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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하르방     이요조

     

     

    툭 튀어나온 퉁방울 눈을

    부리부리하게 굴리면서,
    자루병같은 주먹코, 꽉 다문 입술 빙긋 웃는 듯
    축 늘어진 귀, 기이한 얼굴에 채양 짧은 벙거지
    그리고 양쪽 어깨를 치켜올린 듯 다소
    어줍잖은 모습이 기묘한 자세로
    두 손을 배에 나란히 모으고 서 있다.

     

     

    외세의 온갖 침탈과
    자연의 재해에도 굴함없이 싸워온

    온 몸에 바람구멍 불구멍 숭숭 뚫린 돌하르방은

    섬의 애환을 시치미 뚝 딴 뚱딴지 얼굴로
    정중감을 지어낸 해학적인 모습으로
    한결 멋들어진 품위를 머금고 섰다.

    의젓하고, 당당하게, 친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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