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저녁 상차림중에,

 

 

    오늘은 이야기를 어디서 어떻게 꺼내볼까, 고심 중이다.  요리이야기가 주가 아니거든~ 

    그래 그냥 의식하지 않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해볼게,  서두가 뒤엉켰어도 뭐, 잘만 알아들음 되지~

     

    오늘은 요리 이야기보다 그릇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꾸나!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세팅이겠지? 엄마가 꾸민 것은 볼품없고 초라하고 엉성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의도하는 이야기는 들어주길 바란다.

    음식은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그 분위기가 달라지는 법이지!

    음식하면 아주 간결하고 깔끔하게 담아내는 일본을 알아주는데 그들은 음식 담아내는 그릇에 무척이나 신경을 쓴단다.

    일본에서는 담아내는 양을 아주 적게 담아낸다.
    일본의 작은 가게가 식당이라면 그 식당만한 그릇 창고가 있을 정도란다.
    해서 계절마다 음식마다 그릇을 바꿔가며 사용한단다.
    일본은 검의 나라라서 일반적으로 냉정하고 차다.
    한국은 정의 나라다. 푸짐하고 따뜻하다. 그래서 상다리가 휘어진다.
    수북하게 담아야 예의고 먹고 남길 정도가 되어야만 대접한 주빈측에서 저으기 안심을 한다.
    딱 맞게 식사를 끝내면 걱정이 된다. <음식이 적진 않았을까?>

     

    일본나라 가정에서는 아주 옛날부터 밥도 각자 알아서 떠먹도록 한다는데 나는 요 근래 너희들이 다이어트다 뭐다 하면서 공기 밥만 떠주면 반만 덜어내 달라는 말에 밥솥에서 나온 밥 도로 넣기도 께름칙해서 (그 냉정함이 어쩌면 더 위생적인지도 모른다) 빈 그릇 하나  주면서 <여따다가 덜어라> 하고는 늘 엄마가 먹지만...
    엄마는 너희들에게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고자픈 마음에서 그렇게 떠지는 모양이다.

     

     

    이야기가 오데로 갔냐?
    엄마도 음식사진을 찍으면서 그릇의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모양 예쁜 그릇들을 구입할까 싶었지만 아서라! 이 나이에 이제는 뭐든 슬슬 정리할 단계가 아니더냐.

    내게는 아주 오래된 그릇들이 많아 100여년 가량 된 유기그릇 사기그릇들이 꽤나 있다.
    엄마의 음식 만들어 올리기 취미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언제 시간이 나면 녹슨 유기그릇은 닦고 옛 그릇 들을 꺼내어 시도해봐야겠구나!

    젊은 사람들은 신세대요리에 마치 맞는 멋진 신형 그릇들을...
    구세대인 나는 이제 낡은 그릇들로 잊혀져가는 음식이나 만들어 봐야 할까보다.

    오늘 그릇은 호박이다.
    호박에다가 음식을 담아 봐야겠다.
    요즘 시중에 많이 나오는 단 호박 말이다.
    처음에는 3000가까이 하더니 요즘엔 1000원정도 주면 살 수가 있다.
    비타민도 풍부하고 실온에 두어도 몇 달간은 변하지 않으니 많이 사다가 바구니에다 담아두고는
    음식을 해보려마!

    단 호박은 단단하여 뚜껑을 따내기도 어렵다. 자칫 손 다칠라~
    전자레인지에 3분간만 돌리면 칼로 수월하게 따낼 수가 있단다.

    별모양, 하트모양, 그냥 뚜껑 등으로...
    그 속에다가 음식을 만들어 넣어보는 거야~ 재밌지 않니?

    호박을 싫어하는 애어른 들이 함께 재밌어하며 별식을 즐길 것 같아 올려본다.
    추석날 음식을 여러 가지 만들면 다음날은 식어버린다.
    추석 다음날 손님이 찾아오시면 만들어 두었던 갈비찜을 상에다 데워 내려니 빛깔도 그렇고
    데우니 더욱 갈비가 너덜거려서 좀 무안할 때, 그럴 때 이런 음식을 호박에다가 담아내보면 어떨까?

    그런데 이 호박이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얼마나 단단한지 잘 무르지가 않는단다.
    호박찰밥 먹어봤겠지?

    호박이 얼마나 안 익으면 아예 찰밥을 해서 넣고는 호박을 찌겠니?
    호박이 가운데 내용물을 이불처럼 보호하고 있어서 참으로 익질 않는단다.

    말해 뭣하겠니? 삼계탕(토종임에도 불구)안에 찹쌀도 8시간쯤 불린 찹쌀을 넣어도 요즘 닭은 여려서
    그 찹쌀이 다 익도록 닭은 흐물흐물해져서 녹아내릴 꺼다.

    그런데, 엄마가 그 걸 깜빡 잊고는 어느 날  불린 찹쌀을 호박 안에다 바로 넣었는데,
    호박은 비록 물크러졌지만 얼마나 그 밥맛이 꿀맛이던지~ 참으로 맛있더구나!!

     

     여태 다 된 찰밥을 넣어서 했다면 충분히(8시간이상) 불린 쌀로 호박밥을 지어보라고 권하고 싶군요.

     

    갈비란 바로 해서 먹어야 제 맛인데 핏물빼고 간했다가 조리하고 하면 반나절이 지나간다.
    주로 명절이나 어르신 생신 상에 내려면 다른 음식도 마련하므로 아무래도 미리 해뒀다가 데워서 내어지는 요리다.
    단 호박을 예쁘게 뚜껑을 따내고 그 속에다 담는 요리를 해보자!

    다 먹고 나면 그 속에다가 밥을 넣고 김치도 넣고 렌지에 돌려내면 볶음밥이 될 것이다.

    호박그릇인 셈이다.
    엄마의 이야기엔 언제나 응용편이 가득하다.
    삼겹살을 좋아한다면 삼겹살을 마늘과 함께 고추장 양념으로 두루치기해서 넣어 익히면 맛있을 테다.
    돼지고기를 덩이째 넣고 묵은 김치도 포기 채 넣어서 푹 익히면 김치 호박찜이 될 것이고,

    먹고 난 다음에는 밥을 넣어 간단히 비벼 먹을 수도 있을게다.
    호박요리!
    호박을 자르고 앉았노라면 마치 할로윈데이 장식 호박을 만든다는 기분이 들어 재미있다.
    호박을 용기로 이용 멋진 요리를 만들어 보려마~

    요즘 젊은이들은 아주 영악해서 어른들이 <하나!> 하면 <백!> 하더라.
    손님초대요리에 호박을 두세 개로 어림잡아 요리를 해도 좋겠다.
    하나는 김치찜, 하나는 갈비찜 먼저 나오고  내어가서 밥을 볶아 나오고, 이내 김치찜이 연달아 나오면 완전 호박파티인 셈이지~

    호박이 우리말로는  못났다는 단순한 말도 있지만
    <호박이 넝쿨 채 굴러 들어왔다> 복에다 비유한 말이 있으니~
    호박은 가히 기분 나쁜 말은 아니다.
    그러니 호박그릇은 복 그릇인 셈이고 호박요리는 복을 부르는 요리인 셈이지~ ㅎㅎ
    안그냐??

    우리도 <호박 날>을 정해서 늦가을 쯤 호박요리를 먹는 날로 정하면 좋겠구나!
    늦가을에 호박을 먹어두면 감기예방에도 아주 좋단다.
    겨울 건강을 대비하는 셈인게지~
    건강한 게 복인게야! 

     


    엄마가.

     

    갈비찜요리 레서피는 (아래에) 올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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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없이 갈비찜만 들어서 호박안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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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렌지에 3분 돌린 후 호박에 금을 그어놓고 도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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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솥에 넣고 호박크기에 따라 15~20분간 찐다. (15분 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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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에 담아내고 칼로 자른다. 

 .

 

 

국물있는 갈비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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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을 전자레인지에 3분 가열 후 잘라낸다.

밑을 너무 박박 긁지 않는다.(엄마는 밑이 얇아 국물이 샜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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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끓인 갈비를 넣고 고명도 얹어준다.

15분~20분간 전자레인지 가동  

 호박은 2/3가 물렀음

갈비찜을 먼저 먹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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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에다 밥3공기, 김치 150g 파 썰어 한 줌

사진에는 빠졌지만 갈비국물 한 국자 넣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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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 가열 후,

호박이 완숙 물러 터졌음(사진 右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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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박을 자(가)른다.

들기름 한술, 깨소금 을 넣는다. 

김가루도 넣고 비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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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  (기가 막히게)맛있다. 

 

 

 

갈비찜레서피 


      1. 5㎝ 크기로 썰어진 갈비에 기름기를 떼어낸다. 
      2. 갈비살에 칼집을 낸 다음 찬물에 30분 쯤 담가 핏물을 빼준다. 
      3. 반드시 펄펄 끓는 물에 핏물을 뺀 갈비와 양파를 넣고 삶는다.
       (고기를 찔러보아 핏물이 나오는지 확인한다. 핏물이 나오면 고기가 덜 익은 것)
      4. 고기가 익으면 건져내어 체에 받친다. (떨어진 국물을 육수로 사용)건더기도 걷어낸다.

      5. 육수에 간장, 설탕, 후추 등 양념장 재료를 섞는다.

      6. 삶아낸 갈비살에 양념장을 반만 넣어 끓인다. 
      7. ⑥에 마늘, 파, 양파를 넣고 조리다가 건져낸다. 
      8. 조림국물이 반쯤으로 줄면 반 정도만 익힌 당근, 밤과 대추, 은행, 나머지 양념간장을 넣고 조린다.

      9. 준비된 지단과 고명을 얹어낸다.

       

      tip/갈비는 기름과 힘줄을 떼내고 고기에 잔 칼집을 넣어야 연하고 양념 맛도 잘 밴다.
      또 양념에 잴 때는 처음부터 간장양념을 바로 하지 말고, 배 즙, 설탕, 술 등에 먼저 재었다가
      간을 하면 고기도 연하고 누린내도 덜한다. 갈비는  간을 싱겁게 해서 익혀야 잘 익으며,
      익힌 다음에 훗간 조미를 해야 갈비에 윤기가 흐른단다.

       

      10. 호박은 전자레인지에 3분 가열 후 뚜껑을 도려내고 호박속에 갈비찜을 넣고

      찜통은 30분, 압력솥 15분, 전자렌지는 17~20분 가량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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