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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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보다.
회상속으로의 치유를 쓰다가......
그만
주저 앉고 말았다.
침묵에 짖눌려버렸다.
질시와 질책같은 느낌이 들어 도중하차 해버린다.
아직 내 속엔 그런 종류의 마디들이 꾸역꾸역 쌓였는데,
아마
나는 천상 여자인가 보다
여기서 여자라 함은 외형적인 게 아니라 심리적으로,
여자란 자기 자신도 잘 모르는 게 여자라 그런다.
여자들의 마음이란 양 극대가 분명해서
좋거나 싫음이 아주 분명하다.
어중간한 뜨뜻미지근 함이란 없다.
그래서 사회성이 결여되는지도 모른다
내게 유독 윈색으로 살아 존재하는 그런 마음들이
나름대로 사회를 익혀가면서..
나름대로 나이를 들어 가면서...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이다.
치유기에서도 이미 썼지만
난 아마 핑계를 대는지도 모른다.
내가 못하는 것,
내가 두려워 하는 것,
그 것을 뒤집어 보면,
나도 모르는
깜짝 놀랄 핑계꺼리가
또아릴 틀고
안광이 시퍼런채 살아있곤 했었다.
그 것이 몇 십년전 일일지라도...
나는 심약하고 핑계대기를 좋아하고
그래서
그런 못난 구석마다
뱀같은 것을 하나씩 뒤에다 감추고 있는것인지,
아직도 많다.
내 치유기는 한이 맺히도록 절절해서
그 게 병이라면 병이다.
왜 내가 못하거나 두려워하는것은 죄다 변명이란 이름의 뱀 한 마리씩을 달고 있는지,
그래도 기본 생명권은 끄떡 없는게 이상하지 않은가?
그 정도의 심약함이라면.....
밥술 뜨는 것도 벌써 포기했어야했고,
숨 쉬는 것도 포기했어야 하는 것을,
잡글 쓰는 것도 그만 두어야하는 것을..
(이 부분도 거의... 포기 상태에 가깝다.)
이 나이 들어서 내 자화상을 그려보니
아~~ 심각한 지체장애자였다.
이런 사람을 데리고 살아준 남편이 불쌍해졌다.
못하고 꺼리고 안하고 불평하는 것 투성이가.....
다 이유란 딱지아래 덜 나은 상처로 살아있고는 했다.
난 아주 똑똑한 어린 아이처럼
한 번 손을 데인 뜨거운 밥솥, 주변에도 얼씬거리지 못한다.
언젠가
강아지를 기르면서.....
하도 먹을 것만 보면 껄덕대는지라
우리 집 양반이 독한 양주를 손바닥에 부어 주었더니
주는대로 낼름 낼름 두 어 번 먹더니....
(먹고는 고개를 흔들며 진저리를 치고 하면서도)
혀를 헥헥 거리고... 깨갱거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괴로운지 맴만 돌다가.. 역시 사람처럼 게워내고 말았다.
그 일이 있은 후, 술이 뭐라는 것을 알아 버렸다.
술잔만 보아도 이 놈은 달아나 버렸다.
아마도 제놈 뇌리엔
"저 것은 무서운 것이야, 날 죽일지도 몰라"
하는 뜻이 각인되었나보다.
술~~ 이야기는 내게 없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술을 못하는 게 유전이었다.
어머니는 외할부지를 닮아 한 두잔은 하시더니만.....
특별한 변형종(우린 뒤에서 그렇게 불렀다) 당숙 한 분 빼고는 전무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내 육촌들까지...
아마 조금씩은 입에들 대는지는 아는데 옳은 맛은 모르는 것 같다.
진정한 애주가는 멋스럽다
나도 그래서 멋 좀 부리려고.....노력은? 좀 해 보았으나?
이 점은 정말 넘지못할 수수께끼의 고개로 남아있다.
난
아니 내 눈에는 보인다.
어떤 분이 좀 예외의 행동을 한다든지 하면...
그러면 내 예의 뒤집어보기, 무한한 상상은 시작된다.
분명히 가리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
조금 남과는 다른 유별난 행동을 보이는 자들,
그 내면에는 .. 뭔가 깊은 물 속에 잠긴 이유들이 있다.
그 것을 드러내 놓고 치유하려들지 않는다.
마치 자신의 분신인듯 전유물인듯 즐기려든다.
그 점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과거 조금만..알면 다 보이는 물밑인 것을,
본인이 아닌 측근을 통해서... 듣고는 이해가 가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자기 자신은 알려고조차도 않는 것이 문제일뿐...
.................
다 나쁘지만은 않다.
테레사 수녀가 성녀가 되도록은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이란 힘이 있었듯이,
어쩌면 몇 몇개정도는 나에게 득이 되었다고 부인하지는 않는다.
과감히 전지하듯 해버리고...난 듯,
개운함, 깨끗함, 뭐 그런 좋은 점도 없진 않다는 것을
난 알므로.....
아래 사진은 내 유년기의 사진 내 곁이 남동생
사진 뒷면에 요조 8歲라고 쓰신 아버지의 만년필 글씨가 있다.
그러니까 1957년인 셈이다.(부산 용두산 공원에서)