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 (좌광우도) 맞다.

 

 도다리와 광어의 구분법 : 아가미가 왼쪽으로 터졌으면 광어, 오른쪽이면 도다리   광어=왼쪽(두 글자) 도다리=오른쪽(세글자),,,ㅎㅎㅎ 이렇게 외우면 평생(횟집 갈 때 박사! )  

 

통영만과 시내 모습(시홈페이지사진)

 


도다리가 맛이 깊어지면 봄이 완연하다.

그 도다리 살 오른 맛에  겨우내 움추렸다가

흙을 뚫고 올라오는 여린 쑥을 넣고 끓였으니..

어찌 봄 맛이 아니겠는가?

 

 

막 돋아나는 은행나무 새싹이 노란  황금이파리 보다 더 예쁜 4월 속으로 맛따라 먼-길을 나섰다. 천릿길이 대수랴? 

 


 

 

 

 

  

 

 

맛찾아 회귀본능

 

연어만 모천을 따라 회귀하는 게 아니다.

이 글을 읽는 혹자는 그럼 도다리도? 하고 놀라실 일이겠지만...도다리가 아니라 사람의 입맛이다.

 

얼마전 기장 대변항에서 맛난 생멸치찌개를 먹고는 오죽하면 엄마를 맛으로 만나보았다 했을까?

사람이 몸져 심하게 앓고 난 뒤,  회복기에는  입맛을 되돌리기 위해 찾는 건,

기름진 탕슉도, 장어꾸이도 피자도, 달콤한 그 무엇도 아니다.

예전에 어릴 적, 엄마가 늘 해 주시던  소박하고도 .....생뚱맞은 그 무엇이다.

 

어찌 연어만 회귀한다고 보랴? 사람의 입맛도 나이 들어감에 따라...점차 회귀하는 것을....

어렸을 때는 그렇게도 아무런 맛을 못 느껴 무덤덤했던 호박나물에 입맛 깊어지고....왜 먹을까 싶던 조갯국이 시원해지는 것을...,

 

내가 자랄 때만해도 부산은 번잡한 항구도시였지....갯가는 아니었다.

갯가와는 거리가 먼-데도  왜 엄니는 생선을 즐겨 해 주셨는지...그 이유를 얼마전에야 알았다.

 

외가 외할머니 친정이 진해 어디쯤 갯가였단다.

해서 산골로 시집오신 외할머니는 갯가 비린 맛을 향수쯤으로 생각하시고 그 옛날에도 먼- 산길을 지게나 함지박에 생선을 담아 지고 이고오는 생선장수 행상들은 외갓집를 그저 지나치는 적이 없었다. 할머니는 생선을 물물교환으로 사셨다.

보리쌀 두어 됫박이면 생선과 너끈히 바꿀 수 있는 시절이었다.

 

<할므~~ 할므이~ 이 생선은 이름이 모야?  근데...삐다구 뿐이던데?>

 

<응, 이건 낭태라카는데.... 강아지가 (좋아라) 낭태장사 자리오쏘! 그라능기다 ㅎㅎ~>

 

자리/잘(잘 오소)의 사투리 같다, 여기서는 어서 빨리의 뜻이 있었던 듯...

 

그런 외할머니의 딸이니..그 딸의 딸인 나인즉 오죽할까?

생일이면 미역국에(ㅎㅎ 나는 그 게 광언줄 알았는데...) 도다리 미역국을 끓여 주셨다.

비린내? 절대로 없다. 얼마나 들큰한지 모른다. 맛이 한마디로 달았다.

요즘엔 서울에도 도다리미역국 전문집이 제법 유명세를 탄다는데, 가보진 못했다.

아무튼 서울 사람들은 생선국이라면 먹어보지도 않고 펄쩍 뛰기부터 한다.

 

<그 걸 비려서 어케먹어??>

 

 

일간에 악동들이 모였다.

남편의 고교 동창들이다.

졸업 후 여태껏 만남을 유지하는 아주 오래 된 모임인데....

이제 덩달아 마누라들 마저도 오랜세월을  함께 하다보니 한 치도 다를 바 없는 같은 친구다.

 

통영 친구가 새 곳으로 집을 옮기고 노후 일꺼리도 장만했다기에.... 모른 척 할 수 없어 몇명이 뭉쳤다. 축하가 아니라....이 건 완전 민폐수준이다.

 

통영에 도착한 날은 주말 늦은 밤이었다.

도다리쑥국집을 찾아 들었다. 인근에 사무실이 많은 시내 음식점이라서 그런가?

실내에 들어가니 주말 밤이라선지 썰렁했다.

무슨 방송, 무슨 방송,  다녀갔다는 문귀가 잔뜩 붙어있었다.

일행 6명이 도다리쑥국 4, 사철 장어탕 2을 주문하고 앉았는데 반찬이 들어왔다. 반찬은 그저 그랬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그 문제의 도다리 쑥국이 들어 왔는데....문제는 밥이 부스스했다.

아마도 주말 밤늦은 시간이라...밥통에 든 오래 된 밥이려니...하고는

요즘  매스미디어로 떠들석하기에 나 역시나 난생 처음으로 들어보던...<도다리쑥국>

그 맛이 무척 궁금해서 불원천리하고 찾아와서는  처음보는 도다리쑥국을 앞에 받아 놓고는

<응? 이게 모야?>

지가 언제적부터.... 윗지방 사람 다 됐다고 생선국을 우습게 보다니~

 

 

 




 

 

음...그런데....한 숟가락, 두 숟가락...점점 말이 없어졌다.

다들 침묵속에 허기를 좀 채웠는지...서로들 서로께 맛이 있다고 떠먹어 보라며 그릇을 내민다.

이 그릇 저 그릇 속으로 ....수저가 왔따리 갔따리....

(외국인들이 이런 모습을 본다면 기함을 할 것이다. 우리네는 아주 친근한 정도를 나타내는 표현인데..)

 

잘, 먹었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더니 그 말 맞네!!

봄도다리쑥국! 정말 맛있네~~

비린내...그런 걱정일랑 아예 접어도 좋다. 쑥향이 얼마나 ...좋은지, 국은 달았다.

코를 박고 먹었다는 표현이 옳다.

 

잘 먹은 징표로 서로 돈을 내겠다고 한 판 걸판지게 몸싸움을 (보는 이 없으니) 하고는

주인인 아주머니께...나는 친근하게 친구처럼 다가가 쫑알거렸다.

 

<에에이...밥만 좋았음...120점인데...>

 

<오늘....예약됐다가 취소되는 바람에 밥이 좀 그랬지요?>

 

<그래도 너무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요!>

 

맛있게 잘 먹어서일까?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다. 어깨동무를 하고,

그녀가 해준 음식을 맛있게 먹고나니...유독 친근감이 돈다.

종업원이 찍어준 카메라가 흔들려서 좀 그렇지.....

 

<이럴줄 알았으면 식당실내나 요모조모 잘 찍어두는 건데...>

 

통영,

도다리쑥국에 한 번 빠진 칭구들...

그 며칠간의 행적이 요상타! (다음글에 계속)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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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쑥국은 슴슴한 된장국물에 도다리를 끓이다가 마지막에 여린 쑥을 넣고 끓여낸 것이다.

통영에서는 생선국에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다.

장어탕, 물메기탕도 애초에는 다들 국이었는데...외지사람들이 매운탕처럼 '탕'이라 부르기 시작하자 약간의 고춧가루를 고명으로 얹을 뿐...

'방아잎' 이라는 허브의 알싸한 향만으로도 외지인의 선입감인 그 비린내를 능히 제거하고도  남는다.
 

  

 

 




 

 

생선요리에 능한 통영사람들은 음식을 맵게하지 않기 때문에 탕이라 부르지 않고 국이라 불렀는데  매운탕에 익숙한 외지사람들 때문에 장어국도 '장어탕'이라 부르기도 한다.

만드는 방법은 장어를 잘 씻는 방법에 따라 맛이 차이가 나는데...그냥 소고기국처럼 끓이면 된다.

 

 사계절 장어탕도 도다리 쑥국 못잖았다. 서로들 먹어보라며 마치 자기가 끓인 것처럼 자랑한 것 보면...

 

 


 

 후덕하게 생기신...이화식당 <천안실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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