는 건 우리 엄마가 날 가지고  입덧하실 때 ....

만두가 갑자기 드시고 싶다하셨다 한다. 아버지가 만두를 구해오신 걸 드셨고

돼지고기를 잡숫지 못하는 엄마는 그 때 돼지고기가 든 만두를 먹은 탓이라고 늘 말씀하셨다.

명절이건 겨울이건 만두와는 거리가 먼- 고장
피난 내려온 이북사람들에게 들어본 것 뿐인 시절이었을 게다.

 

 

미국와서 딸 산바라지를 하면서 .....모유가 많이 나오게끔

돼지족발을 구하고 싶고 산모에게 좋다는 가물치, 잉어도 구하고 싶었지만

박서방은 마트 고기전에<돼지족발>이야기는 건네 놓았다면서

진열대에 비치된 사골뼈와 꼬리들을 사다날랐다.

사골뼈가 진열대에 있다니 우습다(내,사진에는 없지만)그런거..외국인들은 안먹는다더니 ㅎ~

더 적극적으로 하면 돼지족발도 구해올 수가 있었다. 양념된 족발은 많으니까...

그네들이 즐겨먹는 꼬리곰탕의 소꼬리는  얼마나 두텁게 썰렸는지 완전 곰탕 수준으로 끓여내야 한다.

아무튼 딸은 구하기 어려운 족발대신, 꼬리곰탕을  잘 먹어주었다.

 

꼬리도 고우고...사골도 고우고....늘 곰국물이 넘쳐난다.

땡스기빙데이 세일때 산처럼 쌓인 밀가루가 신기해서 재미로 사다둔 게 생각나서

사골국물에 수제비를 떼넣으려고 반죽하다가 그만...만두반죽이 되고 말았다.

어쩌나 반죽에 대파도 쑹쑹 썰어 넣었는데...

밀대가 있을리가 있나? 만만한 병을 하나 찾아내었다. 잘 밀어질지?

만두속은 그냥 쇠고기에다 당면 파마늘만 넣어 만들었다. 두부도 읍꼬...

거..왕만두피 하나 요상하다.

나중에 보니 밀가루가 누렇다.

그럼 수입된 한국의 뽀얀밀가루는 그만큼 더 표백한 거?

피가 엄청 통통하다. 피비만이다.

쪄서 두었다. 두껍지만 꽤 많이 나온 듯....(40여개?)

학창시절 피난 온 친구네 가보면 만둣국이라고 내어놓는게...

다 터져서 정신 사나운 ...꿀꿀이 죽같은....차라리 밀가루 풀때기 죽보다 못한 거만 봐왔다.

그런 탓으로 만두에 대한 미련은 별로 생기지 않았다.

3층으로 쪄서 보관

아무리 끓여도 삶아도 터지는 불상사는 없다.

그냥 만듯국으로도 끓내고

칼국수를 넣으면 칼만듯국도 되고...

하나도 안터진 만둣국을 베어 먹으면 속이 뜨겁다.

그런 만둣국을 먹고나야 속이 훈훈하다. 땀이 배어난다.

시시한 감기는 만둣국 한 그릇에 뚝-나가 떨어진다.

찐만두를 좋아하는사위꺼~냉동된 만두를 재차 쪄내면 된다.

흐미 유난히 더 두꺼워 보이누만...

근데 왜 찌꺼기 반찬 담은 접시에 포카스가...ㅠ;;

 

만두피를 구해와서 정식으로 빚다.

한국마트에 가니 만두피를 판다. 간 돼지고기도 사오고

두부도 꼭 짜서 넣고

김치도 쏭쏭썰어 물기 빼서 넣고...불린 당면도 좀 넣고

<여보, 영감! 만두나 좀 빚어줍쎠~>

계란 흰자물로 마무리 꼭꼭 잘 여미는 남푠!

유명만듯집 보니까 오이를 갈아서 수저로 먼저 듬뿍 바른다음 속을 넣더라

만두도 잘 여며지고 오이향도 배이고...<일석이조>

자세히보면 이상한 건 남푠솜씨....제대로 된 건 내 솜씨~~

찜솥에다가 여러솥 잠깐 쪄서 식힌 후,  냉동실에 넣어두고는....주로 점심으로 해결!

이렇게 호박 쏘시지 햄넣고 만두전골로도

야채로는 배추나 것도 귀하면 양배추도 좋은데...야채가 별로 안보인다.^^*

영감 술안주로도 좋고, 출출할 때도 좋고....이러구러 겨울은 깊어가고,

오는 설명절에도 좀 만들어 두고 떡만둣국을 끓여 먹어야겠다.

 

-로체스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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