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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금요일

    산책하러 집을 나서려다 말고 작은 감나무가 새빨간 낙엽꽃을 피우고 섰길래

    하도 첫 낙엽이 반가워 사진을 찍어두고 바로 이 낙엽을 하나 땄습니다.

     

    오른 쪽 바지 주머니에

    돈 몇 만원 접은 사이에 큰 감나무잎을 끼우고 잘 넣었습니다.

     

    산책 메이트,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언니처럼 저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습니다.

    일주일에 두 세번은 전화로 약속을 하고
    길 모퉁이에서 만납니다.
    동성간의 만남이라도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둘은
    산책이 아니라...늘..끝나면 걸어서 소비한 양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곤 합니다.

    늘...
    제가 신세를 지는 입장입니다.
    계산을 치를라치면...

    "자긴 학생이 아직도 둘이 잖아....괜찮어 내가 낼께..."

    오늘은 곧 죽어도 제가 한 번 거하게 내어 보리라..
    마음먹고 나온 날입니다.

    얼마전에...그녀의 생일도 지났거든요.
    그래서.... 만난

     

    그녀는 속이 좀 좋지않다며..약국에 갔습니다.

     

    간단한 약을 먹고 나오며 내가 그랬습니다.

    "선물 있어요"

    "응? 뭔 선물?"

    주머니에서 낙엽을 불쑥 꺼내 주었습니다.

    그런데....눈이 화등잔만해진 그녀가 갑자기 방금나온 그 약국문을 밀치고 들어가더니...

     

    그 낙엽을 치켜세우고 뭐라 뭐라 환히 웃으며 얘길하는 겁니다.

    전..유리문 밖에 서서 정말 난처한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약사네 부부가 가을 햇살만큼 환한 웃음을 웃고 있었습니다.

     

    상기된 표정으로 나온 그녀,

    "내가 자랑 좀 했지"

    "이구...그 게 뭐라구요"

     

    제겐 장난끼 섞인 사소한 일인데.....

    저도 감잎처럼...붉게 물들었습니다.

    조금 부끄러워서,

     

     

     

     

     
    ◎모리타 도우지(森田童子) /ぼくたちの失敗(우리들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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