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이야기


피서철 해산물이 동이 난단다.

그런데 이 해산물들이 다 국산이 아니라는 그런 뉴스~

바다로 피서를 떠났다면 팔딱 팔딱 힘이 쎈 갯장어가 여름보신으로는 으뜸!!

비타민 A가 쇠고기보다 200배나 많고 단백질, 지방, 비타민 E가 풍부한 미용식이기도 하다. 칼로리가 높으면서 지방은 불포화 지방산이므로 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이나 허약 체질의 원기 회복에 이를 능가할 식품이 없다. 유난히도 더울 것이라는 올 여름 대비해, 이 여름에 갯장어 먹고 힘내자!!


유월,칠월, 팔월, 여름이면 지금 남도에는 한창 갯장어 잡이가 제 철이다.

우리가 간 곳은 경남 고성 자란만 임포였는데 여름의 문턱인 유월이라 갯장어 파시를 이루고 있었다.


장어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흔히 회로 먹는 아나고는 '붕장어'이고 포장마차에서 즐겨먹는 꼼장어는 '먹장어'이고 이빨이 쎄고 여름에만 잡히는 장어는 '하모'라 불리는 갯장어이다. 하모는 일본말인데 일본사람들은 여름, 보신음식으로 이 하모를 아주 즐겨 먹는다고 한다.


갯장어 하모를 잡으면 전량 수출했는데 올해는 하모 수출가격이 조금 떨어져서 끔(金)이 없다고 어부들이 한숨이다.


하모는 주낙(줄낚시)으로 잡는데 줄 군데 군데 낚싯바늘을 달아서 미끼는 싱싱한 전어새끼를 사용한단다.

하모 미끼를 구하러 어두운 새벽에 나갔다가 주낙에 일일이 미끼를 매달아야지만 바다로 나갈 수가 있단다.


경남 고성 자란만에 갔을 때 우리는 자란만의 중앙에 자리한 임포리 수협어판장에 새벽 장을 보러 나갔는데 5시면

일어나서 눈을 비비고 나가야 했다. 꼭 생선을 사러 나간다기 보다는 평소엔 접할 수 없었던 이른아침 갯가풍경을 보는 게 더 신선했다.

새벽경매는 주로 생선, 잡어들이었고  오후 2시 경매는 갯장어 '하모'만 따로 경매를 보았다.

우리가 여행을 갔을 때는 6월이어서 하모 값은 KG당 거의 20.000원을 주고 샀나보다.


여행지에 처음 도착한 날은 친구의 빈집을 빌렸기에 짐 풀고 정리하느라 횟집에서 회를 조금 떠왔는데 횟집에서 사온 60,000원 어치가 먹을 게 별로 없었다. 이왕갯가에 왔으니 회나 실컷 먹어야 할 일이 아닌가?

새벽경매시장을 알아두어야 했다. 경매 1번 할머니를 찾아가란다.

고기를 주문하고...어디서 왔냐고 물으면 용태리에서 왔다 하라고 일러주었다.

첫 시장을 보러가는 날이다.

1번 할머니를 찾아 점찍은 대야에 담긴 물고기를 사 달라 주문하고 나중에야 할머니가 생선을 건네주셨는데 통상 경매가의 10%만 더 얹어 드리면 된단다.

<우얄라꼬?  고기 사러 오면서 담을 그릇도 안 가꼬 왔나?>

고기를 어디다가 받아갈 거냐는 고희가 넘은 경매 1번 할머니 말씀에 멀뚱거리다가 호되게 야단만 맞았다.




언니와 우리 두 부부 4명이다.

그나마 잡어라도 손질할 사람은 용감무식한 나밖에 없다.


그런데...이 하모는 문제가 좀 있다. '아나고'를 장만하는 건 횟집에서 봐왔지만 갯장어만은 아니다. 이늠은 날카로운 이빨에 어찌나 사나운지 뭐든 물고는 뱅뱅 꼬아서 틀어버린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용태리 마을,  이웃 아저씨에게 부탁을 했다. 이 아저씨는 마흔이 넘도록 장가를 못가다가 월남아가씨에게 장가를 들어서 지금 알콩달콩 신혼중이란다. 하일면 용태리에 인구가 날로 줄어서 걱정이란다.  얼른 애기 울음소리라도 마을에 울려 퍼져야 할텐데....

 

장어는 미끄러워 대못을 거꾸로 박은 전용도마가 있어야 했다.  고맙게도 장갑을 끼고 전용 도마를 들고 와주었다.

그 못에다가 장어 대가리를 콕 박은 다음 손질을 하는데, 잘린 상태에서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는 아주 사납고 성질 드센 늠이다.


하모는 회도 뜨고, 구워먹고, 샤브샤브 해먹고, 추탕처럼 국도 끓이고 요리 방법도 다양했다.

회 뜨고 남은 머리와 뼈는 매운탕도 끓이고,  얼마나 맛있었으면......

언제나  제대로 완성된 음식사진은 없다.   

 

南海 여행길에서 글:사진/이요조

 

 

손질하기 어려운 하모! 일단 마당 수돗간에서 작업을 하고.....

그 손질법을 동영상으로 담긴 담았는데....경상도 사투리가 진하게 그대로 배어난다.

 

 

 

 

도착한 날은 횟집에서 떠 와서 먹었는데 편했지만 감질났다.

이왕 놀러 나온김에

직접 횟감을 고르고 회를 떠 보기로 했다. 매운탕도 끓이고~

(나의 의견이었으니 당연 내가 해야했다. 그러게 팔자는 지가 맹근다니까~)

 

하모에 대해 ~

 갯장어는 신선한 먹이 아니면 안된단다.

장어를 유인하기위한 먹이깜 마련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았다.

 주낙...한 꾸리에 미끼 매다는데.....얼마간 �을 준단다.

바다에서 뭐든 쉽게 낚아 올리는 게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모든 수고의 땀과  

 그 절차를 모두 거친 다음에야 비로소 소비자들 식탁에 오른다. 

ㅎㅎ 그 걸 먹는 사람 또한 만만치는 않다. 

그래서 대신 횟집이 있나보다. 매우 어렵다. 

 먹이사슬에서 역시 사람이...


손질이 다 된 먹거리도 ....쉬운 일은 아니다. (결론은 먹고 살기 어렵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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