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욱한 날에

 


안개 속에서 불쑥 나타나서 눈에 불을 켠 자동차로 그렇게 나를 피투성이로 치어놓곤 스르르 안개 속으로 사라져갔다.

아무도 듣고 본 이 없는 단발마는 습한 안개 속에 잦아들고 시신 위로 축축한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던 그날,

분명 죽었던 기억이 스멀스멀 살아나고 지워지지 않을 흉터는 켈로이드(keloid) 뱀처럼 부풀어 고개를 든 채 기어다녔다.

눈마저 잃어버린 뱀처럼 이리저리 내 혈관을 돌고 돌아서  아스팔트 위로 꿈틀~꿈틀~~,


안개는 그렇게~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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