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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꽃                                                                                *호박꽃

 

 얘야,  덥쟈? 

날씨가 한여름 정수리에 올라앉았구나!!  

직장생활에 무지 힘들고 고되쟈?

그러나 조금만 참으려마, 정수리에 올라 탄 지가 아니 내려가고 배기겄냐?

 

요즘엔 시장에 나가도 채소 값도 무쟈게 올랐다.

날씨가 무더우면  무른 채소는 서금서금 물러지는 법이지....그러니 채소 값은 한여름 장마에 비 피해를 보지 않더라도 다락같이 올라간단다.  무 한 개가 2~3.000원 하더구나! 배추는 아예 알아보지도 못했다.

그러나 여름이라도 잘 썩는다거나 비싸지 않은 제철 나물이 또 건재하지 않겠느냐

가지와 호박이다. 우리 곁에 너무 가까이 있어 익숙해버린  음식이어서 등하불명인지

나 같은 늙은 헌댁도  여름 반찬으로 무슨 채소를 먹어야 할지  망설여지는 때가 바로 요즘이다.

그러나 그 흔한 호박나물,가지나물을 만들려니 단순하다고 치부했던 것에 대한 막막함에 네가 당황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도 새댁 때는 그랬으니...그래서 네게 글로 전하려 정리를 해본단다.

 

시집을 갔다면 아마도 아주 어렵고 중요한 것은 검색 레시피를 통해 만들 것이다만 누가 네 곁에 함께 있어 가지와 호박나물의 레시피말고 이런 이야기를 해주것냐? 마트에서 지나치는 새댁들은 요즘 찬거리를 뭐로 만드느냐고 저들끼리 한숨짓는 소리를 엿들었다.

왜 이런 좋은 채소들을 두고도 선뜻 살 생각을 않는지...참으로 애달프다. 요즘 호박, 가지가 세일이더구나  물론 이 엄마도 욕심을 내어 사왔더란다. 그리고는 신문지에 돌돌 말아서 (수분증발을 막는다)넣어둔 것 까지는 좋은데, 그만 눈에 보이지 않으니....싱싱하게 잘 있겠지 하는 맘에 차일피일 제법 날자가 지났나보다.  어제, 자려다 말고 생각난 김에 냉장고를 열어 신문지를 풀어보니 글쎄, 가지는 탱탱하게 까만 윤기가 흐르던 것이 쭈글렁해졌고, 호박은 막상 보이는 것은 아무런 변화가 없어보여도 속은 씨로 가득 차버렸구나!

이일을 어쩌나?  ㅎ` 이 엄마도  요리에 젬병인 젊은 새댁들이나 별반 다를 바 없구나! 

그래서 야밤중에 터덜거리며 음식을 만든다.

하룻밤 새...어쩌면 영영 못 먹을지도 모르겠기에, 속을 모르는 네 아빠는 늦게까지 부엌에 있는 엄마를 보시고는 내일 누구 생일이냐고 물어 오신다. ㅎ~

 

요즘 블랙푸드 가 한창 떠오르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물렁해서 싫어하던 가지가 몸에 무척 좋다는구나!

가지나 호박나물은 옛날엔 그저 삶은 나물로만 먹었다.  아궁이 가마솥에  밥위에 얹어 쪄서는 그냥 무쳐내어 먹은 것이지

맛이야 그 게 진짜 맛인데 말이야!

가지나 호박은 살짝 볶아도 맛난다. 요리법은 가지나 호박 둘 다 비슷하고 양념재료도 같다.

오늘은 아주 간단한 기본나물 두 가지를 한 번 해보자. 데치기도 볶아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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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2개 양파 1/2개 

칼집을 낸 가지를 쪄낸 것이다. 파보다 양파가 좋다기에 부러 많이 넣으려 애를 쓴다.

가지가 거의 다 쪄져서 뜸이 들 때 썰어논 양파를 넣으면 된다.

전자렌지를 사용할 경우에는 5분간만 돌려준다.

날양파는 물렁한 가지와는 너무 상충되므로 살짝 숨만 죽인것인데

그래도 식감은 살아서 아삭거린다.

 

청장(집간장)과 마늘, 소금, 참기름, 깨로만 조물조물 무쳐낸 것이다.

양파에서 물이 좀 나오는구나

아주 싱겁게 무쳐서 식탁에 먼저 올리고

식사 전 에피타이저로 먹듯

아주 싱겁게 무쳐낸다.

 

 

 

 

 다음은 가지 볶음나물 이다. (가지 3개 양파 1/2개 청, 홍 고추)

 가지를 얄팍하게 썰어서 소금에 절인다. (이 때 물은 붓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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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어번 뒤적이면 이내 절여지고 물이 난다.  5분 쯤 절이다가 주물거린 다음 헹궈서 물기를 주먹쥐어 꼭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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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채에 들어 갈 고명 야채를 있는대로 준비한다. 엄마는 별 맵지않은 청홍고추와 역시 양파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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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팬에 기름을 두르고 가지를 볶다가 마지막에 고명야채를 넣어 더 볶아준다.

쎈불에서 얼른 볶는 게 더 맛도 낫고 영양손실도 적다. 소금에 절여졌으므로...간은 먹어보고 약하게 맞춘다.

진간장을 넣으면 아이들이 좋아하지만 달착하고 색깔이 가므스름해지고 그냥 소금으로 약간만 마무리 해도 색깔이 산뜻해서 좋다.

 

 

다음은 호박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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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호박은 갓 사온 싱싱한 호박이다.                                      *오른쪽 호박은 사온지 제법 여러 날 지난 호박인데 씨가 생겼다.

 

애호박은 특히나 재료가 신선해서 속이(씨) 생기지 않아야 한다.

요리를 해도 속이 물크러져서 보기도 흉할 뿐더러 맛도 덜하다.  그래서 애호박은 구입할 때 크기를 보지 않는다.

작은 애호박이 속살이 더 단단하고 맛있다. 크면 시일이 좀 지났고, 속은 필시 씨앗이 많이 자리집았기 때문이다. 호박은 작아도 싱싱하고 야무진 것으로 사야한다.

요즘은 아예 키울 때 부터 캡에 씌어져 천평일률적인 사이즈로 수확을 하더라만....엄마는 그 것 마저도 냉장고에서 늙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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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볶음요리는 가지처럼  절이지 않고  바로 팬에다가 살짝 볶아내면 된다. 반면에 양이 좀 된다면 살짝만 절여도 일이 수월하다.

양념은 위에 적힌 가지 볶음처럼 하면 된다.

호박데친 나물인데... 모양은 네 마음대로 썰어도 된다.

물이 팔팔 끓으면 소금을 엄지와 검지로 한꼬집 집어 넣은 다음 호박을 넣었다가 속살이 투명해 보이면 건져낸다.

고명 야채는 아주 살짝만 익혀낸다.

사진에서는 따로 했지만...원재료 넣고 건지기 직전에 함께 넣었다 건져내면 된다.

 

 

양념은 청장(집간장) 아니면 소금도 좋다.

마늘,깨, 참기름으로 마무리 한다.

 tip   여기서 잠깐!!

 

*

호박은 이상하게도 해산물과 아주 잘 어울린단다.

갈치찌개도 좋고 조개를 넣어 볶아도 좋고 호박나물 간은

간장보다 새우젓국도 아주 맛난다.

 

*

엄마 나물에 양파를 고집하는 이유는 나도 어렸을 적에는 가지나물과 호박나물을 싫어했다.

그 이유는 물컹허고 미끈덩거렸기 때문인 것 같다.

양파가 날로 들어가면 생뚱맞지만 살캉 데쳐서 함께 버무리면

씹을 때,

아삭아삭 귀에 울리는 소리가 입맛을 일깨운다.

 

호박이 씨가 안생겼다면

깔끔한 요리가 될텐데...

이런 못난 사진도 타산지석으로 삼으려마~

 

사랑한다.

딸아~

 

2007년 8월 여름날 아침에 엄마가,

 

 

싱싱한 호박으로 재도전

 

끓는 물에 살짝 삶아내어 담백하게~ 

 볶음요리로도~

 

가지나물은 여러종류로 나뉘어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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